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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뽀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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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뽀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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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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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년 05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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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4.29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3.6만자, 약 4.4만 단어, A4 약 85쪽?
ISBN13 9791195576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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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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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돌아온 날 밤 여자는 반지하 단칸방에서 혼자 미역국을 끓여먹고 누웠다.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불빛이 천장을 긁고 지났다. 엔진 음이 들리지는 않았지만 여자는 쉽게 알 수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차가 지나며 창문으로 흘리고 간 전조등 불빛이라는 걸. 흐리고 몽롱한 눈빛 위를 훑고 지나는 그 불빛은, 마치 복사기 같았다. 누군가 자신의 영혼을 복사해 놓으려는 것은 아닐까 여자는 생각했다. 영혼의 사본. 하지만 복사할만한 게 있기나 한 것일까. 여자는 불편하게 돌아누웠다. 그리고 밤새 지느러미가 없는 잉어 꿈을 꿨었다.--- 「패닉 크리스털」

그의 꿈은 얼마나 어둡고 깊은 것일까. 여자는 생각했다. 돌아보면 꿈은 또한 그녀 삶의 마스카라였다. 눈썹 길이만큼의 삶을 끊임없이 덧칠해가며 옹색한 꿈의 그림자를 깜박여왔다. 그러나 구원은 꿈도 꿔보지 못했다. 삶의 한 걸음 한 걸음마다 검게 어루러기진 눈물 자국만이 선명할 뿐이었다. --- 「패닉 크리스털」

연애시절 나 잡아 봐라를 외치던 아내는 어느 날 내게 말했다. 이제 그만 놔줘요.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팀의 선전에 환호하다가 문득 낯선 여자와 포옹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같은 난처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아내를 잡았던 손을 놓았다. 어, 미안.--- 「개」

사실 성공적인 자살이란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는 아니다. 얼마나 참신하게, 그리고 극적으로 연출하느냐가 관건이다. 두 번의 실패 이후 나는 청산가리를 게임의 주요 아이템으로 선택했다. 무릇 게임이란 어떤 아이템을 얻느냐가 레벨의 높낮이를 결정한다. 그리고 그 역도 성립한다. 두 번의 실패는 적어도 청산가리라는 고급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을 만큼의 레벨은 올려주었다. 청산가리는 얻기는 어려워도 일단 수중에 들어오면 꽤 유용하다. 우선 성공률이 높고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게다가 매혹적인 파란 빛깔이라니,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아이템인 것이다.--- 「청산가리빛 아침」

사람들은 자신이 왜 사는지도 모르면서 자살에 대해서는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왜? 왜냐고? 그냥 취향이라고 해두자. 루가 파란색 취향이듯이 나는 그냥 자살 취향인 것뿐이다. 합당한 이유 없이 죽을 수 없다면, 관성의 삶도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청산가리빛 아침」

몸이 간지러웠다. 비늘이…… 돋으려는 것일까. 세 여자들이 한 차례씩 어두운 머릿속을 환하게 스쳐 지났다. 미안하다며 울음을 터뜨리던 아내와, 몇 년 동안이나 썩지 않고 내 속에서 잠자던 그녀의 눈동자와, 켁켁 거리며 달려 나가 욕하던 여자의 음성. 그리고 쇼윈도를 스치며 보았던 두 인어의 그림까지도. 눈물이 볼 위를 흐르지 못하고 금세 바닷물과 섞였다.--- 「인어가 머물다간 여인숙」

나는 매몰차게 김군의 등을 떠밀었다. 왜냐하면…… 김군은 버섯돌이였고, 버섯돌이가 뿌리는 나쁜 포자를 나는 치우기가 귀찮았고, 바나나우유를 검은 구멍에 던져 넣는 일을 나는 하기가 싫었고, 그리고 김군은 노란 진달래 반이었으니까.--- 「이상한 나라의 뽀로로」

“부처가 오입쟁이군요.”
그제야 여자의 미소가 무얼 의미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월불암의 전설에서 어떤 신비함보다는 욕망의 단면을 본 것이었다. 나는 왠지 월불암을 좀 변호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여자에게는 희망이었겠죠. 성과 속은 통한다고들 하잖아요.”
여자는 잠시 정색을 하더니 입가에 다시 미소를 띠었다.
“희망이 되는 욕망이라…….”
그러곤 양손으로 커피잔을 들어 가볍게 코에 댔다가 떼었다.
“희망, 그거 좋은 거죠.”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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