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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괜찮아
혼자서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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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괜찮아

쿄코 | 이마 | 2016년 09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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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548g | 140*205*30mm
ISBN13 9791186940136
ISBN10 11869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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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쿄코
다양한 분야의 자유 기고, 영화 시나리오, 방송 대본, 각종 기획 등 할 수 있는 모든 잡다한 일을 다 하는 프리랜서. 스스로를 하루키의 『댄스댄스댄스』에 나오는 문화적 제설 작업을 하는 청소부라고 생각하고 있다. 2012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원작이자 부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내 연애의 기억」 시나리오를 집필했고 TvN 드라마 「굿 와이프」 대본 작업에 참여했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쿄코라는 닉네임으로 로저 젤라즈니의 소설 제목에서 이름을 따온 블로그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cool120p.egloos.com)를 운영하며 일상과 고민, 다양한 생활 팁을 공유하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자립이 인생의 가장 큰 목표인 비혼주의 싱글 여성으로서 혼자 산 지 이제 19년째.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는 없으며 삶을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버텨야 한다는 진리를 시간과 경험을 통해 조금씩 체득하고 있는 중이다.
혼자 사는 삶이 즐거운 여성, 혼자 살고 싶지만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는 여성, 혼자 사는 삶에 지친 여성 모두와 느슨하지만 때로는 위안이 되는 연대를 맺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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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주류와 다른 삶을 선택하는 건 곧 모난 돌이 되겠다는 뜻이다. 모난 돌이 되기가 두려워 원하지도 않는 삶을 살 것인가? 어차피 타인의 시선과 간섭은 어떤 부분에서든 계속 쫓아오게 되어 있다. 모두가 내 선택에 대해 긍정하리라는 기대는 내려놓고, 스스로의 욕망에 솔직해질 수 있을 때 비로소 정신적으로도 맷집이 생기고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 수 있는 게 아닐까. 나는 그렇게 믿는다. ---「모난 돌 되었음을 받아들이기」중에서

독립은 이 모든 감정적인 압박에서 벗어나 진정한 혼자만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해 주었다. 문을 닫고 내 공간으로 들어와 타인의 시선에서 완전히 분리되는 쾌감은 혼자 살아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즐거움이다. 내 경우는 속옷을 입지 않아도 된다는 게 너무 좋았다. 부모님, 남동생과 같이 사는 집에서는 잘 때도 속옷을 갖춰 입어야 했고 실내복 안에도 브래지어를 꼭 해야만 했다. 청소년용 브래지어는 무조건 75A 사이즈만 생산되던 시절에 성장기를 보냈다. 제대로 맞지도 않고 툭하면 와이어가 튀어나와 몸을 찌르는 브래지어는 그 자체가 고문이었지만 아버지와 남동생이 있는 집에서는 감히 벗을 생각을 해 보지 못했다. 집에서 나와 혼자만의 방에 누웠던 첫날, 나는 속옷을 벗고 헐렁한 면 티셔츠 한 장 차림으로 누웠고 오랜만에 숙면을 했다. ---「혼자는 즐겁다」중에서

주방 일을 시작하고 한 달에 딱 두 번 있는 휴일의 첫 번째 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 근처의 페인트 가게에서 흰 페인트에 노랑 염료를 섞어 계란색으로 조색한 페인트를 한 통 샀다. 그리고 하루 종일 부엌을 칠했다. 비록 햇빛은 들지 않지만 페인트 덕에 햇빛이 가득한 느낌이 드는 그런 밝은 부엌을 상상했다. 싸구려 수성 페인트로 원하는 효과를 낼 순 없었지만 그래도 칠을 하고 나니 집 전체에 흐르던 숨 막히는 어둠은 조금 엷어졌다. 그것이 처음 내 힘으로 얻은 나만의 방이었다. ---「내게 있어 이사란」중에서

정리를 하고 청소를 하는 게 효율적이지만, 완벽하게 정리가 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청소도 하지 않는 것은 금물. 혹시 청소 전에 먼저 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여기저기 손을 대다가 어느덧 시간이 다 가서 ‘내일 마저 정리하고 그 다음에 청소기 돌려야지’라고 생각하며 얼렁뚱땅 넘어가게 되는 경우는 없었는지? 이렇게 되면 어설픈 완벽주의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물건에 빛을 찾아주는 정리 정돈」중에서

스스로를 사랑하기 위해 멋지고 높은 하이힐이 필요했던 시기, 하이힐 위에 올라서서 이 신발을 신고 있으면 더 나은 인간으로 보일 거라 위안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 시간을 보내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되었기에 비로소 하이힐에서 내려온 나도 사랑할 수 있게 된 것 아닐까. 외모만 보자면 날씬하고 팽팽했던 20대의 내가 더 나을지 모르지만, 살이 찌고 주름이 생긴 40대 초반의 나는 스스로는 물론이요 타인에게도 예전보다 여유 있고 당당한 태도를 취할 수 있게 되었기에 지금의 내가 더 마음에 든다. ---「비싼 구두가 안겨 주었던 달콤한 죄책감」중에서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한다는 말이 있다. 정말 그럴까? 보통 사람들에게 자아실현이란 일을 통하기보다는 일을 해서 번 돈을 소비함으로써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잠시 쉬면서 나의 즐거움을 위한 글을 쓰는 것도, 책을 읽으며 정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도, 아름다운 물건을 사는 것도, 주택 융자금을 갚는 것도, 고양이 두 마리를 위해 좋은 사료를 사는 것도, 가끔 공연을 가는 것도, 미술관을 한 바퀴 도는 것도 모두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다. 나를 나답게 살 수 있게 만드는 건 내가 하는 일, 그 일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이다. ---「글을 쓰며 살아오다」중에서

내 몸을 내가 원하지 않을 때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남에게 내맡기는 것. 단언컨대 이것만큼 섹스가 싫어지는 지름길도 없다. 내가 즐길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 남이 나를 건드리게 해서는 안 된다. 생각해 보라. 혼자 사는 삶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보물은 자유이다. 나는 아무에게도 간섭 받지 않고 누구에게도 휘둘리고 싶지 않아 혼자 사는 삶을 택했다. 그런데 왜 내가 원치 않을 때 누군가가 내 몸을 만지고 심지어 물리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를 인내해야 하나? ---「내 몸의 주인은 나뿐」중에서

누구에게나 삶은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그마한 행복, 반짝이는 순간들이 모이면 힘든 삶도 이어 갈 만해진다. 그 행복과 반짝임은 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끊임없이 호기심을 품고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주변에 있던 풍경들이 의미를 품고 다가온다. 삶을 의미 있는 것들로 가득 채울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그렇게 애써 찾아낸 반짝임도 영원하지는 않다. 결국 모든 것은 지나가고 빈자리엔 언젠가는 잊힐지도 모르는 기억만이 남는다. 기억의 자리에 일그러지고 흉한 것들보다는 꺼내어 닦아 보았을 때 웃을 수 있고, 새삼 마음이 충만해지는 좋은 것들을 채워 넣으면 좋지 않을까?
---「삶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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