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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
eBook

폭풍우

[ EPUB ]
리뷰 총점9.0 리뷰 2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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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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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년 11월 10일
이용안내 ?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28.77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3.2만자, 약 4.4만 단어, A4 약 83쪽?
ISBN13 9788997639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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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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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는 신비로운 비밀이 가득하다. 그래도 난 바다가 무섭지 않다. 이따금 바다는 누군가를 삼켜버린다. 해녀일 수도 있고, 낙지잡이 어부일 수도 있고, 아니면 파도에 의해 평평한 바위로 떠밀려간 부주의한 관광객일 수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바다는 시체를 돌려주지 않는다. 저녁이 되면 해녀 할머니들은 불턱에 모여 옷을 벗고 물을 뿌려가며 몸을 씻는다. 나는 옆에 앉아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제주도 말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다 알아들을 수는 없다. 할머니들이 하는 말은 꼭 노래 같다. 할머니들은 땅 위에 올라와서도 물속에서 외치던 소리를 잊을 수가 없나 보다. 할머니들의 말은 우리가 하는 말과 완전히 다른 바다의 언어이다. 그 속에는 바닷속 소리가 뒤섞여 있다. 거품 이는 소리, 모래 사각거리는 소리, 암초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의 둔탁한 소리가.”---「폭풍우」중에서

나는 타르쿠와로 돌아갈 시간을 기다리면서 바다를 바라보려고 모래 위에 앉는다. 파도 밑 부분이 누런색이고 거품은 별로 희지 않은 것으로 보아, 얼마 전에 폭풍우가 지나간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이 냄새를 기억한다. 냄새를 맡으니 몸이 부르르 떨린다. 그것은 내 안으로, 내 머리 한가운데까지 들어간다. 달콤하지만 쓰라린 냄새, 평온하지 않고 세련되지도 않은 냄새, 이해할 수 없는 폭력의 냄새이다. 그것은 내가 엄마 배에서 나올 때 처음으로 맡은 냄새이다. 눈도 뜨기 전이었지만, 그때 나는 콧구멍을 크게 벌리고 바다 냄새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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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소녀들
두 개의 관점으로 쓰여진 하나의 이야기


『폭풍우』에는 다른 듯 닮은 두 편의 노벨라(novella)가 실려 있다. 각각의 작품은 아버지를 모르는 소녀 준(「폭풍우」)과 어머니를 모르는 소녀 라셸(「신원 불명의 여인」)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폭풍우」는 베트남전쟁 종군기자 출신의 필립 키요와 해녀 엄마를 둔 혼혈 소녀 준의 이야기다. 전쟁 중 집단 성폭행을 방관했다는 죄의식과 사랑하는 여인 메리의 죽음으로 삶의 의미를 잃었던 키요는 폭풍우 몰아치는 제주 우도에서 엉뚱하고도 순수한 열세 살 소녀 준을 만나 생명의 에너지를 느낀다. 아버지 없이 자란 준은 키요에게서 아버지의 사랑을 찾지만, 그와의 이별을 통해 유년기를 끝내고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난다. 폭풍우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휩쓸어가지만, 동시에 정화시키기도 한다. 그 안에서 삶과 죽음이 격렬하게 만난다.

「신원 불명의 여인」의 주인공은 아프리카 가나의 타코라디 해변에서 태어난 소녀 라셸이다. 여덟 살이던 어느 날, 라셸은 자신이 엄마라고 부르던 여인이 엄마가 아니며, 자신은 성폭행의 결과로 태어난 아이임을 알게 된다. 가족의 파산으로 파리 외곽으로 이주한 그녀는 곧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방랑하지만, 결국 자신의 뿌리를 찾아 아프리카로 돌아온다.

제주 그리고 아프리카와 파리 외곽이라는 서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지만, 두 작품은 마치 두 개의 관점으로 쓰여진 하나의 이야기처럼 닮아 있다. 폭력(특히 성폭력), 전쟁, 출생, 정체성, 기억 등의 공통된 키워드와 더불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바다, 바람, 파도가 있다. 르 클레지오의 소설에서 종종 그러하듯, 소녀들은 유년기의 무거운 트라우마를 안고 여성(성인)의 삶을 향해 나아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난 또 다른 버려진 자들(「폭풍우」의 키요, 「신원 불명의 여인」의 아비가일)과 함께, 서로의 삶을 소생시키도록 돕는다. 바다의 숨결이 모든 것을 지울 때, 중요한 것은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현재다. 그래서 두 작품은 모두 열린 결말을 갖고 있다.

eBook 회원리뷰 (2건) 리뷰 총점9.0

혜택 및 유의사항?
밖에서 보는 우리 나라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h**e | 2022.05.3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우리나라에는 안타깝게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없다.  도대체 노벨문학상은 어떤 사람이 타는 것일까? 처칠과 가수 밥 딜런을 봤을 때, 아마도 판돈이 가장 높은 그러니까 누가 봐도 가장 따지 못할 의외의 인물 중에 관계자들만 알 수 있는데 그나마 아주 엉망은 아닌 듯한 그런 작가가 타는 걸까? 그런 식으로 치면 우리나라도 충분히 승률이 있는데 말이다. 한 번도 탄 적;
리뷰제목

우리나라에는 안타깝게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없다

도대체 노벨문학상은 어떤 사람이 타는 것일까? 처칠과 가수 밥 딜런을 봤을 때, 아마도 판돈이 가장 높은 그러니까 누가 봐도 가장 따지 못할 의외의 인물 중에 관계자들만 알 수 있는데 그나마 아주 엉망은 아닌 듯한 그런 작가가 타는 걸까? 그런 식으로 치면 우리나라도 충분히 승률이 있는데 말이다. 한 번도 탄 적이 없는 나라니까. 한국어가 그만큼 노벨 문학상 관계자들에게는 누가 봐도 소외된 언어니까. 무라카미 하루키와 한국어는 거의 노벨 문학상에서 제외 항목에 가깝다.(무라카미 하루키가 노벨상을 못 받아서 행하는 패악질이니 이해 바란다.)

보수적인 동양나라. 대한민국. 그곳에서 흑인의 피가 섞인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로 존재를 숨기듯 제주도에 들어가 해녀를 하는 어미와 흑인과 동양인 혼혈인 아이, 그리고 외지인 칼럼니스트의 이야기다.

혼혈 소녀의 입장이었다가, 외국인 칼럼니스트의 입장이었다가, 어떨 때는 관찰자 시점으로 계속 시점이 바뀌는 그 흐름은 이 저명한 상을 타신 작가의 특징이라고 한다.

, 역시 멋진 글을 쓰는 사람은 미개하고 꽉 닫힌 이 나라를 이렇게 그리는구나. 생각했다.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모습을 한 사람조차도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줄을 치고 만나지 않고 으르렁거리는 이 나라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의 모습까지 양해를 구하는 것. 그건 너무 우리에게 과한 걸 요구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인지 그 결말이 어쩌면 가장 알맞은 게 아닐까 싶었다. 이 작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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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폭풍우의 이중적 의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b*****c | 2018.05.2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르 클레지오의 처녀작인 '조서'를 읽었을 때 어떻게 20대 초반의 작가가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충격의 여파로 르 클레지오의 소설을 여러권 읽었고, 다시 '폭풍우'로 재회하게 되었다. 작가의 책은 어둡다. 그런데, 결말이 좋다. 물론, 좋다고 해서 기분까지 좋아지는 느낌이 아니다. 그저 삶의 어두움을 가느다란 실오라기 같은 빛이 밝혀주는 느낌이다. &nb;
리뷰제목

르 클레지오의 처녀작인 '조서'를 읽었을 때 어떻게 20대 초반의 작가가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충격의 여파로 르 클레지오의 소설을 여러권 읽었고, 다시 '폭풍우'로 재회하게 되었다. 작가의 책은 어둡다. 그런데, 결말이 좋다. 물론, 좋다고 해서 기분까지 좋아지는 느낌이 아니다. 그저 삶의 어두움을 가느다란 실오라기 같은 빛이 밝혀주는 느낌이다.

 폭풍우는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모든 생명을 끌고 가는 죽음의 이미지, 그리고 그러한 과거의 우울함을 다 휩쓸고 가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정화의 이미지. 제주도를 바탕으로 써진 '폭풍우'는 주류가 될 수 없는 자들의 모습을 추상적으로 터치하고 있다. 소설은 소설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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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건)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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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폭풍우가 모든 것을 휩쓸고 간다. 그리고 그 절망마저도 다시 휩쓸고 가니,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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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b*****c | 201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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