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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현대사상

거리의 현대사상

: 우리 주위에 만연한 허위 상식 뒤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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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46쪽 | 128*190*20mm
ISBN13 9791187295242
ISBN10 118729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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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갖추지 못한 것은 ‘지식’이나 ‘정보’가 아니다. 반복해서 말하건대 학생들은 특정 주제나 장르에 대해서는 실제로 일반인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세세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에게 없는 것은 ‘지식’이 아니다(지식이라면 넘치게 있다). 그들에게 결여된 것은 ‘자신에게 있는 지식은 무엇이고 없는 지식은 무엇인가’에 대한 인식, 스스로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한눈에 쫙 내려다보는 시점, 한마디로 말하자면 ‘자신의 지식에 대한 지식’이다.

부르디외의 탁월한 비유를 빌려 말하자면 “혈통에 의한 문화귀족”은 자신이 본 영화에 나온 배우의 극 중 이름을 기억하는 반면, “학교에 의한 문화귀족”은 자신이 본 적 없는 영화의 감독 이름을 기억한다. 전자는 ‘경험’을 소중히 여기고 후자는 ‘지식’을 ‘경험’보다 우선한다. “작품 자체를 소홀히 보더라도 작품에 대해 말하기를 우선하며, 감각을 희생하더라도 훈련을 중시하는” 것, 그것이 ‘학교에 의한 문화귀족’의 ‘본색’이다.

문화자본을 획득하여 사회적 상승을 이루기를 열망하는 사람이 제아무리 금욕적인 노력으로 교양이나 예의범절을 익혀봤자, ‘노력해서 익혔다’는 점에서 그 문화자본에는 처음부터 ‘2류’라는 꼬리표가 붙고 만다.
이는 부조리하리만치 굴욕적인 경험이다.
그런 굴욕을 계속 맛봐온 사람은 어떤 식으로 그 불만을 해소할까. 이를 상상하기란 별로 어렵지 않다.
그들은 문화자본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사람, 혹은 노력했지만 자기네만큼은 획득하지 못한 사람들을 철저하게 ‘깔봄’으로써 그 굴욕을 해소하려 할 것이다.
‘타고난 귀족’은 ‘서민’을 깔보지 않는다(애초에 안중에 없으니까).

문화자본은 실정實定적으로 존재하는 ‘물건’이 아니다. ‘프티 문화자본가’들의 질투와 선망이 뒤섞인 “오오!”라는 ‘쓸데없는 감탄’이 문화자본의 존재를 뒷받침한다. 문화자본은 그것을 주제로 삼는 사회계층(첫머리에서 썼듯 이것이 ‘프티 문화자본가’의 정의다)이 있어야 비로소 존재한다.

문화가 ‘자본’이 된다는 말을 들으면 눈치 빠른 작자는 “이크, 이제부터는 교양으로 승부해야지”라며 주판알을 튀긴다. “앞으로는 독서량이 출세의 열쇠가 된대”라고 들으면 『세계문학전집』 독파 계획을 세워서 쭉쭉 읽어나간다. 쭉쭉 읽어나가던 도중 그만 사드나 니체나 바타유 등을 읽기 시작하여 정신 차리고 보니 출세 같은 건 아무래도 좋게 되었다……라는 역설은 문화자본주의만의 운치다.
문화자본으로의 접근은 ‘문화를 자본으로 이용하려 하는 발상 자체’를 회의하게 만든다.
반드시 그리 된다.

확실히 샐러리맨 대부분은 인사고과의 ‘불공평함’을 몹시 비난한다.
하지만 ‘인사고과가 엄정하지 않다’는 바로 그 사실 덕분에 자신의 시원찮은 업무 성과가 정당화된다는 점은 편하게 잊고 있다. 그는 인사고과가 불공평하며 신용할 수 없다는 사실로부터 불이익과 동시에 이익도 얻지만, 그 부분은 홀랑 까먹고 있는 것이다.

결혼은 쾌락을 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결혼이 약속하는 것은 끝없는 ‘불쾌함’이다. 하지만 결혼은 불쾌함을 극복해낸 인간에게 ‘쾌락’이 아니라 어떤 ‘성취’를 약속한다. 그 성취는 재생산이 아니라 ‘불쾌한 이웃’, 다시 말해 ‘타자’와 공생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아마 그것이야말로 근원적인 의미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조건일 것이다.

혼인은 장례가 그러하듯 인류와 비슷하게 오래된 제도다. 사회 집단은 무수히 존재하지만 혼인 제도가 없는 집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혼인 제도가 없는 집단도 있었을지 모르지만, 인류학이 가르쳐주는 한 그런 집단은 어느 하나 살아남지 못했다. ‘타자와 공생하는’ 능력만이 인간의 생존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는 진리를 이 인류학적 사실이 알려주는 게 아닐까.

‘리셋할 수 있다’는 것은 ‘최종 결단’이 필요 없어진다는 뜻이다. ‘써 본 다음 그것이 정말로 자신이 원했던 물건이었는지 아닌지를 깨닫는 일’이 허용된다는 것은, ‘써 보기 전까지는 그것이 자신에게 정말로 필요한 물건인지 아닌지를 심각하게 곱씹어보지 않아도 좋다’는 태만함이 허용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태만함이 허용될 때 우리는 반드시 정신의 집중력을 아끼게 된다.

캠퍼스라는 무의미하게 넓은 공간이 필요한 이유는, 그곳에 가면 ‘자신이 알고 싶었던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 아니다. 그곳에 가면 ‘자신이 그 존재를 모른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것’과 우연히 마주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캠퍼스를 어슬렁거리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그 때문이다. 캠퍼스를 어슬렁어슬렁 부유하다 보면 ‘뭔지 통 모르겠지만 굉장한 듯한 것’과 ‘하는 말에는 모순이 없지만 왠지 수상한 것’을 직감적으로 분별해내는 전前지성적 능력이 차츰 몸에 배게 된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어떤 면에서는 대학 교육의 가장 큰 목표다.


학생이 ‘이미 아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그것을 양적으로 확대하는 교육을 할 것인가, 학생들이 ‘아직 모르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그것을 ‘욕망’하게 만드는 교육을 할 것인가. 나는 여기에 고등교육이 앞으로 고등교육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없을지를 가르는 분기점이 있다고 본다.

그 덕분에 사회주의 국가의 실험이 증명했듯 마르크스주의자에게 기업 경영을 시키면 그들은 모두가 ‘공공의 복리’보다 ‘사리사욕’을 추구하게 되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자본가는 악당이다, 라고 어린 시절부터 교과서에서 배웠으니까.
자신이 자본가가 되면 악당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자본가는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적절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좌익 학자들은 결코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는다. 자본가는 ‘악당’으로 정해져 있으므로, ‘자본가로서 적절한 행동’이 있다면 즉시 생산 수단을 인민에게 반환하고 자신도 프롤레타리아적 인격 형성에 엄숙히 힘쓰는 것 말고는 없다.

어지간한 부르주아의 자제라면 또 모를까, 평범한 학생이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친밀하게 접해온 어른들 가운데 ‘자본가’는 아마 없을 것이다. 미디어에서 자본주의론을 말하는 지식인도 자본가가 아니고 대학에서 경제의 구조를 가르치는 선생도 자본가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대상은 ‘공감할 수 있는 인간’이 아니라 ‘공감할 수 없는 인간’이 아닐까.

‘대중을 혐오하는’ 감각이 대중적으로 공유되는 시대. 그것이 니체 이후의 대중사회다.
따라서 현대의 대중사회에서 “대중은 말이야……”라는 구절로 시작되는 말에는 약간의 경계심이 필요하다. 주류를 비판하는 말 자체를 주류가 즐기는 시대에서 주류에 대해 이야기하는 말(이를테면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런 말 그 자체)을 어떻게 비판적으로 읽을지는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한 과제다.

모두 함께 살아감에 있어서 가장 합리성 높은 삶을 우리의 선조는 ‘윤리’라고 이름 붙였다.
윤리는 합리성의 앞에 있지 않다. 오히려 윤리에 들어맞는 삶을 ‘합리적’이라고 한다. 일의 순서를 착각하지 말자.
‘윤리’의 ‘윤倫’은 ‘서로 순서를 이루어 상대하는 관계’를 말한다. 유類도 그 계통의 말이다. ‘전체가 하나의 질서를 이루는 상태의 것’, 다시 말해 ‘공동체’다. 즉 ‘윤리’란 ‘공동체의 규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이치’다.

윤리가 ‘옳지 않다’고 보는 것 가운데는 ‘단기적으로만 한 경우’나 ‘일정 수 이하의 개체만 한 경우’에는 이익이 더 큰 행동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윤리에 대한 이의 제기는 대부분 ‘단기적으로 본 경우’ ‘나만 그것을 한 경우’에는 합리성에 부합한다는 논거를 뒷받침 삼아 이루어진다.
“사람을 죽이는 게 왜 나빠요?”
이렇게 묻는 아이는 누군가가 자신의 목구멍에 칼을 대고 “있죠, 사람을 죽이는 게 왜 나빠요?”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물을 때도 자기가 그 질문을 따라 외칠 수 있을지를 상상하지 않는다.
유대인을 박해한 독일인들은 ‘독일인이니까’라는 이유로 무릎을 꿇고 거리를 칫솔로 닦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지 않는다.
윤리적이지 않은 사람이란 ‘자신과 같은 인간으로만 가득 차게 된 사회’의 풍경을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인간은 한정된 시간, 한정된 공간 속에 갇혀 한 번 부서지면 두 번 다시 본래 상태로 되돌릴 수 없고, 한 번 잃어버리면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것으로 둘러싸여 있다. 인간을 둘러싼 모든 것은 불가역하게 상실된다. 그러나 ‘모든 것은 소멸하고 우리는 반드시 죽는다’라는 사실 자체가 실은 인간의 행복을 뒷받침한다. 데즈카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려 했던 것은 그 점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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