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란?
종교는 인류의 역사와 일치한다. 농사를 짓기 전부터, 문자를 사용하기 훨씬 전부터 인류는 종교를 만들어냈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 결과로 지금 전 세계 60억 인류의 절반 이상이 기독교와 이슬람교, 불교를 믿고 있다. 이 외에도 그들만의 고유한 종교를 포함한다면 전 세계 인류는 거의 대부분 종교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세상은 왜 사랑과 평화, 자비가 넘치기는커녕 전쟁과 기아와 빈곤, 환경 파괴 같은 비종교적이고 반인륜적인 사건들이 끊임없이 일어날까? 지금 우리에게 종교는 무엇인가?
* 세계 3대 종교의 발생과 전파
세계 최초로 유일신을 믿은 종교는 유대교이다. 야훼의 부르심에 모세가 응답하고 십계명을 받으면서 성립되었다. 유대교는 유대인들이 믿는 민족 종교의 성격이 강하지만,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모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처음 유대교는 천국과 지옥, 사탄, 심판, 종말 같은 내용이 없었다. 그러나 조로아스터교를 접하면서 그들의 내용을 추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교리는 기독교와 이슬람교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유대교의 한 분파에서 독립한 기독교는 313년,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에 의해 유일한 종교로 인정받게 되면서 로마를 중심으로 유럽에 일신교 시대를 열었다. 이후 게르만족의 침략으로 기독교는 프랑스와 영국, 독일 등 북유럽으로 확장되었고,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대항해 시대가 열리면서 남미를 비롯하여 식민지 침략의 무기이자 명분으로 쓰이며 전 세계로 전파되었다.
관용과 배려, 평화를 상징하는 이슬람교는 기독교의 강제적 포교와는 다른 방식으로 전파되었다. 이슬람이 세계사에 등장한 것은 대략 7세기경이며 그 후 급속하게 힘을 키워 8세기에는 중동, 아프리카, 그리고 이베리아 반도까지 포괄하는 광대한 이슬람 제국을 건설한다. 이슬람 제국은 그들이 다스렸던 지역의 종교를 탄압하거나 이슬람교를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거의 확산되지 못하다가 13세기, 인도에 이슬람 왕조가 탄생하면서 전 세계로 확장되기 시작한다. 주로 이슬람화한 인도 상인과 아라비아 상인들의 활약에 힘입어 전파되었는데, 그들이 추구하던 방식을 사람들이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자연스럽게 확산되었다. 현재 이슬람교도가 가장 많은 나라는 동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이다. 중동 국가들 중에서 10위 안에 드는 나라는 한 곳도 없다.
인도의 힌두교에서 비롯된 불교는 2세기부터 중국에 전해졌고, 다시 한국과 일본에 전해지게 된다. 중국, 한국, 일본의 불교는 불경을 잘 몰라도 부처님만 열심히 믿으면 극락에 갈 수 있다고 믿는 아미타불 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스투파 불교이다. 중국은 이를 대승 불교라고 이름 붙였다.
* 독특했던 동양의 종교
오래전부터 동양인은 신에 대한 복종보다는 자연과 우주의 질서가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삶과 죽음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현실적이고 철학적인 문제에 더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동양의 종교는 우주와 자연의 질서에 대한 대답을(도교), 인간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갖가지 방법들을 알려주고(유교), 인간이 태어나고 죽는 의미와 그 해결책을 윤회와 해탈이라는 해답(불교)으로 제시해 주었다.
* 이슬람교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슬람=테러 집단’이라는 공포의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은 9·11 테러 사건 이후 미국이 제공하는 일방적인 정보를 우리가 비판 없이 받아들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이슬람은 중동의 아랍인들이 주로 믿는 종교라는 선입관이 강하지만, 기독교가 서유럽과 남북아메리카에 많은 반면, 이슬람교는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 넓은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세계적인 종교이다. 특정 지역, 특정 인종만을 위한 종교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 세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난민을 둘러싼 중동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다. 사건의 발달은 제1차 세계 대전 중 영국의 거짓말 외교에 의해 발단되었으며, 미국을 비롯한 서유럽의 기독교 문화와 팔레스타인을 위시한 중동 지역의 이슬람 문화가 충돌하는 최악의 전쟁으로 번져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로 인해 스위스, 프랑스,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하는 서유럽 여러 국가에서는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 의상인 니캅과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등 차별과 탄압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에 이슬람 원리주의자들 또한 ‘지하드’라는 명분 아래 미국과 서유럽에서의 자살 폭탄 테러 등 끔찍한 사건들을 일으키고 있다.
* 종교인의 책임과 의무
건전한 종교는 사람들이 고달픈 현실을 견디며 새로운 희망을 품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맹목적인 믿음은 때로 인류의 역사를 바꿔 버릴 만큼 엄청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올바른 종교 생활이란 무엇일까? 서로 다른 종교들 사이에서 ‘틀린 것’이 아니라 ‘닮음’을 찾는 자세가 아닐까? 비록 이름도 다르고, 믿는 신도 다르고, 경전 또한 같지 않지만 모든 종교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선을 실천하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그것을 자비라고 부르고, 기독교에서는 사랑과 용서, 이슬람교에서는 평화라고 한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