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하. 군대에서 처음으로 정보보안을 접했다. 당시 소위 계급으로 임무 수행할 수 있는 CERT반장 직책은 전군에서 한자리밖에 없었는데, 무작위 배치였음에도 운명처럼 그곳으로 인사명령이 났다. 컴퓨터 공부는 대학 공부가 전부일 줄만 알았던 터라 많이 당황했다. 대학 성적은 좋았어도 포맷 한 번 해본 적 없었고, CAT5 랜선 한 번 만들어 본 적 없었다. 12월 1일이 되자마자 폭설이 내리던 추운 겨울, 야전에서 진흙으로 얼룩진 랜 케이블을 만지는 것을 시작으로 정보보안을 배우기 시작했다.
사령부 CERT를 운영하며, 수많은 종의 보안장비를 다루고 침해 대응을 하면서도, 퇴근 후 진득이 공부하여 정보보안기사를 취득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위 아래로 인정도 받았고, 대대장님께서는 좋을 말씀도 많이 해주셨지만 무엇보다 티타늄 간을 보유하신 하드 드링커셨기에 덕분에 술도 많이 늘었다. 그렇게 나에겐 정보보안과의 인연은 특별했다.
이럴 줄 몰랐지만, 지금의 나는 누구보다 즐거운 워 게이머다. 해킹이 합법적인 취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책과 강의를 통해서 알리고 있다. 여전히 어려운 고급기술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모두가 몰라서 연구를 해야 하는 영역이 아닌 이상, 읽고/이해하고/기억하고/써먹고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여타 학술 취미와 다른 부분이 있다면, 컴퓨터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써먹을 수 있는 살아있는 지식”이라는 점이고, 이는 치명적인 매력이다.
비록, 깊이가 얕고 부족한 부분은 많지만, 시리즈를 꾸준히 출간하며 독자 여러분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 우리 모두의 성장을 기대하며 또한 축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