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강상준씨는 대중문화에 대해 글을 쓰는 기자이자 평론가이다. 빨간 맛 B급 컬쳐는 기자가 다년간 쓴 글을 모아놓은 책이다. 그는 영화부터 드라마, 대중음악, 추리소설, 만화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
필자의 집에는 TV가 나오지 않는다. 공중파도 안나온다. 대중문화는 오로지 선택적으로만 보고, 듣고, 느끼는 편이다. 물론 사회현상이라고 불릴만한 드라마나, 영화는 꼭 챙겨보고, 짬짬히 영화관을 다닌다.
책에서는 드래그 미 투 '헬조선'에서 '헬조선 장르' 전성시대에 눈길이 갔다. 몇 년 전부터 유행처럼 번진 '헬조선'은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는 <베테랑> <내부자들> 〈성난 변호사〉 〈치외법권〉 〈검사외전〉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를 비롯해 드라마 <38사기동대> 〈어셈블리〉 〈동네변호사 조들호〉 등은 법 위에 군림하는 존재를 악으로 설정하고 핍박받는 약자들의 역전승을 그린 작품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이 글을 썼을 시점에는 개봉되지 않았을 영화 <마스터>도 비슷한 주제를 다룬다. 부제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게이트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다. 건국 이래 최대 게이트라는 홍보가 사람들에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넘어서는 사건으로 보였나보다. 더불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주말 촛불 집회 열기가 사그라들었던 것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이 책은 자신이 경험했던 대중문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나는 무엇을 보았으며 어떻게 생각했고, 현재는 어떻게 생각이 달라졌는가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이 남는다면 한 번쯤 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