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개인 사업을 하던 주인공 오정혁은 1995년 12월 북경에서 개최하는 ‘부동산세미나’에 우연히 참석하게 되면서 제2의 인생을 맞게 된다. 북경세미나를 다녀온 오정혁은 6개월간의 고민 끝에, 거대한 중국시장의 미래를 예감하고, 한창 성업 중이던 사업을 과감히 정리, 나이 마흔 둘에 북경으로 유학을 떠난다.
중국어를 배운 적이 없는 오정혁은 유학 첫날부터 하루 15시간씩 중국어를 공부하며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찾아본다. 그러다가 ‘민족학(民族學)’ 분야에서 중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소수민족과 한족이 함께 공부하는 중앙민족대학(中央民族大學)이야말로 중국 사업을 하는 데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 통역을 대동하고 중앙민족대학 대학원장실로 찾아간다. 하지만, 한국 학생은 받지 않는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큰 충격을 받는다.
우여곡절 끝에 ‘중앙민족대학 대학원’에 입학한 오정혁은 운 좋게도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교환교수를 마치고, 막 중국에 돌아온 ‘독립투사 후손 황요우푸(黃有福, 황유복) 교수’를 만나면서 중국생활에 날개를 달게 된다. 지도교수가 국제적인 거물이라 오정혁의 운신의 폭도 덩달아 커진 것이다.
덕분에 한중수교 때 중국 측 특사로 왔던 찐렌씨옹(金仁雄) 국무원발전연구중심고급연구원 등 중국 고위층과 각계의 인사를 학술대회장에서 만난다. 중국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짧은 시간 내에 중국 전체를 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오정혁은 중국의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ㆍ교육ㆍ민족ㆍ교통ㆍ지하자원 등 각 분야별로 자료를 수집해 《중국비즈니스 이유 있는 선택》 《중국고등교육 50년 회고와 전망》이라는 책을 낸다. 더불어 북경에서 최초로 조직되는 ‘북경한국상공인대회’에 참석하기도 하고, ‘북경코리아타운분양사업’에도 참여한다. 그렇게 오정혁의 대학원 생활은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든다.
그러던 중 오정혁의 모친이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 경북대학병원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된다. 이런 와중에 한국이 IMF사태를 맞아 환율이 900원대에서 2,000원대로 오르고, 오정혁은 경제적인 압박과 심리적 불안에 시달린다. 하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대학원 공부는 꿋꿋이 계속한다. 이를 악물고 버틴 결과 4년의 중국유학을 무사히 마친 오정혁은 개선장군처럼 귀국한다.
오정혁은 중국유학 중에도 대구에 있는 농기계전문제작업체의 중국 진출을 성사시키기 위해 한ㆍ중 수교 때, 중국특사로 왔던 ‘찐렌씨옹(金仁雄) 고급연구원을 소개시켜 성공적인 중국 안착에 도움을 주고, 한국기업의 중국 진출과 화교자금의 한국유치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러나 국내여건의 미비로 ‘화교자금한국유치’는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한반도 남부권에서 세계거점도시와 직통으로 연결되는 ‘남부권국제허브공항’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오정혁은 박사지도교수의 평생숙원사업인 ‘북경서울대학’ 설립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진척은 상당히 더딘 편이다.
오정혁의 고향 동생인 전업주부로 살던 김미숙은 남편이 폐암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한 후 미용실 운영 실패, 보험회사 취업, 재개발로 인한 가족 간의 소유권 다툼, 금전 대여로 인한 법정 다툼, 시의원 출마 낙선 등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다 고향 오빠인 오정혁의 중국유학을 보고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영남대학교 야간부에 진학해 졸업한 뒤, 미국 보스톤대학에서 석사 공부를 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중국 국영기업체 부사장인 짱위에홍(?月?, 장월홍)은 오정혁을 만나면서 마음의 변화를 일으켜 한국 유학을 결심한다. ‘경북대학교 대학원’으로 유학 온 짱위에홍은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박정희식(朴正熙式)의 경제모델과 떵샤오핑식(?小平式)의 경제모델에 대한 비교분석’으로 ‘경제학 박사’를 받고 한국의 한 대학의 전임교수로 특채되어 한국사회를 배워간다.
그런데 두 여인 짱위에홍과 김미숙이 오정혁을 마음속으로 흠모하면서 삼각관계
가 이뤄져 사랑싸움이 전개된다. 짱위에홍과 김미숙의 신경전은 급기야 돌이킬 수 없는 큰 싸움으로 번지고 오정혁의 마음을 다치게 한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짱위에홍이 오정혁을 중국(中國)에서 개최되는 ‘국제회의’에 초청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미숙은 못 배운 게 한이라며 아이들과 함께 미국유학을 떠나기로 최종 결심하고 주변정리에 들어간다.
오정혁이 중국 충칭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참석하려고 인천공항에 닿자 때마침 김미숙도 미국으로 떠나기 위해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극적인 만남이었지만 둘은 마음에 담아두었던 말을 한마디도 꺼내지 못한 채, 각자의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을 이륙하는 것으로 작품은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