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은 사회적 변화를 유도한다기보다는 변화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가면은 일상의 전도를 통해서 기존 체계의 정당화가 아닌 상호적으로 사회적 이해의 상황에 들어가게 하는데 보다 효율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매개자로서 기능하는 것이다.
종교, 정치적으로 가면을 쓰고 축제 속에 몰입하는 것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상에 서거나 권력의 전도, 방어, 숭배와 복종의 접점에 위치하는 것을 보다 용이하게 한다. 상징, 의례적으로는 성과 속, 순수와 오염, 남성과 여성이라는 서로 대조적이고 때로는 극단적 갈등을 야기하는 양극점이 서로 만날 수 있게 하며 심리적으로는 물신주의와 배금주의로부터의 해방과 지위 전도, 무의식적 욕구의 발산과 충족, 공포와 환희의 교차점에 서게 한다.
또한 가면은 정체성을 변화시키는 동시에 고정시키고 개인의 정체성을 감춤과 동시에 또 다른 정체성을 부여한다. 즉 개인은 지극히 가변적이고 다의성을 가질 수 있지만 가면은 이러한 가변성을 고정시켜서 개인을 단순화시키기도 한다. 즉 가면을 쓴 상황에서는 상이하거나 대조적인 것의 접점에 있어 모호해지는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대단히 분명하고 확고한 정체성을 새롭게 부여받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