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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기억과 망각의 이중주

기억, 기억과 망각의 이중주

마이크로 인문학-09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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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8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54g | 107*177*20mm
ISBN13 9791196165819
ISBN10 119616581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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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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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처럼 기억은 늘 우리 자신과 함께 있기 때문에 기억의 중요한 역할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그런데 기억은 단순하고 일상적인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에서부터 자기를 인식하고 세계와 관계를 맺게 하는 것까지 나와 나의 삶, 그리고 세계를 직조하고 구성하는 데 있어 중추 역할을 한다. 기억은 삶의 연속성을 유지해준다. 매 순간이 과거로 구성되는 현재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므로 현재의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시키는 수단으로 기억은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기억이 없었다면, 우리에게 있는 것은 텅 빈 공백이거나 다른 누군가가 남긴 자국일 것이다. 따라서 “하나의종(species)으로서 우리를 만드는 것이 있다면, 일관된 진정성을 느끼게 하는 그 어떤 것이 있다면, 그것은 기억이다.”
_p30~31 〈2장 기억의 누수와 복원〉 중에서

특히 트라우마가 다른 사람이 의도적으로 가한 것 때문에 생겼을 때, 그것은 피해자가 가지고 있던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가정들을 무너뜨리고, 세상 속에서 피해자가 보장받아야 할 안전을 파괴할 뿐 아니라, 피해자의 자아와 다른 사람들 사이에 유지되고 있던 유대까지 끊어놓는다. 의도적으로 가한 폭력으로 외상을 입은 사람은 자신을 (성)폭행하고 고문하는 사람에 의해 단지 물건처럼 취급당한다. 여기서 피해자의 주체성은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무가치한 것으로 전락하고 만다.
_p53 〈2장 기억의 누수와 복원〉 중에서

『아듀』에서 필리프가 스테파니의 과거를 되찾아주기 위해 행한 재연 작업과 끔찍한 테러와 참사 장면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다섯 명의 뉴욕 소녀들이 보인 증상은 ‘트라우마적 기억’에 가깝다. 필리프의 노력 덕분에 스테파니는 현실 세계로 돌아온다. 기억을 되찾았을 때 스테파니는 예전의 귀부인으로 돌아왔을 것임에 틀림없지만, 동시에 그 때문에 스테파니는 끔찍한 과거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 귀부인으로서의 기억과 함께 도래한 끔찍한 현실은 그녀가 그 현실의 주인으로서 능동적으로 불러낸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망각을 통해 있는 그대로 보존되었던 현실이 그녀에게 회귀한 것이다. 그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쑥 끼어든 기억은 그녀 자신의 의지대로 통제할 수 없다. 자신에게 일어났던 끔찍한 사건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스테파니에게 또 다시 그 사건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으니 그 일을 고스란히 겪어야 하지 않겠는가. 물건처럼 취급되던 자아의 수동적인 상태로 말이다.
_p65~66 〈3장 누수된 기억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중에서

트라우마적 기억의 경우, 피해자가 원래의 사건과 재조우할 때 그 사건을 그대로 모방(동일시)하고 반복한다. 이때 재경험의 피해자는 사건 당시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상황을 객관화해서 성찰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원래의 트라우마적 사건과 재조우할 때 피해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사건과 경험 사이의 거리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사건을 독립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거리에서 자기-인식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사건이 피해자에게 경험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 자신이 그 사건을 경험해야 한다. 자네에게 있어, 피해자가 능동적으로 트라우마적 사건을 재경험하는 것이 바로 서사적 기억 행위이다. 어떤 사람이 자기가 체험한 일을 인식하고 그것을 그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형태인 것이다.
_p69 〈3장 누수된 기억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중에서

과거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두 생존자가 공통적으로 제안하는 첫 번째 단계는 엄청난 외부 자극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외면하고 망각했던 원사건과 대면해서 그 일이 도대체 왜,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비무장 상태로 급습당하듯 대재앙적 사건을 맞이했던 첫 경험 때와 달리 이번에는 어느 정도의 무장을 하고 맞서야 한다고 첨언한다. 그래야만, 도래하는 사건에 압도당하지 않을 테니까.
_p86~87 〈3장 누수된 기억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중에서

스테이시 스나이더(Stacey Snyder)라는 여성도 자신의 사진을 웹페이지에 올렸다가 펠드마와 같은 수난을 겪었다. (중략) 교사 자격에 필요한 모든 요건을 갖춘 그녀가 교사 자격증을 받을 수 없었던 것은 과거 그녀가 저지른 잘못된 행실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해적 모자를 쓰고 플라스틱 컵에 술을 따라 마시는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을 그녀의 마이스페이스 페이지에 올린 것이 문제였다.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술 취한 해적’이라는 제목을 붙여서 올렸던 사진 한 장이 홀로 아이를 키워내며 착실하게 공부한 그녀의 현재를 뒤바꾼 결정적 요소가 된 것이다. 쇤베르거는 “이 사건이 스테이시의 교사 자격을 승인하지 않은 학교 당국 결정의 부당함이나 어리석음에 관한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한, 망각의 중요성에 관한 문제”라고 말한다.
_p102~103 〈4장 망각의 가치, 그 필요성〉 중에서

쇤베르크는 사이버 공간이 21세기판 파놉티콘이라고 말한다. 디지털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사이버 공간이 일종의 통제 구조로 되어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21세기의 특수한 파놉티콘 구조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통제 방식은 벤담식과 다르게 행해지고 있다. 서로 격리되어 감독관 쪽에서 일방적으로 수감자들을 감시, 감독하는 벤담식 구조와 달리 ‘디지털 파놉티콘’의 구성원들은 그 구조를 유지하는 데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이 구조 속의 구성원들은 스스로 페이스북,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 등등 다양한 인터넷 공간에 자기를 노출하고 과시하며 파놉티콘 건설에 능동적인 역할을 한다. 물론 제 손으로 개방한 자신의 사적으로 은밀한 영역이 망가질까 걱정하기도 한다.
_p108~110 〈4장 망각의 가치, 그 필요성〉 중에서

이 놀라운 경험으로부터 프루스트는 ‘비자발적인 기억’ 개념의 중요한 실마리를 얻는다. 사람들이 죽고 나면, 그리고 사물들이 부서져서 흩어져버리면, 미약하나마 보다 오래 견디는, 비물질적인, 맛과 향만, 마치 폐허 속에서 기억하고 기다리며 희망하는 마음처럼, 오랜 시간 동안 엉거주춤하게 남는다. 그리고 너무도 약해서 거의 만져지지도 않는 그 한 방울의 정수로 거대한 회상의 구조물을 견뎌내는 것이다. 그 육중한 구조물을 뚫고 드러날 기회는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그것으로부터 살아남은 것, 오랜 동면에서 깨어난 그 경험들은 ‘시적 회상’이 된다. 거의 잃어버렸다고 생각되었던 경험이 맛이나 향기의 신호를 받고 불현듯 떠오르게 되면, 그 기억은 우리 인간에게 주어지는 행복한 선물과도 같은 것이 된다. 우리가 이 선물을 받으려면 치러야 하는 값진 대가가 있다. 기억의 최대 적이라고 할 수 있는 망각의 심연을 거치는 것이다. 그보다는 망각과 기억의 정확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 보다 옳을 듯하다.
_p130 〈나가며 망각해도 괜찮아, 다시 기억하면 되니까〉 중에서

하지만 앞에서 보았던 많은 기억의 문제를 떠올려볼 때, 정확하게 많이 기억하는 것이 언제나 우리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경우에 따라선, 망각이나 과거 경험의 변형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오히려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사태를 막아주거나 늦추어주기도 하지 않았는가. 정확하게 많이 기억하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기억에 구멍이 생기고 균열이 발생했을 때, 그 해결책을 여전히 우리가 믿고 있는 고전적인 기억의 개념으로 접근하게 되면 적절한 답을 찾지 못하거나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의 생존과 정체에 필수적인 기억의 날실과 그것을 가로 건너는 망각의 씨줄이 적절하게 교차되어야 비로소 우리의 정체와 세계의 옷감이 알맞게 짜여질 수 있을 것이다.
_p134~135〈나가며 망각해도 괜찮아, 다시 기억하면 되니까〉 중에서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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