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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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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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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11쪽 | 128*188*20mm
ISBN13 9788937402890
ISBN10 8937402890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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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화단의 소롯길을 걸으면서 교코는 마이애미까지 저 에이즈 환자를 데리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저 남자는 가망이 없어, 하고 내가 말하자 교코는 알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그의 가족과 만나게 해주고 싶어서요]
그 말을 듣고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사라져가는 빨간색 밴을 향해 손을 흔드는 내 곁에서 앤디가 중얼거렸다. 왠지 시원한 바람 같은 느낌을 주는 여자애야, 갑자기 나타나서 하늘하늘 춤을 추다가 휙 - 하고 사라져버렸어.
--- p.175,---pp.1-9,---본문 중에서
일본 여자가 쿠바의 춤에 기쁨을 느낀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소중한 옛 친구라고, 랠프가 그녀에게 호세라는 존재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이야기해 주었다. 지금 교코는 호세를 위해서, 나에게 모욕당한 호세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기 위해서 춤을 추고 있다. 나는 사실을 이야기해 주어야 하는가?
--- p.57
이름을 가르쳐 줄래? 교쿄, K.Y.O.K.O / 생년월일은? 1974년 12월 1일 / 저팬? 예스, 요코하마..... 그건 뭐예요? 지금 알래스카의 이누이트 족 장로가 이야기를 하고 있어 뭐라고 해요 그는 이렇게말하는군. 미래는 지금, 이미 벌써 당신 손에 있다고 이미 벌써? 그래, 이미 벌써
--- p. 135
옛날부터 나는 조금이라도 걱정거리가 있으면 내가 누구인지 모르게 될 정도로 마치 세계가 무너져내리는 듯한 불안에 사로잡힌다. 아마도 부모를 일찍 여읜 탓인거 같다. 세계는 언젠가 갑자기 무너져내리는 것, 나도 모르는 마음 깊은 곳 어딘가에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 p.94-95
어쨌든 넌 백인이 아니고 난 흑인이야, 위에 탄 히스패닉은 에이즈고, 여기서 조지아 경찰에게 잡힐 생각을 하니 치가 떨려, 아, 뒤를 봐, 이미 늦었어. 처음에는 무슨 이런 것들이? 하고 생각했다. 중증 에이즈 환자를 실어나르고 있었으니까, 게다가 그 자식은 남부에서는 보기 드문 히스패닉의 게이였고, 또한 그녀의 이름은 엘레나, 일본인이란 인종은 머리털 나고 처음 봤으니까, 내가 태어나서 자란 워터스 볼에는 스시 바도 없고 스키야키 레스토랑도 없으니까, 애틀랜타에 가면 사정은 다르겠지만 조지아 주의 시골 흑인 아이에게 일본인이란 요컨대 팬더나 코알라보다 희귀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교코라는 여자의 정체를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예뻤고 화를 내면 무서웠다. 예쁘니까 화를 내면 무서웠는지도 모른다.
--- pp.1,3,137-138
미래는 지금, 이미 벌써 당신의 손에 있다.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나는 여태 어딘가로 향하는 길위에 있었다. 지금도 그렇고, 뉴욕에 왔을 때도 정말 그러했다. 어딘가로 향하는 도중인 것이다.
옛날에는 그것이 피로하고 초조했지만 이제 괜찮다. 길위에 있을 때만 미래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부터는 어딘가를 향하는 길위에 놓여 있을 것이다. 길위에 있는 자는 안정감이 없고 늘 불안하지만 아마도 어떻게든 되어갈 것이다. 호세가 가르쳐준 댄스가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내 몸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 p.204-205
그들의 싸늘한 눈길이 나를 발견하기라도 하면 두들겨 맞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나는 나무 그늘에 숨어서 그들의 추악한 춤을 쳐다보았지, 정말 소름이 끼칠 만큼 형편없는 맘보였어, 음악은 쿠바 사람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페니 모레였지만 그들의 춤은 토악질을 하고 싶을 정도로 형편없었어, 흉한 노인들의 그림자가 흩어지는 순간 나는 그만 비명을 지를 뻔했어, 세르지오, 세르지오, 내 말 듣고 있니?

그 일본인 여자애였어, 그때까지 노인들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거야, 나는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어, 그녀는 정통적인 쿠바의 맘보를 추고 있었지, 어깨가 기분 좋게 흔들리고 팔과 손이 아름다운 각도를 유지하면서 올라가고 허리가 예쁘게 흔들리며, 다리는 정확히 리듬을 포착하여 킥을 하며, 몸 전체가 바람처럼 경쾌하고 대지로부터 자유로웠어, 나는 정말 오랜만에 웃었던 거야, 소리를 내면서, 그래, 뛰어오를 때는 중력을 느끼지 않도록, 탄력 있는 공처럼, 자신이 공이 되었다는 생각으로, 그래, 좋아........
--- pp.182-183
교코.
랠프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나는 몇 번이나 그 이름을 작게 중얼거려보았다. 교코의 동작이 서서히 빨라지기 시작한다. 왼발 끝과 오른발 끝에 번갈아 무게 중심을 옮기면서 무중력의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스텝. 음악의 신코페이션을 포착하고 반 걸음씩 나아가다가 포스 스텝을 밟는 후에 몸을 반회전시키는 그 완급의 변화는 평면적인 인형을 회전시키는 그림자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 p.55
간주곡 교코 2

심야, 혼자서 호텔로 돌아왔다. 피곤했지만 침대에 그냥 쓰러질 정도의 피로는 아니었다. 몇 사람을 만났고 많은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오로지 호세만을 생각하고 있다. 마이애미의 집에 데려다줄 때까지는 호세만을 생각하기로 하자. 랠프의 일이 마음에 걸렸다. 나를 그렇게나 생각해 주던 좋은 사람이었는데 결국 싸움으로 끝나고 말다니. 옛날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나는 지금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하나의 일이 결정되면 다른 것은 돌아보지 않는다. 옛날부터 나는 조금이라도 걱정거리가 있으면 내가 누구인지 모르게 될 정도로 마치 세계가 무너져내리는 듯한 불안에 사로잡힌다.
--- p.94
[아주머니 집에 램프 갓 있어요?]

우리 집 일층에 있는 램프 갓을 전부 끌어모아 그녀의 밴에다 실어주었다. 그녀의 친구가 램프 갓을 원한다는 것이다. 양쪽에 진다래꽃 화단이 있는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긴 소롯길에는 17개의 램프 갓을 든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우리들도 제각기 램프 갓을 하나씩 들었다. 보통 때라면 일하는 사람들에게 시켰을 테지만 (우리들만으로는 모자라서 일하는 사람을 셋 불렀다) 그녀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그녀는 정말 기뻐하며 소롯길에서 폭짝폴짝 뛰어오르며 친구가 기다리는 밴으로 달려갔다. 더 이상 말이 필요없겠지만 뛰어오르는 그 모습도 밉살스러울 정도로 귀여웠다.
--- p.169
[아주머니 집에 램프 갓 있어요?]

우리 집 일층에 있는 램프 갓을 전부 끌어모아 그녀의 밴에다 실어주었다. 그녀의 친구가 램프 갓을 원한다는 것이다. 양쪽에 진다래꽃 화단이 있는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긴 소롯길에는 17개의 램프 갓을 든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우리들도 제각기 램프 갓을 하나씩 들었다. 보통 때라면 일하는 사람들에게 시켰을 테지만 (우리들만으로는 모자라서 일하는 사람을 셋 불렀다) 그녀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그녀는 정말 기뻐하며 소롯길에서 폭짝폴짝 뛰어오르며 친구가 기다리는 밴으로 달려갔다. 더 이상 말이 필요없겠지만 뛰어오르는 그 모습도 밉살스러울 정도로 귀여웠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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