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면서 겪게되는 대부분 문제들의 중심에는 사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이치를 자신의 관점에서만 해석하는 유아론은 설득력이 없지만, '나'의 존재에 대한 이해나 성찰없이는, 의미있고 행복한 삶이 추구될 수 없으며, 지성의 성찰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박명우 교수의 책은 자신에 대한 성찰의 중요성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고, 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고통, 시간, 비전, 습관, 태도, 충과 효의 문제 등 소위 윤리학에서 다루어야 하는 인간학적 성찰을 충실히 담고 있습니다. 특히 육상경기인 '멀리 뛰기'의 단계를 분석해서 도움닫기, 발 구르기, 공중 자세, 착지 등으로 책의 내용을 구성한 것은 책의 전체적인 주제를 놓치지 않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이 귀한 것은 전통적이면서도 깊은 생각을 필요로 하는 주제이지만 설득력 있는 에피소드와 영화 이야기 등을 통해 논의가 전개되는 친절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수의 젊은이들이 소의 '흙수저론'에 빠져서 자신을 비하기기 쉽고, 뿐만 아니라 남을 헐뜯는 소위 '디스'가 하나의 문화현상 처럼 자리잡고 있는 비정상적인 사회 현실 속에서 자신과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사람의 완성은 품격이다' 등 적실성 있는 메시지 등 를 담고 있습니다. 박명우 교수의 이 책이 사람에 대한 존중을 잃게하는 문화로 가득찬 사회 현실 속에서 다시금 자신과 인간의 고귀함과 품격을 회복시키는 모티프와 담론을 만들어 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 이장형 (백석대학교 기독교윤리학 교수)
이 책은 사람으로서 삶을 안다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마치 멀리뛰기 선수가 ‘도움닫기’라는 준비동작에서부터 ‘착지’에 이르기까지 행하는 일련의 동작들에 맞추어 생각해 보게 함으로써, 자칫 단면적이고 추상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삶의 중요한 의미와 요소들을 운동선수의 동작(시간의 흐름)을 통해 입체적이고 실제적인 접근을 할 수 있게 하였다. 다시 말해, 읽는 독자로 하여금 실제로 많은 관중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멀리뛰기 선수가 되어 각각의 출발선상에 서 있는 듯한 긴장감과 역동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우리 삶의 ‘도움닫기’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나’로부터 출발한다. “나는 과연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어쩌면 가장 쉽고도 어려운 질문일 수 있다. 그러나 ‘나’라는 존재의 가치(또는 정체성)를 제대로 인식하지 않고서는 삶의 그 어떤 것도 생각해 볼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 힘들고 어려운 질문일지라도 각자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의 사람 1부에서는 바로 이러한 중요한 도움닫기인 “나에 대한 탐험”을 제시한다. 이 장을 통해서, 우리는 ‘나’라는 존재를 인식해 보고, 가장 힘든 순간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고통(상실, 실패 등)에 대한 이해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모색, 또 이를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객관적인 ‘나’를 돌아보게 한다.
세상에 서 있는 ‘나’를 인식하기 시작하면, 이제 세상에서 ‘나’는 과연 무엇으로 살아가야 하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람2부는 멀리뛰기에서 ‘발 구르기’의 동작에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곧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내적조건인 믿음, 꿈과 비전, 사랑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사람3부에서는 멀리뛰기의 ‘공중자세’라고 할 수 있는데, 마치 땅을 단단히 딛고 기상하는 새처럼 ‘나’라는 존재의 성장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한다. 사람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며, 사람의 이러한 마음은 삶의 습관과 태도를 통해서 충분히 달라질 수 있음을, 작가는 이 장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람4부는 멀리뛰기의 ‘착지’ 부분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아리스토텔레스)라는 말처럼, ‘나’라는 존재가 이 세상에서 가치 있는 사람이 되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너’ 또는 ‘우리’라는 올바른 관계 속에서 완전해 질 수 있다. 이러한 관계 속에는 부모, 가족, 친구 등 나와 가까운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 장에서는 이러한 사람 간의 관계가 올바르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사람이 지켜야 할 품격(효孝, 충忠과 서恕, 존중, 말, 겸손 등)이 필요하며, 이 품격을 통해 사람은 세상에서 올바른 ‘착지’를 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사람의 삶이라는 것은 마치 물 흐르는 것과도 같아서 집중해서 생각해 보지 않으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는 사이 시간의 역류에 휩싸여 허둥거리며 살 때가 많이 있다. 이러한 허둥거림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 작가는 ‘나’로부터 시작하여 ‘우리’가 이 세상에서 어떻게 함께 어우러져야 살아야 하는 지를 이 책을 통해 하나하나 차분하게 제시하고 있다.
박현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