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년 한 우물 파면 20억 번다는 근거를 제시하는 것으로 이 책을 시작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근거를 바탕으로, “뭘 하면 20억을 벌 수 있을까?”보다는 “어떻게 하면 20년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구체적인 해답을 함께 찾아가고자 한다. ‘20년’에 대한 해답만 찾을 수 있다면 ‘20억’은 자동적으로 따라오기 때문이다. _p.10 20억의 답은 20년에 있다
매출을 보면, 업력 10년 이내 기업은 연 6억인데 비해 업력 10년 이상은 연 20억, 업력 20년 이상은 연 40억으로 껑충 뛴다(대기업 및 중견기업은 제외).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의 경우, 업력 10년 이내는 4억, 업력 10년 이상은 12억, 업력 20년 이상은 24억으로 추정된다(총자산 중 부채 비율 40% 적용 시). 이 수치는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가능한 적게 잡으려 노력했음에도, 20년 이상 된 기업의 순자산은 20억을 훨씬 상회한다. ‘20년, 20억’은 절대 꿈이 아니다. _p.16~17 20억보다 20년이 어렵다
끝도 안 보이는 20년, 지루하지 않게 가려면 리듬과 비트가 있어야 한다. 수치가 아닌 비트가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이번 달 매출을 얼마 맞추겠다’가 아니라 ‘재작년 구매한 고객 리스트를 다시 찾아 안부전화를 하루에 다섯 통씩 하겠다’ 또는 ‘불량률을 몇 % 내로 줄이겠다’가 아니라 ‘품질관리 인력들과 일주일에 한 번 일대일 미팅을 갖겠다’가 바로 비트다. 이런 면에서 페이스북의 창업 초기 목표는 정말 인상적이다. ‘신규 고객에게 그간 잊고 지내던 일곱 명의 친구를 열흘 내에 찾아주자.’ 신선하지 않은가? 이것이 리더의 매력이요, 조직의 매력인 것이다. _p.68~69 매력 있는 조직이 매력 있는 목표를 만든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다보스포럼)에서는 매년 ‘10가지 새로운 기술Top 10 Emerging Technologies’을 발표한다. 제목만 봐도 머리가 띵한 그 기술들을 여기서 나열하지는 않겠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5년 전인 2012년에 발표한 10가지 기술 중에 지금까지 상용화된 것은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그만큼 기술은 급격히 변하는 것 같아도 실제 상용화되어 돈이 된 기술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기술의 쓰나미 속에 휩쓸려 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지만, 실제 그럴 일이 발생할 확률은 극히 드물다. _p.107 변화의 허풍에 휩쓸리지 말자
장수 업체들 중에는 그 이유를 찾기도 힘든, 그냥 납기 하나 찰떡같이 지키는 것으로 그 자리를 유지해온 경우도 적지 않다. 그날 재료는 그날 다 쓰고 남으면 버린다는 원칙 하나로 30년 넘게 단골이 줄을 잇는 식당들도 많다. 나도 모르는 의외의 장점, 사소한 차이가 나를 생존케 한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그 장점을 스스로 없애 시장에서 퇴출된 업체들도 부지기수다(그들은 아직도 왜 퇴출됐는지 모른다). 권투선수도 쉬어 가는 라운드가 있어야 끝까지 버티는 것처럼, 쉼없는 변화에 대한 집착이 오히려 나의 장점을 갉아먹는 것이다. 그래서 “아직도 계속하세요? 그만두신 줄 알았어요!”라는 말을 듣는 존재감 제로의 상황도 20년 중에 몇 년은 있어야 한다. 공포영화에서도 줄곧 미친 존재감을 보이는 캐릭터는 결국 죽는다는 점, 기억하시라. _p.123~124 나도 모르는 나의 장점이 나를 장수케 한다
20년을 앞당기기 위한 확실한 해법은, 가업을 승계하는 것, 곧 ‘승업’인 것이다. 승업은 눈에 보이는 가게나 자산을 물려받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단골이나 특허권, 영업권을 물려받는 것도 아니다. 승업은 야성을 물려받는 것이다. 내가 한번 시작한 것은 끝을 보겠다는 것, 딴 욕은 다 먹어도 제품에 대한 욕은 안 먹겠다는 것, 가족은 구걸해서라도 내 손으로 책임지겠다는 것, 이런 자존심들이 야성이다. 그리고 이런 자존심은, 부모의 얼굴에 먹칠하지 않겠다는 책임감이기도 하다. 암에 걸린 엄마를 대신하여 생선가게를 맡은 젊은 사장님, 장사한 지는 몇 달 안됐지만 한 가지 원칙만은 당차게 지킨다. ‘물 지난 생선은 가차없이 버린다.’ 이게 야성이다. 누가 말해준다고 배우는 것이 아니다. _p.147 승업은 야성野性을 물려받는 것이다
어느 블로그에서 본 글인데 ‘최고의 커피와 최고의 빵은 한 가게에서 먹을 수 없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커피든 빵이든 하나만 제대로 만들어도 먹고산다. 고객이 “빵은 맛있는데 커피는 왜 이래요?”라고 묻는다면, 빵이 맛있다는 칭찬으로 알아들어야지, 커피 맛없다는 뜻으로 알아들으면 안 된다. 괜히 커피에 신경쓰다가 빵 맛도 잃는다. 고객도 정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커피가 맛있는 집에서 마시면 그만이다. 단, 빵은 기대하면 안 된다. _p.147 최고의 커피와 최고의 빵은 한 가게에서 먹을 수 없다
대한민국 경제는 테트리스 게임으로 치자면 이미 절반 이상 차오른 상태다. 큰 블록보다는 빈 공간에 핏fit한 작은 블록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팔방미인이 아닌 피팅모델이 되어야 한다. 나에게 딱 맞는, 핏한 그 자리를 찾을 수만 있다면 그때부터 인생의 반전은 시작된다. 매일 불평불만에 술만 마시고 지내던 사람도 자신에게 핏한 자리를 찾는 순간부터 마음잡고 평생 한 우물만 파는 경우가 셀 수 없이 많다. 혹시 스스로를 사회부적응자라며 자책하는 분들이 있다면 그건 아직 내 자리를 못 찾은 것 뿐이다. “노점상 새끼는 결국 돌고 돌아 노점상밖에 할 게 없다”던 노숙자가 폐자재 수거업체 사장으로 일가를 이룬 사례도 있듯, 누구에게나 반전은 있다. 정말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갈 때까지 모르는 게 인생이다 _p.245 팔방미인보다 피팅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