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방식에 따라 집 모양은 어떻게 다를까? 사람들이 농사를 짓고 정착 생활을 하면서 집은 더 튼튼하고 편리해졌어. 하지만 모두가 그랬던 건 아냐. 농사지을 땅이 부족해서 장소를 계속 옮겨 다니며 사는 사람도 있었지. 이렇게 옮겨 다니며 사는 사람들에겐 어떤 집이 필요할까? 먼 곳에 가야 하는데 벽돌이나 통나무를 지고 다닐 수는 없겠지? 집을 짓는 재료는 가지고 다니기 편해야 할 거야. 또 집을 짓는 데 일주일이나 걸린다면 곤란해. 장소가 정해지면 빨리 지을 수 있는 집이어야 하지. 그래서 이동 주택인 천막이 발달했어. 북아메리카에 사는 인디언들은 천막집인 '티피'에서 생활했어, 15분이면 지을 수 있다고 하니 정말 간편하지? 티피는 나뭇가지를 세워 묶은 뒤 가죽을 덮기만 하면 돼. 다음 장소로 옮겨갈 때도 가죽만 챙겨 가면 되지. 몽고족은 '게르'라는 둥근 천막집을 지었어. 세 사람이 30분 만에 짓고, 20분 만에 해체할 수 있는 조립식 집이지. --- pp.50~51
누구에게나 편리한 집이 있을까? 혹시 팔이나 다리를 다친 적 있어? 그렇다면 생활이 참 불편했을 거야. 계단을 오르기도 힘들고, 화장실 변기에서 일어나기도 힘들지. 그런데 사고나 병으로 몸의 일부를 평생 쓰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전까지 편하게 지냈던 집도 위험하고 불편한 곳이 될 수 있겠지. 누구나 어떤 상황이든지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집은 없을까? 정수네 집은 할머니를 모시고 살아. 정수네 할머니는 혼자 힘으로 걷기 힘드셔서, 집 안에서도 바퀴 달린 지팡이를 쓰고 계시지. 그래서 정수네 부모님은 집 안에 턱이나 계단을 모두 없앴어. 할머니의 바퀴 달린 지팡이가 쉽게 다닐 수 있게 말이야. 정수네 할머니처럼 신체의 장애를 가진 사람뿐 아니라, 힘 없는 노인과 아이들까지 모든 사람이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게 설계된 것을 '유니버설 디자인'이라고 해. 그리고 집 안 곳곳을 이렇게 설계한 집을 '유니버설 주택'이라고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