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세계에서는 냄새를 이용해서 대화한다. 더듬이를 이루는 열한개의 마디에서 페로몬을 발하여 의사 소통을 하는 것이다. 페로몬이란 몸 밖으로 나가서 공중을 떠돌다가 몸으로 들어가는 일졸의 호르몬이다. 한 개미가 어떤 감정을 느껴 그것을 몸 밖으로 발산하면 주위의 다른 모든 개미들이 그 개미와 동시에 그 감정을 느낀다. 어떤 고통스런 자극을 받은 개미는 즉시 자기 고통을 주위에 전달한다. 그러면 주위의 개미들은 그 개미를 도울 방법을 찾기에 골몰한다. 더듬이의 열한 마디는 각각 다른 냄새를 발한다. 그것은 마치 저마다 고유의 파장을 지니고 열한 개의 입이 동시에 말하는 것과 같다. 어떤 마디는 저음으로 중요한 정보들을 발하고 어떤 마디는 고음으로 사소한 정보를 보낸다.
--- p.78
103683호가 화학 정보실에 들어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말 인상적인 곳이다. 액체 상태의 생생한 정보가 담긴 알들이 까마득히 늘어서 있다. 알 하나하나에 증언과 서술과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담겨 있다. 알이 늘어선 줄 사이로 나아가는 동안에 클리푸니가 그 간에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클리푸니는 벨로캉의 금단 구역을 차지하고나서 어머니 벨로키우키우니가 지하 동굴의 손가락들과 교류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어머니는 손가락들 때문에 완전히 정신이 혼미해져 있었다. 어머니는 그들이 완전하게 하나의 문명을 건설했다고 믿고 있었다.
--- p.111
<신>
정의를 내리자면 신은 무소부재하고 무소불위하다. 따라서 신이 존재한다면 신은 어디에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러나 신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신은 자기가 존재하지 않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떤 세계를 창조할 수도 있지 않을까?
--- p. 314
<신>
정의를 내리자면 신은 무소부재하고 무소불위하다. 따라서 신이 존재한다면 신은 어디에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러나 신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신은 자기가 존재하지 않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떤 세계를 창조할 수도 있지 않을까?
--- p. 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