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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아스와 수호천사

토비아스와 수호천사

읽기의 즐거움-0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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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7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350g | 175*235*20mm
ISBN13 9788992844611
ISBN10 899284461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글 : 수산나 타마로
짧은 금발에 소년처럼 순수한 눈빛과 신비한 미소를 지닌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탈리아 영화감독 페데리코 펠리니가 ‘빨간머리 앤’이라 불렀던 수산나 타마로는 1957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에서 태어났습니다. 로마에서 시나리오를 공부했고, 이탈리아 국영 방송 다큐멘터리 작가로 일하면서 소설을 썼습니다. 지금은 어른과 아이를 위한 동화를 쓰면서 세계 독자들에게 자신을 알리고 있습니다. 첫 작품인 『구름 속의 머리』로 여러 상을 수상했으며, 그 밖에도 세계 45개국에 번역 출간된 『마음 가는 대로』를 비롯하여 『엄마의 다락방』 『마법의 원』 『아니마 문디』 등 많은 작품을 썼습니다.
그림 : 우테 크라우제
1960년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났습니다. 수산나 타마로가 쓴 책 『레오폴드와 책의 산』의 그림을 그렸고,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책 『다락방의 사자』와 『노라와 큰 곰』을 발표했습니다.
역자 : 유혜자
1980년부터 5년간 스위스 취리히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며 독일어를 배웠습니다. 지금까지 2백여 권의 책을 우리말로 번역했으며, 옮긴 책으로는 『엄마의 명령』 『마법의 설탕 두 조각』 『오이 대왕』 『좀머 씨 이야기』 등 여러 작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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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부르지 않고, 아무도 원하지도 않았는데 황새가 덥석 물어다 준 아기가 마르티나였을 것 같다.
게으르고 굼뜬 황새는 주둥이에 자루를 물고 가다가 아무 데나 내려놓고는 다시 가지러 오지도 않았다. 어쩌면 황새가 주소를 착각했을지도 모른다. 원래는 엄마, 아빠가 정원이 딸린 멋진 집에서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행복하게 기다리고 있는 곳에 데려다 주어야 하는데 더럽고 작은 발코니에 빈 술병이 즐비한 집에 내려놓고 간 것이다.
갓난아기가 병원에서 바뀐 영화를 마르티나도 본 적 있다. 부잣집 아기는 가난한 집으로 갔고, 가난한 집 아기는 부잣집으로 가게 되었다. 부잣집으로 간 아기는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났고, 가난한 집 아기는 그렇게 크지 못했다.
마르티나는 밤에 잠이 잘 오지 않거나, 마음이 울적할 때면 그런 상상을 하곤 한다. 그럼 예쁜 고양이를 품에 안고 있는 것처럼 가슴이 따뜻해졌다.
어느 날 걸어가고 있는데 멋진 차가 따라오고, 차보다 더 멋지고, 눈이 반짝이는 부인이 차에서 내려 마르티나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제야 드디어 너를 찾았구나!” 하고 속삭일 것만 같다. --- pp.20-22

“나야, 아토스.”
문 옆 구석에 있는 작은 장난감 집 안에 몸은 까맣고 주둥이에는 하얀 별을 달고 있는 작은 토끼가 있었다.
“넌 누구니?”
“안 보여? 토끼잖아.”
“너도 여기 살아? 내 말은, 너도 잃어버린 물건들의 나라에 사느냐고.”
“응, 맞아. 어느 날 사람들이 자기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려고 나를 사 갔지. 한동안은 토끼장 앞에 사람들이 모여 좋아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내 몸에서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하고, 나를 풀어놓으면 가구에 이빨 자국을 낸다고 불평하더니, 어느 날 나를 덥석 안아 쓰레기 봉지에 담아 버리고 말았어.”
“끔찍하다.”
“그래, 끔찍한 일이야. 트룰라 부인이 나를 구해 주지 않았다면 난 벌써 옛날에 저세상으로 갔을 거야.”
“넌 왜 나한테 나쁜 사람은 아닐 거라고 했니?”
“내가 보기에 넌 착하고 사랑스러운 아이처럼 보였으니까. 네가 내 주인이면 좋겠다.”
“하지만 우리 엄마, 아빠는 나를 나쁜 애라고 했었어.”
“네가 어떻게 했는데? 막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녔어? 바닥에 침도 뱉고? 접시나 텔레비전을 깨뜨렸어? 거짓말도 하고? 아니면 물건을 훔쳤냐?”
“아니, 당연히 아니지.”
“그런데 왜 그랬지?”
“엄마, 아빠가 원했던 아이가 아니라서 그랬던 것 같아.”
“어떤 아이를 원하셨는데?”
마르티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엄마, 아빠가 어떤 아이를 원했었더라? 마르티나는 확실하게 해 줄 말이 없었다.
“솔직히 잘 모르겠어. 난 우리 부모가 어떤 아이를 원했는지 몰라. 어쩜 트룰라 부인의 말이 맞을 거야. 나를 처음부터 원하지 않았던 거지. 아마 착각을 했던 것 같아.”
“아냐, 그럴 리가 없어. 그 말은 나도 못 믿겠어.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아무 이유 없이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아. 네가 이 땅에 태어났다는 것은 누군가 너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는 의미야.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나도 모르지만 분명히 누군가 있었을 거야. 누군가에게 네 눈길과 네 말이 필요했을 거야. 어쨌거나 사람은 언젠가는 자신의 운명을 만나게 돼.” --- pp.91-92

마르티나에게는 많은 수호천사들이 있다. 만능 요술봉을 휘두르거나, 흰 날개를 퍼들거리며 날아다니거나, 너무 아름다워 두 눈을 제대로 뜨고 볼 수 없는 그런 천사들이 아니다. 마르티나와 마음의 말을 나누는 할아버지, 밤나무, 마음의 상처를 안고 거리를 헤매는 노부인, 강아지들, 작은 토끼들. 이들이 마르티나의 외롭고 상처 입은 마음을 위로해 주는 수호천사들이다.
눈에 보이는 것, 눈의 욕망을 만족시켜 주는 것에만 모두 마음을 빼앗기는 세상에서 마르티나는 우리에게 간절히 호소한다. ‘서로의 마음의 신음 소리, 서로의 마음의 울음소리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들으려 애써 보았는가?’
--- 「작가 노경실의 추천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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