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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의 나들목 妙門
나오를 수 있는 길은 참다운 길이 아니고
일컬을 수 있는 이름은 한결같은 이름이 아니다.
이름이 없는 것은 하늘과 땅의 첫머리이고
이름이 있는 것은 송두리의 젖줄이니
언제나 바람이 없으면 이로써 그 새로움을 살피고
언제나 바람이 있으면 이로써 그 길목을 살피지만
이 둘은 함께 나와서 이름이 다른 것이라
함께 그것을 일컬어서 헤아릴 수 없다고 한다.
헤아릴 수 없기로 말하자면 또 헤아릴 수 없는
온갖 새로움의 나들목이다.
*나오르다 →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다.
*송두리 → 있는 것의 전부 → 萬物만물 또는 物물의 번역어로 사용한다.
*젖줄 → 필요한 것을 가져오는 중요한 수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나들목 → 나가고 들어오는 길목 → 門문의 번역어로 사용한다.
* 한자와 어구
1) 道도 → 길, 말하다.?常상 → 떳떳하다, 항구하다, 늘, 언제나.
2) 名명 → 이름, 명분, 이름하다, 지칭하다.
3) 可가
본동사 → 허락하다.
※ 其可左右(34장) → 그것은 左右를 허락한다.
조동사 → 가능(~ 할 수 있다), 의무(~ 해야 한다).
*구문과 번역
1) 道可道도가도
두 번째 道를 ‘(사람들이 도에 대해서) 말하다’ → 나오르다로 번역한다.
可道를 첫 번째 道의 관형구로 해독한다.
※ 無名可名(『六祖壇經 南頓北漸 第七』) → 지을 수 있는可名 이름名이 없다無.
문구 번역 → 나오를 수 있는可道 길道.
다른 번역: 道를 주어로, 可道를 서술어로 해독한 번역 → 길 옳단 길(유영모).
※ 이 번역은 可가 형용사의 한정적 용법으로 쓰일 수 있어야 한다.
2) 非常道비상도
常을 ‘항구하다, 늘 같다’ → 참답다로 해독한다.
常의 다른 번역 → 늘 그러하다(김용옥), 영원하다(김홍경).
문구 번역 → 참다운常 길道이 아니다非.
3) 名可名명가명
첫 번째 名을 이름으로, 두 번째 名을 ‘지칭하다’ → 일컫다로 해독한다.
可名을 첫 번째 名의 관형구로 해독한다.
문구 번역 → 일컬을 수 있는可名 이름名.
非常名비상명
常을 ‘항구하다, 늘 같다’ → 한결같다로 번역한다.
문구 번역 → 한결같은常 이름名이 아니다非.
* 한자와 어구
1) 母모 → 어미, 모체母體, 근본, 근원, 기르다.
* 구문과 번역
1) 無名天地之始무명천지지시
無名을 주어로 해독한다.
문구 번역 → 이름이 없는 것無名은 하늘과 땅天地의之 첫머리이다始.
다른 번역
A: 無를 주어로 해독한 번역(『정로』의 역자 김학목)
→ 없는 것無은 이름하여名 하늘과 땅天地의之 첫머리始이다.
B: 天地之始를 주어로 해독한 번역
→ 하늘과 땅天地의之 첫머리始는 이름이 없다無名.
2) 有名萬物之母유명만물지모
有名을 주어로 해독하고, 萬物을 ‘만물’ → 송두리로 번역한다.
母를 ‘모체母體’ → 젖줄로 번역한다(블로그 ‘부엌데기 마리의 집에서 집찾기 食母之讀老’ 참고 ).
문구 번역 → 이름이 있는 것有名은 송두리萬物의之 젖줄母이다.
다른 번역
A: 有를 주어로 해독한 번역(『정로』의 역자 김학목)
→ 있는 것有은 이름하여名 모두萬物의之 어미母이다.
B: 萬物之母를 주어로 해독한 번역
→ 만물萬物의之 어머니母는 이름이 있다有名.
C: 萬物之母의 之를 목적격 후치사로, 母를 타동사 ‘기르다’ 로 해독한 번역
→ 이름이 있는 것有名이 만물萬物을之 기른다母.
*한자와 어구
1)欲욕?·동사 → 바라다, 하고자(하려) 하다, 싶어 하다.?
·명사 → 욕심, 부러움, 바람.
2) 妙묘 → 묘하다, 말할 수 없이 빼어나고 훌륭하다, 오묘하다, 젊다, 예쁘다.
*구문과 번역
1)妙묘
女 + 小 + ?(小의 삐침에서 떨어진 조각)
→ 아주 작고(小) 여성(女)처럼 말할 수 없이 빼어나고 신비하다.
天地之始에 일어난 새롭고 신비한 현상으로 보아 새로움으로 번역한다.
※ 묘하다 → 모양이나 동작이 색다르다.
→ 일어난 일의 내용이 기이하여 규정하기 어렵다.
다른 번역 → 미묘하다(김홍경), 아득하다(함석헌), 오묘하다.
2)常無欲以觀其妙상무욕이관기묘
欲 = 谷(계곡에서) + 欠(입을 벌리고 있다) → 무언가를 하거나 갖고 싶은 감정.
無欲以는 수단 전치사 以를 후치사로 도치시켜 無欲을 강조한 문형이다.
※ 禮以行之(『논어』위령공 18) = 以禮行之 → 禮로써 그것을 행한다.
문구 번역 → 언제나常 바람이 없으면無欲 이로써以 그其 새로움妙을 살핀다觀.
*한자와 어구
?요 → 순찰하다, 변방, 경역.
*구문과 번역
常有欲以觀其?상유욕이관기요
?는 無名과 有名의 경계선을 의미한다 → 길목으로 번역한다.
※ ? 邊際也(홍석주) → ?는 변방의 끝이다.
?의 다른 번역 → 가장자리(김용옥), 드러난 모습(김홍경).
문구 번역 → 언제나常 바람이 있으면有欲 이로써以 그其 길목?을 살핀다觀.
*구문과 번역
1)玄현
어두워서 식별할 수 없는 모습을 의미한다 → 헤아릴 수 없다로 번역한다.
※ 幽而難見之謂玄(홍석주) → 어두워서 보기 어려운 것을 玄이라고 한다.
※ 至誠淵微(이이, 『순언』, p44) → 지극히 참되고 깊으며 미묘하다.
다른 번역 → 현묘하다(김홍경), 감다(유영모), 까맣다(함석헌).
2)玄之又玄현지우현
之는 대비접속사이다 → ~로 말할 것 같으면.
문구 번역 → 헤아릴 수 없기玄로 말하자면之 또又 헤아릴 수 없다玄.
※ 之를 동사나 주격 후치사로 번역해도 의미는 동일하다.
나오를 수 있는 도는 참다운 도가 아니고
일컬을 수 있는 이름은 늘 같은 이름이 아니다.
이름이 없는 것은 천지의 시작이고
이름이 있는 것은 만물의 모체이니
언제나 무욕으로 그 오묘함을 살피고
언제나 유욕으로 그 경역을 살피지만
이 두 가지는 함께 나와서 이름이 다른 것이라
함께 그것을 일컬어서 심오하다고 한다.
심오하기로 말하자면 또 심오한
온갖 오묘함이 드나드는 문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