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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5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464g | 140*200*21mm
ISBN13 9791160072594
ISBN10 1160072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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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공원에 감시 카메라라니. 공원이란 곳은 모두가 마음 편히 가서 쉬는 곳 아니야? 그런 데를 감시한다고? 말도 안 돼. 그런 사회가 어딨어? 다들 내 말이 틀려?”
“우리는 레지스탕스! 정의를 위해 들고 일어선 시민들이다! 그래, 우리가 바로 정의의 사도!”
--- p.22

가와시마 모토키는 아버지를 여의고 올해로 스물한 살이 됐다. 아버지가 그를 얻은 나이다. 어느 날 문득 떠올려 보니 [잿빛 손끝] 가사에 나온 공장 노동자처럼 그도 지문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는 미조노구치 역 앞에 있는 ‘프사리스’에서 일한 지 올해로 2년이 됐다. 스태프가 열 명 있는, 규모가 제법 큰 미용실이다. 그는 미용사이기는 하지만 지금껏 영업시간에 가위를 들어본 적이 없다.
--- p.52

직장도 증오로 가득 차 있다. 사람 보는 눈이라고는 없는 점장과 거만한 선배, 간사한 동기들. 썩어빠진 녀석들끼리 서로 입 발린 말을 해가며 촌뜨기 특유의 질투심을 발휘해 내 발목을 붙잡는다. 일하는 보람이 없고, 월급 또한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인턴 수준이라 이대로는 스스로 나가떨어질 것만 같다.
직장은 가시방석, 집 안은 지옥. 늪에서 늪으로 무한히 이어지는 악순환이다. 한때 취미 삼아 하던 떡붕어 낚시나 트레이딩 카드 수집을 할 만한 시간과 금전적 여유도 사라져 고작 익명의 트윗을 올리며 울분을 풀 수밖에 없는 것이다.
--- p.69

―해냈어.
―해냈어.
―해냈어.
그는 같은 트윗을 세 번 올리고 이불을 뒤집어썼다.
환희가 아닌 SOS 신호였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 외침은 누구의 눈에도 닿지 않았다.
--- p.77

TV방송이야말로 미디어의 왕이라는 동경을 품고 업계에 뛰어든 하세미는 눈앞에 펼쳐진 현실이 억울하고 분했지만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가 어느 날 문득 머릿속이 번뜩였다.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하기 어렵다면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내면 되지 않을까. 회오리 자체를 만들어낼 수는 없어도 회오리 피해지에서 발생하는 빈집털이 범죄는 만들어낼 수 있다.
--- p.114

“우리는 무려 시신이 있는 현장을 찍었어. 그런데 경찰의 기자 발표를 바탕으로 한 뉴스에 뒤처지다니, 그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어딨어? 1등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실제로도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쪽이어야 해. 우리 독점으로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와이드’에서 특종을 터뜨릴 거야. 경찰에 신고하는 건 이곳에서 모은 소재를 가지고 편집까지 마친 다음이고. 그럼 수사에 돌입하는 타이밍이 ‘수고 와이드’ 방송 시작 시간 무렵이 될 테니 다른 곳은 오후 뉴스에서 다룰 수 없는 것은 물론 저녁 시간대에도 고작 속보를 내보내는 수밖에 없어.”
--- p.168

하세미는 발상을 전환했다. 사냥하는 게 아니라, 낚는다.
뜻밖에도 오키타에게서 걸려온 전화가 힌트가 됐다. 그녀에게서는 갑작스러운 일격으로 상대를 동요시키고 속내를 드러내게 하려는 의도가 느껴졌다.
마찬가지로 가와시마를 자극해 수면 아래에서 머리를 내밀고 싶은 충동이 들도록 만든다. 이쪽에서 직접 찾으러 가는 게 아닌 미끼를 던지고 저쪽에서 먼저 다가오기를 기다린다.
하세미는 안 쓰는 메일 주소로 트위터 계정을 새로 만들어 가와시마의 계정에 쪽지를 보냈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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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노 쇼고는 자신의 작품에 다양한 색깔을 입히려고 노력하는 작가로, 이번에도 새로운 색깔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SNS를 통한 실감나는 캐릭터 묘사는 현대 사회의 한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 김은모 (일본 미스터리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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