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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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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소년들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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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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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0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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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0.68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5.8만자, 약 5.1만 단어, A4 약 99쪽?
ISBN13 9788996328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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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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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희. 그녀는 내 고등학교 시절 친구이자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스타였다. 스무 살 때 가수로 데뷔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가요 차트 1위곡만 다섯 곡을 발표했고, 그 외에도 많은 노래로 인기를 끌었다. 발라드와 댄스, 때로는 힙합 가수들과 함께한 클럽 넘버까지 다양한 장르를 편안하게 소화하는 천부적인 능력이 있었다. 20대 초반의 데뷔 시절에는 청순한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나이가 들면서 섹시한 여성미로 갈아탔다. 성공적인 변신을 통해 10년 가까운 인기를 누렸다.

그의 제국은 로마처럼 번영만을 거듭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이상 징후가 속속 새어나왔다. ESP의 대표적인 남녀 아이돌 그룹 사이에서 이상한 루머가 돌았다. 멤버들 간의 열애설 또는 성관계를 찍은 동영상과 관련한 소문이었다. 그리고 몇 달 전에는 박대웅과 아내 연희와의 불화설도 나왔다.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말도 돌았다.

연예인의 생활은 나체로 사는 것하고 비슷해. 나도 모르고 있던 내 몸의 흉터를 사람들이 알고 있다니까.

“니들 말보로(Marlboro)가 무슨 뜻인 줄 아냐?”
원석이 붉은 테두리가 쳐진 직육면체 상자를 손가락으로 휙휙 돌리며 물었다.
“글쎄, 그냥 담배 이름 아냐?”
내가 대답했다.
“아, 물론 이름이긴 하지. 그렇지만 영어 약자이기도 해.”
원석의 말에 다들 관심이 쏠렸다.
“Man Always Remember Love Because Of Romantic Occasion.”
그리고 해석을 덧붙였다.
“남자는 언제나 낭만적인 사건을 통해 사랑을 기억한다.”

“일단 스래시메탈은 안 돼. 다들 메탈리카를 좋아하지만 우리 그룹이랑은 이미지가 안 맞아. 나도 테스터먼트(Testament) 광팬이야. 그렇지만 합주곡은 안 돼. 우린 엘에이 메탈을 주로 할 거야. 왜냐면 우리 그룹이랑 이미지가 가장 잘 맞거든. 이름이 ‘압구정 소년들’인데 칙칙한 음악을 하면 되겠냐? 우리가 무슨 대단한 반항아들도 아니고. 우린 압구정 소년들이야. 딱히 분노할 것도, 걱정할 것도 없는 운 좋은 놈들이라고. 대신 너바나(Nirvana) 노래는 꼭 들어가야 돼. 대세는 이미 너바나로 넘어갔으니까. 엘에이 메탈도 이제 한물갔다고 보면 돼.”

우린 별로 고민할 것 없는 속 편한 아이들이었다. 경제적·사회적으로 능력 있는 아버지와 교육에 열성적인 엄마가 있었다. 큰 사고만 치지 않으면 좋은 대학을 갈 만한 성적도 유지했다. 외모 역시 다들 말끔하고, 남녀공학에 다니면서 마음만 먹으면 여자 친구도 얼마든지 사귈 수 있었다.
고민이라고 해봤자 누구나 그 나이 때면 생물학적으로 생기는 호르몬의 불균형, 또 그로 인한 즉각적인 울분과 무조건적인 감상을 극복하는 것 정도였다. 그 또래 아이들이 가질 법한, 태생적인 결핍에 대한 불만과 불안은 우리가 져야 할 짐이 아니었다. 우린 하던 대로 비싼 과외를 소화하고 학원 스케줄에 맞춰 공부하다보면 좋은 대학에 갈 터였고, 좋은 대학을 졸업하면 좋은 직장을 갖게 되고 비슷한 조건의 배우자를 만나 부모의 경제적인 지원 아래 가정을 꾸리고 사회 기득권층으로 자연스럽게 편입될 터였다. (…) 우린 싫든 좋든 태어나기를 그렇게 태어났다.

별 많은 밤하늘에 신비로운 초승달이 머물고 열여덟 살 소년이 사랑의 감정과 질투의 고통에 몸부림치던 그 순간, 깊은 어둠과 희뿌연 빛 속에서 소년의 인생은 분명하게 방향을 틀었다. 항로가 바뀐 배는 변경된 목적지를 향해 천천히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직도 항해 중이다. 목적지가 어딘지는 먼 훗날에 알게 되겠지.

내 슬픔은 납골당에서 뒤늦게 터졌다. 그녀의 뼈를 담은 항아리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코끝이 아팠다. 순식간에 뺨이 젖고 울음소리가 입을 비집고 나왔다. 항아리는 평소에 그녀가 좋아하던 색, 핑크였다.
그래. 이제 영원히 핑크색 옷을 입게 되었구나. 연희야, 잘 가.

스타의 수명이 점점 짧아진다. 그중에서도 아이돌 스타의 수명은 21세기가 되면서 5년 이하로 줄어들었다. 21세기에 가장 성공한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의 활동 기간이 5년이다. 그들이 21세기 들어 가장 장수한 아이돌 그룹에 꼽힌다. 점점 더 어린 아이들을 무대에 세우는 전략도 그런 조로화 현상 때문일지 모른다. 열다섯 살에 뽑아놓으면 5년이 지나도 스무 살밖에 안 되니까.
아이돌 그룹도 일종의 제품이다. 새로운 기종의 핸드폰이 나오면 이전 모델은 단숨에 구닥다리가 되어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더 트렌디하고 매력적인 아이돌 그룹이 속속 쏟아져 나온다.

너바나의 리더로서 전 세계적으로 록 팬을 거느리던 최전성기에 자기 머리에 라이플을 당긴 커트 코베인(Kurt Cobain)은 말했다.
―천천히 사라지는 것보다는 한 번에 타버리는 인생을 택하겠다.

누구나 다 욕망을 갖고 있다. 자기 능력만큼 욕망을 실현하고 그 과정에서 쾌락을 느낀다. 그런 메커니즘을 흔히 ‘사람 사는 맛’이라고 표현한다. 자기 능력보다 더 큰 욕망을 버리지 못하면, 즉 분수에 맞지 않은 욕심을 내면 문제가 생긴다. 무리한 방법을 택하면서 결국 자기 자신을 해치게 되는 것이다. 세상사의 골치 아픈 문제 중 90퍼센트가 그 괴리에서 생긴다. 방법은 두 가지다. 욕망을 내려놓거나 능력을 키우거나. 그 중간 어디쯤에선가 타협해야 한다.

―전 오빠가 지상에서 한 뼘쯤 떨어져 사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
그 말이 반쯤은 맞는다. 대학을 졸업할 때쯤부터 세속적인 가치에 대한 회의감이 극도로 커졌다. 회사에 취직해서 톱니바퀴처럼 일하는 삶, 결혼해서 애 낳고 살다가 서로 펑퍼짐하고 밋밋한 중년이 되는 부부, 젊었을 때는 부모님 기대에 부응하고 나이 들어서는 자식한테 창피하지 않게 살기 위해 자기 욕망을 감춰야 하는 인생 등등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삶의 형태들이 추하게만 보였다.

―콤플렉스의 시작은 놀랄 정도로 단순하고 일상적이고 사소하죠.
어쩌면 지금 내 삶의 방식도 콤플렉스 때문 아닐까? 내 안에 꽁꽁 숨겨져 있는.
연희의 죽음 때문에 예전 일을 돌아보니 알겠다. 박대웅이라는 존재가 나에게는 콤플렉스의 시작이었다. 공부도, 운동도, 심지어는 첫사랑마저도 밀렸다. 그러면서 아예 그 녀석하고는 승부조차 할 필요 없는 정반대의 삶을 택했다. 성공을 위한 인생, 쟁취를 위한 인생 반대편에 있는 삶. 서른여섯 살의 나는 지독히도 개인적인 녀석이 되어버렸다. 도시의 불빛 속에 숨어 사는 방관자.

나는 그를 두려워하고, 그는 나를 하찮게 생각한다.
맞아. 우리는 친구라고 하면 안 되는 사이야.

기대와 달리 대학 생활이라고 대단할 건 없었다. 서울대 캠퍼스는 항상 넓고 썰렁한 느낌이었다. 자의식은 과잉이나 재미는 코딱지만큼도 없는 남자애들과 성적은 상위 1퍼센트나 성적(性的) 매력은 하위 1퍼센트인 여자애들이 두꺼운 책을 끼고 넓은 캠퍼스를 누볐다. 다른 대학교 캠퍼스에는 가본 적이 별로 없어서 분위기가 어땠는지 모르겠다. 정확히 말하면 대학 문화에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누나는 여기서 태어나고 살았어. 어릴 때는 몰랐는데,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가리봉동이라는 이름이 그렇게 창피할 수가 없었어. 구로고등학교라고 들어봤어? 나도 세화여고나 청담고등학교처럼 이름만 들어도 예쁘고 멋진 고등학교에 다니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 다행히 어릴 때부터 세상의 질서를 알았지. 구질구질한 생활, 구질구질한 이름에서 벗어나려면 공부밖에 없다는 걸 알았지. 쉽진 않았어. 집안 형편 때문에 학원이나 과외를 못했거든. 아버지는 전파사를 하셨는데, 내가 고등학교 들어갈 무렵부터는 거의 벌이가 없었어. 대신 엄마가 대학교에서 청소 용역으로 일하며 번 돈으로 네 식구가 살았지. 주변에 나처럼 사는 친구 없지?”

“지구가 자전하는 소리 들리니? 소리가 너무 크면 들리지 않아. 슬픔도 마찬가지야. 슬픔이 너무 크면 밖에서는 보이지 않아.”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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