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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 살해 사건
천황 살해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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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 살해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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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0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468쪽 | 548g | 135*200*30mm
ISBN13 9788965706922
ISBN10 8965706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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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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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히로부미는 눈을 감았다. 어상을 처음 보던 날이 떠올랐다. 원숭이 상에 곰보에다 뻐드렁니의 무지랭이 소년. 그 소년이 천황이 되어 눈앞에 있었다. 보기와는 다르게 우직하고 과단성이 있었다. 천성적으로 군왕의 기질을 타고난 사람이었다. 보기와는 다르게 판단이 예리하고 어떤 장애에 부딪쳐도 망설이는 법이 없었다. --- p.47

자신의 죽음을 미리 꿰뚫어본 그는 아들에게 자신이 기록했던 금서가 숨겨진 지도와 주술적 암호를 건네고 결국 천황에게 목숨을 주었다. 아들은 아버지로부터 그것을 받기는 하였으나 주술적 암호를 풀 수가 없었다. 그것을 찾아낸다고 해도 아버지처럼 싸울 용기도 없었다. 또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 p.51

그는 그 피를 가야금에 먹였다. 혈기를 먹은 현은 그냥 현이 아니었다. 생명선이 되었다. 명주실이 혈기에 의해 혼령과 하나가 되어 조직적으로 생명력을 얻었다. 자연의 원초적 기로 이루어진 피가 물가의 청석 사이에 끼여 자란 오동과 그렇게 하나가 되었다. 피를 먹은 오동나무가 자오동이 되어 가야금으로 일어섰다. --- p.62~63

이 나라가 친정집인 한반도와의 관계를 청산하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쳐 왔던가. 그래서 나라 이름도 백제가 망한 후 일본으로 바꾸었다. 왜왕을 천황으로 바꾸었다. 조선의 문화가 내 조국의 것이었다. 천자의 나라가 한민족이었다. 그들을 밀어내지 않고서는 진정한 천자국이 될 수 없었다. 그럼 이제 어떡해야 되는가. 진정한 천자국이 되려면 다른 나라를 제후국으로 삼고 그 나라를 경영했다는 역사가 필요하다. 어상은 이마니시 류를 조선으로 들여보내기로 작정했다. --- p.206

고토코가 보니 화선지 중앙에 손바닥 만한 그림이 그러져 있었다. 흡사 뾰족한 창끝이 어딘가를 향하여 곡선을 그리며 나아가는 그림이었다. 자기도 모르게 스님에게 내민 미로굴 그림에 시선이 갔다. 창끝이 미로를 꿰뚫고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스님이 바투어 앉더니 미로 그림을 바닥에 놓고 자신이 방금 꺼낸 그림을 그 아래 놓았다. --- p.260

“생각해봐라. 그가 황가의 정통 적자가 아니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이 나라가 어떻게 나아가고 있느냐. 천황과 황태자를 암살한 이토 히로부미가 그 중심에 있다. 메이지 유신의 흑막을 진정 모르는가. 그는 자신의 신분을 속이기 위해 스스로 신이 된 것이다. 이제 그는 남조계도 북조계도 아닌 신이 된 것이다.” --- p.275

가토 순사와 함께 다니며 이곳저곳을 탐문해보았지만 결정적인 단서는 얻을 수 없었다. 뭔가 풀려나가는 것 같더니 별 성과도 없이 또 하루가 후딱 지나갔다. 카제이 기자도 그 문제의 암호를 풀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도 거기에 어떤 열쇠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 p.294

에이스의 뇌리 속으로 조선에서 끌려와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들이 어디 사람이던가. 이 나라에서 그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개돼지였다. 그들이 일하는 곳에는 언제나 이곳 사람들의 총칼과 회초리와 몽둥이가 있었다. 잠시라도 허리를 펴면 몽둥이와 회초리가 그들의 몸으로 날아들었다. --- p.338

순간 그들은 보았다. 흙이 엄청난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밑으로 쏟아지는 모습을. 지옥의 입구가 나타나듯 지하 세계가 나타났다. 아래가 빈 것 같았던 그 바닥이 양옆으로 갈라져 있었다. 흙은 아래로 쏟아져 지하로 향하는 계단 위에 쌓였다. 조실스님과 고토코는 그 광경을 보고 놀라 입을 벌렸다. --- p.359

그러다 넷은 어느 순간 걸음을 멈추었다. 이상한 냄새에 갑자기 눈앞이 어칠거렸다. 민머리의 중늙은이와 여자 하나가 동방 한쪽 구석에 앉아 벽을 향해 쓰러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두 사람은 목이 잘리고 손발이 잘린 불상에 어깨를 기대고 있었는데 이쪽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 p.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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