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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소아

페소아

: 리스본에서 만난 복수複數의 화신

클래식 클라우드-004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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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6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520g | 135*210*30mm
ISBN13 9788950975975
ISBN10 8950975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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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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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영향받을 사람과 환경을 최대한 능동적으로 택하고 싶었고, 고민과 타협 끝에 포르투갈과 페소아를 선택했다. 다행히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물론 우리가 결정하는 것은 영향의 초기 인자들일 뿐, 그 결정의 의미와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페소아의 마지막 말처럼, 우리는 내일이 무엇을 가져다줄지 전혀 모른다. 나도 한때 나와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인물을 이만큼 내 삶에 깊숙이 받아들이게 될 줄 몰랐다.
---「프롤로그」중에서

페소아에게 다가가고자 들어선 거대한 텍스트의 미로 속에서 길을 잃을 때마다, 나는 누군가를 붙잡았다. 정확한 길을 안내해주리라고 기대하진 않았다. 그저 한 명 한 명에게서 얻은 작은 이야기 조각들을 잘 맞추면 어렴풋하게나마 한눈에 들어오는 지도를 그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고 사람에서 사람으로 흘러 다녔을 뿐이다. 그 사람들 중에는 실존한 인물도 있고 가공의 인물도 있었으나, 페소아라는 회로를 통과할 때마다 그 경계는 점점 흐려졌다.
---「프롤로그」중에서

나는 이미 잘 알려진 페소아에 관한 고정된 이미지들을 지워내고, 페소아가 만들어낸 시인 알베르투 카에이루의 표현처럼 ‘안 배워’내면서 페소아와 가능한 한 직접 대면할 필요가 있었다. 좀 더 핵심에 다가가기 위해. 그렇게 나는 페소아의 주변을 가득 둘러싼 사람들의 벽을 뚫고 헤쳐나가며 페소아를 만나려고 했다. 때로는 자꾸만 다른 가면을 쓰고 등장해 혼란을 일으키는 페소아 본인에게조차 “잠깐 비켜봐”라고 말해야 했다.
---「프롤로그」중에서

딴사람의 이름으로 쓰기, 아니 아예 딴사람이 되어 쓰기?이것은 페소아가 거의 평생에 걸쳐 습관적으로 혹은 강박적으로 지속한 일이다. 현재 자신이 속해 있는 시공간으로부터 벗어나, 또 자아로부터도 ‘유체 이탈’하여, 과거 이력까지 정교하게 만들어낸 어느 타인의 관점을 취한 상태에서 시심을 발휘하는 행동. 그렇게 지어진 시의 시간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 그 어디도 아닌 곳에 위치할 수밖에 없고, 그 시의 시선은 온전히 캄푸스의 것도, 페소아의 것도, 시인이 아닌 실존 인물 시민 페소아의 것도 아니게 된다. 그렇게 복수의 시선들이 탄생하고, 그 시선들이 서로 어지러이 교차한다.
---「1장 다시 리스본으로」중에서

페소아의 도시는 이론적으로는 간단하다. 운문이라는 씨줄과 산문이라는 날줄로 짜인 문학의 매트릭스 위에 세워져 있다. 그러나 안내판들이 ‘거짓말’들로 점철되어 있고, 통로들이 끝이 없거나 막다른 골목이며, 길을 물어볼 행인들이 모두 가면을 쓰고 있는 게 문제다. 그의 리스본, 그리고 비행기에서 내려 내가 발을 디딜, 재방문하는 리스본. 이 두 도시 사이에서 나는 어떻게 길을 찾고, 어떻게 길을 잃을 것인가?
---「1장 다시 리스본으로」중에서

이명은 그만의 ‘창작 기계’였다. 그것은 창작의 연료이자 동력, 스파크였다. “복수 複數가 되어라, 저 우주만큼!”이라는 그의 모토처럼, 모든 것이 되어 모든 것을 느끼고 싶었던 그의 놀라울 정도로 큰 문학적 꿈은, 하나의 이름 아래 묶이기 어려운 너무나 다양한 창작 욕망들로 꿈틀거렸다. 게다가 워낙에 까다롭고 높은 기준 때문에 극단적인 과작寡作 작가가 되기 딱 좋은 인물이 바로 페소아였다. 서로 다른 이름들을 배치해 그들만의 방 안에서 가능한 한 부담 없이 쓸 수 있도록 한 그만의 ‘분리 장치’가 없었다면, 이만큼의 작품들이 탄생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이명들이 대거 탄생한 시기(1914~1915년)를 전후해 그의 생산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2장 하나이자 여럿인 사람」중에서

페소아에게는 현실이라는 재료를 단순 가공해서, 혹은 촉매제로 이용해서 시인의 느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종류의 시는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같은 현실의 재료라도 그는 전혀 다른 맥락에 재배치했고, 늘 약간의 ‘속임수’를 양념처럼 추가하여 색다른 맛을 만들어내려고 했다. 이 과정을 ‘비인격화’라는 방법론으로 이름 붙이며 이론화하기도 했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현실과 문학 사이의 긴장 속에는 그 둘의 관계를 단순화시켜 쉽게 이해하고 정리하려는 사람들을 찜찜하게 또는 당혹스럽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쯤 되면 페소아라는 사람은 알면 알수록, 리스본에서 살면 살수록,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점점 더 아리송해지는 작가라는 내 말이 독자에게도 궁색한 변명으로만 들리진 않을 것이다.
---「3장 여행 없이 여행하는 자」중에서

열여섯 살의 소년이 있다. 유럽 포르투갈 출신의 이 어린 시인은, 아프리카 남아공에 살면서, 미국 보스턴에 사는 시인을 발명하여, 동남아시아의 말레이시아로 여행을 보내고, 그가 여정 중 오세아니아의 호주에 들러 광부들과 어울리며 쓰는 시를 상상을 하며 창작을 한다. 그리고 영국 이름을 가진 또 다른 필자를 만들어내 그를 신문 독자들에게 그럴싸하게 소개한다. 다섯 대륙을 넘나드는 이 현기증 나는 여로라니! 얼마나 일찍부터 이 사람이 상상과 시, 그리고 지도만으로 여기저기 정신없이 여행 다녔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유별난 아이였으니, 아주 작은 실제 경험의 ‘불씨’만으로도 큰불을 지르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을 고집스럽게 발전시켜올 수 있었을 것이다. 상상력과 분석 능력만 있으면 충분하다면서.
---「3장 여행 없이 여행하는 자」중에서

페소아와 친구들의 흔적을 찾는 사람들이 주로 방문하는 곳은 관광지로 잘 알려진 카페 마르티뉴 다 아르카다Cafe Martinho da Arcada 와 카페 브라질레이라Cafe A Brasileira 이다. 이 두 카페는 당시 로시우 광장에 각각 분점이 있었는데, 페소아 일행이 주로 드나들던 곳은 현재 남아 있는 본점보다 사라지고 없는 분점들이었다. 시내 한복판의 목 좋은 시아두 지역에 자리 잡은 탓에 늘 북적거리는 브라질레이라 본점은, 한때는 페소아도 왕래를 했으나 곧 발길을 끊은 곳이다.
---「4장 ‘오르페우’는 계속된다」중에서

『오르페우』의 아방가르드적 실험에 공헌한 다른 구성원들에게는 다소 미안한 얘기지만, 페소아와 사-카르네이루라는 쌍두마차가 이뤄낸 문학적 성취와 독창성은 나머지 멤버들을 압도했다고 해도 지나친 평가가 아니다. 이 둘의 천부적 재능과 돈독한 우정이야말로 잡지의 핵심 동력이었는데, 그중에서도 페소아는 이 모든 것의 중심에 서서 실로 전방위적 활약을 펼쳤다.
---「4장 ‘오르페우’는 계속된다」중에서

『불안의 책』에서 진짜로 불안한 것은 그 책의 존재 방식이다. 책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의 유품인 트렁크 속에서 원고 뭉치로 발견되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다른 페소아의
작품을 논할 때도 편집의 문제가 단골처럼 등장한다. 관련 글이나 논문도 많아 『페소아 편집하기』라는 본격 연구 책자가 있을 정도이다. 에밀리 디킨슨 역시 대부분의 원고를 미발표, 미완성 상태로 남겨놓고 가서 비슷한 문제로 후대 연구자들이 골치를 썩는다고 한다.
---「5장 파편과 폐허의 미학」중에서

비록 ‘정신적’으로는 그녀가 선수를 쳤지만 ‘육체적’으로 첫 발자국을 뗀 것은 남자 쪽이었다. 회사에서 정전 사고가 발생한 어느 날이었다. 마침 모두 다른 볼일을 보러 나가고 사무실에는 단둘만 남아 있었다. 페소아는 기름 등불을 밝혀 오펠리아의 책상에 놓아주며, 퇴근 시간 즈음해서 “먼저 가지 말고 있어달라”는 메모를 남겼다. 이미 페소아의 호감을 눈치채고 있었던 그녀는 은근히 기대를 품은 채 어서 시간이 가기를 기다린다. 퇴근 시간이 되어 업무 정리를 하고 외투를 입고 있을 때 그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별안간 페소아는 마치 햄릿이 오펠리아에게 하듯, 지극히 중세적인 혹은 연극적인 방식으로 한쪽 무릎을 꿇고 사랑을 고백하기 시작했다.
---「7장 모든 연애편지는 바보 같다」중에서

세상이 내가 주문한 것과 다른 것을 손에 쥐여줄 수 있음에 무지한 어린아이도, 세상은 어차피 내가 주문한 대로 나오는 법이 없다고 단정한 어른도 아니었던 페소아. 그 중간쯤의 회색 영역 어딘가에서, 세상과 더불어 영원한 의문과 호기심을 품고,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않고, 치러야 할 대가는 치른 채, 그저 볼멘 내면의 목소리 혹은 시를 중얼중얼거리며, 포르투갈 특유의 타일 보도블록 ‘칼사다 포르투게사Calcada portuguesa’가 깔린 골목을 지나 어느 언덕 너머로 사라졌던 사람……. 리스본 시민 페소아는 내게 그런 사람이었다.
---「10장 리스본 사람들」중에서

페소아의 마지막 사진을 한참 들여다본다. 항상 의문이었다. 마흔일곱의 나이인데 벌써 일흔은 되어 보인다……. 무엇이 당신을 이토록 조로하게 만들었는가? 술과 담배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의 삶을 사느라고? 아니면 그의 말처럼 “너무나 많은 철학과 시학을 살아내느라?”
---「12장 페소아와 정치」중에서

눈썰미 좋은 여행자라면 창문턱에 몸을 걸치고 따로 하는 일 없이 물끄러미 바깥 거리를 쳐다보는 사람들이 포르투갈에 유난히 많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오죽하면 포르투갈어에는 ‘창문하다janelar’라는 동사도 있다.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라기보다 문학적 표현에 가깝지만 말이다. 한때 한국의 정서를 특징지었던 ‘한恨 ’처럼,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사우다드saudade’의 정서를 일상에서 보여주는 행동 중 하나가 바로 ‘창문하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에필로그」중에서

페소아의 광대하고 독창적인 세계만큼이나 감동적인 것은 그의 안목이었다. 사람들이 눈여겨보지 않던 세자리우 베르드를, 카밀루 페사냐를, 안젤루 드 리마를 알아보는 눈 말이다. 우리는 어떤가? 언젠가 평론가 에두아르두 로렌수가 따끔한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페소아를 말할 자격이 있는가?” 생전에 몰라보고 이제 와서 칭송하는 것은 가장 쉬운 일이다.
---「에필로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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