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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동네
노유다 글 / 장선환 그림 | 해와나무 | 2017년 09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3 리뷰 7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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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64쪽 | 267g | 210*273*15mm
ISBN13 9788962681666
ISBN10 8962681668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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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명 및 모델명 햇볕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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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상 상세설명참조
크기/중량 210*15*273mm | 267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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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방은 나에게 세상 어디보다 배부른 곳이다. 사료가 떨어진 적이 없고, 요리 좋아하는 시인이 닭 요리도 해 준다. 세 평짜리 방이지만 저택에 비해 빠질 것이 없다. 한번은 시인 몰래 골목으로 나가 길고양이 언니들이랑 놀았는데, 실컷 놀고 나니 밥 생각이 밀려와 방으로 냉큼 돌아왔다. 시인과 나는 부족함이 없었다. -본문 10쪽

내가 아는 길고양이들 모두 한때 누구의 고양이였다. 사람들은 새 집으로 떠날 때 필요 없는 것을 남긴다. 빈집에 인형이 남기도 하고, 강아지만 남아 떠난 가족을 기다리기도 한다.
‘시인이 설마 나를 두고 떠나진 않겠지.’
나는 눈을 감고 생각한다. -본문 22쪽

내 발아래 장독이 놓여 있었다.
볕을 잘 받으라고, 장독 할멈은 마당 남쪽에 장독을 모아 뒀다. 먹기 좋게 익은 된장 고추장 매 실청을 퍼서 이따금 시인한테 나눠 주었다. 잔소리는 많았어도 옹기종기 늘어선 장독 수만큼이나 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옛 생각에 기운이 탁 꺾이는데 귀 끝에서 피가 떨어졌다. -본문 53쪽

그런데 어찌 된 일일까. 시인은 흰둥이를 먼저 살피고 한참 나중에 나에게 왔다.
그러고는 나를 감싸기는커녕 도리어 성을 내며 호되게 나무랐다.
“탕아, 이 바보 녀석아. 우리끼리 할퀴고 싸워서 뭐 하냐.”
바보한테 바보란 말을 들으니 그만 맥이 탁 풀렸다. -본문 56쪽

사람들은 왜 우리 동네를 산동네, 달동네라 불렀을까? 꼭대기에 있어 태양도 달처럼 가까이에 떠오른다. 햇볕이 가장 오래 머물러 그늘이 느지막이 지는 동네다. 달동네 대신 해동네라 해도 어울린다. 해동네, 햇볕 동네라 해도 어색하지 않다. -본문 58쪽

“《햇볕 동네》는 내가 북아현 223-14번지 옥탑방에서 떠날 때 썼어. 이제 그 집은 사라지고, 먼지만 남은 자리에 공사 가 시작되더니 금세 아파트가 생기더라. 그래서 너는 이 책에서만 햇볕 동네를 볼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인 건 햇볕 동네는 사라져도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거야. 그 냄새, 그 풍경, 그 살뜰한 사랑이 이렇 게 이야기로 그림으로 책으로 남게 됐어. 탕이와 시인은 새로 이사한 동네에서도 기억을 햇볕 삼아 나누며 함께 자 라고 있단다.”
-작가의 말 중에서

“나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책이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실제 이웃과의 소통은 미숙하다. 《햇볕 동네》 작업을 하면서 다시 한 번 내 주변 이웃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모습이 항상 아름답고 행복하지만은 않지만, 진짜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모습에 대 해…….
그리고 이 책 작업을 하면서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산동네들의 풍경을 담백한 스케치로 담아내고 싶었다. 추억에 대 한 아쉬움과 아련함을 기록하듯 말이다.“
-그린이의 말 중에서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햇볕 동네에 사는 고양이 탕은 도시가 발아래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3평짜리 옥탑방에서 평온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탕의 주인은 가난한 시인이지만 기분 좋은 날에는 무뚝뚝한 주인집 개 흰둥이에게까지 간식을 사다 주는 착한 어른이다. 탕과 골목 여기저기를 산책하며 시를 읊거나 아이들 놀이를 구경하고 동네 노인들을 살피는 등 낭만과 여유를 잃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아현동 작은 시장에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들어서고 동네 어귀에 ‘재개발’ 현수막이 나부끼면서 손맛 뛰어난 반찬 가게 할머니, 김 가게 쌍둥이 아줌마, 야채 가게 아저씨가 하나둘 떠나고……. 장독 안의 장도 나눠 주던 주인집 할머니 할아버지가 탕과 시인을 차갑게 대하며 방을 빼주기를 강요한다.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아현동 3평짜리 방을 고향처럼 여긴 이들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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