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일하는 엄마의 네 가지 콤플렉스>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획일적으로 정해놓은 ‘좋은 엄마상’과 현실적인 문제에서 상충되는 부분들로 갈등을 겪는 엄마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실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이기도 한 저자가 스스로 겪었던 문제들, 즉 아이를 맡겨놓고 한달에 한두 아이 얼굴을 보기도 힘들던 당직 시절 생활의 어려움, 작은 실수라도 발생하면 “아이까지 떼어놓고 와서 그것밖에 못해!”라며 몰아붙이는 주변사람들에 대한 아쉬움, 바빠서 엄마 역할도 제대로 못하는 자책감과 불안감을 자극하는 유아서적 판매원에게 넘어가 비싼 책을 사들고 스스로에게 화를 냈던 일, 힘겨워할 때마다 ‘일을 쉬면 되지 않겠냐’고 쉽게 말하는 남편의 이해 부족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한편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죄책감을 벗자, 둘째 자신의 육아원칙에 자신감을 갖자,셋째 육아에 대해 공부하자, 넷째 부모로서 당당하자, 다섯째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라 등 일하는 엄마들이 가져야 할 생활태도에 대해서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며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2부. 일하는 엄마를 위한 열세 가지 지침>에서는 어쩔 수 없이 일을 병행해야만 하는 엄마들이 부딪히는 문제점들을 출산시기부터 시작하여 아이를 누구에게 맡길지의 문제, 보모 또는 보육시설 고르는 법, 분리불안 극복법, 짧은 시간 동안 아이와의 유대관계 맺는 법, 가장 중요한 아빠의 역할, 조기 교육의 문제점, 호자 집을 봐야 하는 아이 관리법 등 필수 육아정보들을 연령별 아동의 특성, 인지 발달 순서와 같은 구체적인 의학 자료를 토대로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3부. 상담 사례를 통해 본 열여덟 가지 문제>에서는 박순영 원장이 병원 진료와 온라인 상담코너(www.tellmemind.com)를 통해 가장 많이 상담을 요청 받았던 실제 사례들(불안해하는 아이, 말이 늦는 아이, 아빠를 싫어하는 아이, 여러 양육자를 전전하는 아이, 유치원 가기를 거부하는 아이, 자신감이 없는 아이, 거짓말을 하는 아이, 하루종일 게임만 하려는 아이 등)을 중심으로 일하는 엄마를 둔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문제점과 그 해결 방안들을 편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는 엄마들에게는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박순영 원장의 장점은 본인이 운영하는 진료 활동 외에도 강연, 상담, 부모 프로그램 등을 통하여 폭넓게 축적된 사례에 본인 스스로도 일과 육아 사이에서 겪었던 경험을 더해 엄마들에게 가장 절실한 부분이 무엇이며 그러한 것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누구보다 명확히 짚어주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는 유난히 아이들에 대한 교육열이 높다. 방송가든 서점이든 주요 관심사는 조기교육, 영재교육, 특별한 아이 등등의 소재 일색이다. 그러나 아이를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으로 키우는 데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정작 사회적으로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일을 해야만 하는 엄마들에게 실질적인 위안과 도움을 주는 부분은 미비한 상황이다. <br/>더구나 우리 사회는 전통적 가치관에 입각한 ‘좋은 엄마’ 상을 절대 기준으로 설정해 놓은 탓에 사회 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일하는 엄마’들에 대해서는 아직도 그리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현실적 문제와 일반적 기대치를 모두 충족시키기 힘든 현실 속에서 ‘일하는 엄마’들은 항상 자책감의 그림자를 짊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일을 그만 두는 것이 방법일까. <br/><br/>‘언젠가 육아에 따른 스트레스로 아이와의 관계가 악화되는 엄마를 상담한 적이 있다. 그녀는 아이를 키울 대안이 없자 일을 그만두었다고 한다. 그런데....<br/>“하루 종일 아이와 씨름하다 보면 짜증만 나고 도대체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생각만 들어요....꼭 아이들 때문에 내 인생이 망가진 것 같고 답답하고 우울해져서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분풀이를 해버리고, 그 다음에는 또다시 자책감에 시달리죠. 아무런 삶의 의미를 모르겠고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더 편하겠다는 생각이 수시로 들고 하루에도 몇 번 씩 짐을 싸들고 어디론가 떠나는 꿈을 꿔요....”(32p)<br/><br/>이런 엄마들의 문제는 또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일과 직장 사이에서 힘겨운 줄타기를 하는 엄마들에게 비상구는 정말 없는 것일까.<br/><br/><br/>이 책의 저자 박순영 원장(광주 밝은마음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클리닉)이 엄마들에게 제안하는 바는 간단하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엄마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아이의 옆에서 보내주느냐 하는 것이 아이와 스스로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일을 마친 후 짧은 시간일지라도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지가 밝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br/>박순영 원장은 무엇보다 혼자서 모든 문제를 끌어안고 고심하다 직장과 아이 중에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절대적 선택 상황으로 스스로를 몰고 갈 게 아니라 일과 육아는 병행할 수 있다고 믿고, 엄마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선택을 위해 일과 주부역할 중 어느 것을 더 잘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최대한 합리적으로 주위의 도움을 받고,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다면 자신과 아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