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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사유의 전선들

한나 아렌트 사유의 전선들

: 기억과 이야기, 의식적 파리아의 정치

리뷰 총점9.0 리뷰 2건 | 판매지수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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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철학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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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1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580g | 148*210*30mm
ISBN13 9791196096069
ISBN10 1196096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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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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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렌트에 따르면 마침 20세기라는 역사적 조건은 벤야민과 같은 작업을 수행하기에 참 좋은 조건이기도 했지요. 왜냐하면 양차 세계대전과 파시즘, 전체주의의 등장으로 인하여 20세기는 과거와 현재를 읽어 내는 기존의 모든 전통을 붕괴시켰거든요. 온갖 재앙들과 종말론적 이미지들의 출현 속에서 진보적 역사관의 전통에 대해서조차 의심이 확장될 수밖에 없었고요. 전통이나 신뢰를 받을 만한 역사관이 남아 있다면, 과거의 사건들은 정해진 방향으로 해석되고 현재와 미래를 위해 활용될 것입니다. 마치 유서가 유산의 향방을 결정해 주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러나 붕괴된 전통, 신뢰를 잃은 전통은 이 유산을 후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용할 것인지를 더 이상 말해 주지 않습니다. 20세기 중반의 인간들에게 유산은 이제 ‘유서 없이’ 남겨진 것입니다.
물론 아렌트가 말했듯, 이러한 전통 내지 세계관의 붕괴는 어두운 시대의 도래를 동반합니다. 아무리 억압적인 형태일지라도, 아무리 기만적인 형태일지라도, 사람들이 믿고 의지할 권위, 즉 한 시대 나름의 ‘진리의 기둥’의 소멸은 필시 사람들로 하여금 혼란을 겪게 만들거든요. 심지어 이러한 조건은 전통의 붕괴 속에서 공식 역사를 부정하고자 한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상당수의 독일 지식인들이 그러한 것처럼, 허위로 가득 찬 나치의 새로운 역사 신화에 열광하게끔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은 한편으로 수집가 내지 이야기꾼이 전통을 파괴할 과업의 부담을 덜어 주기도 합니다. 그는 이제 전통에 속박받지 않은 채로 자유로운 사유의 이동을 통하여 부단히 과거를 살펴보고, 거기에서 진귀한 보물들을 집어들어서 현재로 인용해 오기만 하면 되니까요. 즉 그에게 유서 없이 유산으로 주어진 과거의 파편들은 그로 하여금 그 유산들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그를 속박하던 모든 것들은 이제 사라졌습니다. --- pp. 101-102

그러나 아렌트는 도리어 눈앞에 보이는 바로 그 명백한 사실 자체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아무리 악마적인 결과를 낳는 행동을 수행하는 이일지라도, 그는 악마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폭로합니다. 그들은 기껏해야 아주 가끔씩 스스로가 매력적인 악을 수행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발언을 내놓았을 뿐, 실은 지극히 하찮은 인간일 뿐이었다는 것이지요. 아렌트는 이와 연관하여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악마로 묘사한다면 우린 스스로를 흥미로운 존재로 보이게끔 만들 뿐 아니라, 남들은 갖지 못한 깊이를 우리 자신에게 몰래 부여할 수 있어요. 그러지 못하는 이들은 지나치게 얄팍한 사람들이라서 가스실에서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지 못해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히만은 결코 ‘위대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결코 매력적이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나폴레옹도 아니었고, 리처드 3세도 아니었으며, 루시퍼는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는 그저 평범한 사람일 뿐이었던 것입니다. 그는 단지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출세하고자 했던, 심지어 자신이 속한 ‘국가의 법률’을 어기지도 않았으며 자기 업무에서 비교적 탁월한 모습을 보였던 이, 즉 딱히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범죄 동기나, 그것을 넘어선 초월적인 범죄 동기’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 이였습니다. 숱한 이들의 열광과 공분을 산)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 개념은 그렇게 우리 앞에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 pp. 229-230

그러나 우리가 지금까지 수없이 논의한 것처럼 아렌트가 보기에 인간사의 영역은 애초부터 과학적으로 인식될 수 없는 영역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 영역이 근대적 정신과 함께, ‘현실’과 도리어 멀어진 채로 과학적으로 인식된 필연성의 법칙에 의해 장악되기 시작했으니, 아렌트의 걱정이 상당 부분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그에 따르면 이제 “모든 현실 관계들은 인간이 만든 상징들 사이의 논리적 관계로 환원되어”5) 버렸으니까요. 그리고 이것이 극단화되면 아렌트가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유사-과학으로서의 이데올로기가 출현할 것입니다. 심지어 조건만 맞는다면 그 이데올로기는 나치 독일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실제 현실의 영역에서도 지배력을 행사하게 될 테고요. 즉 ‘현실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대한 사유’가 아니라, ‘현실적 영역을 넘어서서 작동하는 필연적 법칙’이 인간사의 모든 영역에 대한 판단을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하게 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이데올로기나 과학 법칙이 타당성을 가진다고 여겨지는 시대 상황 속에서 인간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존재자로 여겨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현실에서 마주하는 너무나도 강렬하고 생생하게 지각되는 정치적 공간의 의미, 예측 불가능한 것으로서 기적처럼 출현하는 ‘혁명의 새로움’조차도 이제는 ‘법칙적 과정’의 ‘당연한 한 단계’를 차지할 뿐입니다. 아렌트 입장에서 이러한 시각은 인간을 객관적 법칙에 따라서만 ‘행동behavior’하는 존재자로 전락시켜 버린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합니다. 아울러 이러한 시각의 출현과 함께 정치 영역은 오직 그 과학적 법칙을 알고 있는 이데올로그나 전문가 혹은 그들의 추론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직업 정치가들의 활동 영역으로 제한되어 버릴 수도 있고요.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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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책에서 아렌트는 우리에게 지침을 주는 학자가 아니라 우리의 참여를 유도하는 정치적 공간의 이름이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많은 문제들이 신기하게도 아렌트라는 공간에서 함께 논의될 수 있다. 이는 아렌트를 끌어들이면서 아렌트를 쟁점화하는 저자의 뛰어난 역량 덕분이다. 현장에서 공부하는 이 드문 연구자 덕분에 우리는 아렌트를 통해 우리가 겪은 사건들을 읽으며 또한 우리가 겪은 사건들 속에서 아렌트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우리 시대의 파리아를 정치적 공간으로 끌어들이려는 저자의 노력에서 소위 정상성의 정치와 아렌트에 대한 통상적 해석을 깨뜨릴 수 있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기대하게 된다.
- 고병권 (노들장애학궁리소)
이 책은 억압받는 이들의 경험과 이야기에 입각하여 한나 아렌트를 독창적으로 변용하려는 흥미로운 작업이다. 복수성, 탄생성, 권리들을 가질 권리, 세계 소외 같은 아렌트의 개념들이 파리아들의 관점에서 생생한 구체성을 얻고 있다. 자신의 삶과 문제의식에 따라 과거 사상가들을 변용하는 것이 곧 사상이라면, 이 책은 충분히 사상-되기의 시도라고 불릴 수 있다.
- 진태원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해일이 밀려오는데 조개를 줍는 마음’으로 주류 사회에서 하찮고 사소하게 여겨져 온 것들을 야학 교실에서, 거리에서 발굴하여 세계로 드러내는 책이다. 사회에서 버림받은 자들, 투쟁하는 자들의 관계와 실천이 응축된 공간들이 정치의 근본 조건인 다원성/복수성plurality 속에서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는지를 다시 고민하게끔 만든다.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며 ‘지침 없이’ 혁명을 준비하는 ‘우정의 천재’를 나는 이 책의 저자를 통해 만난다.
- 박경석 (노들장애인야학 '고장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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