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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와 바람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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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와 바람둥이

[ EPUB ]
이채영 | 가하 | 2013년 03월 2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7.0 리뷰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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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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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0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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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5.18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9.2만자, 약 6.4만 단어, A4 약 121쪽?
ISBN13 978896647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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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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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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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아, 나 남자 좀 소개시켜줘.”
“남자? 나야 상관없지만 갑자기 왜?”
“그 녀석 앞에서 보란 듯이 멋진 남자랑 사귀게. 그리고 찬찬히 그 녀석 괴롭혀줄 거야. 아직 뚜렷하게 생각한 건 없지만 그렇게 할 생각이야.”
신호 그 녀석을 생각하며 앞니를 바득바득 갈자 입에 물려있던 빨대가 걸레가 되어 버렸다. 턱을 괴고 앉은 지현이가 날 보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흐음, 복수에는 조인석만 한 사람이 없는데.”
“그 바람둥이?”
인상을 찌푸린 채 묻자 지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인석은 이름으로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상경대에서 엄청 유명한 바람둥이라고 했었다. 얼마나 유명한지 상경대에 가장 멀리 떨어진 인문대에 들릴 정도였다. 조인석은 여자가 먼저 고백하게끔 만들고 사귄 지 한 달도 안 되어 헤어진다고 했다. 신호를 사귀는 동안 다른 남자는 생각도 해본 적 없었기에 조인석이라는 존재를 여태껏 귓등으로 듣고 살았다. 그러고 보니 신호 그 녀석의 입에서 조인석의 이름이 몇 번 거론된 걸 들은 적 있었다. 거기다가 신호는 조인석을 무척이나 싫어했었다. 인물 잘난 게 인물 값 하고 다닌다고.

“솔직히 신호가 조인석 싫어하는 거 열등감 때문에 그런 거 아냐?”
지현이가 담담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 열등감이라니?”
“남자라는 족속은 이상한 데서 라이벌 의식 느낀다잖아. 자기도 제법 한 바람둥이 하고, 여자 좀 꼬실 줄 안다고 생각하는데 조인석한테 확 묻혔잖아. 특히 1학년 때 걔가 좋아했던 여자가 조인석한테 고백했다며?”
“넌 대체 그런 건 어디서 듣고 다녀?”
“여태껏 네가 속상할 까 봐 말 안 했지. 그거 말고도 많아. 내가 신호 욕 비스무리한 거라도 할라치면 네가 난리법석을 피우니까 내가 입을 다물고 있었던 거야.”
지현이에게 왜 말하지 않았냐고 화낼 수 없었다. 신호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만 나와도 그 입을 다물라며 펄쩍 뛴 건 나니까. 그 녀석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교제할 것을. 이제와 후회해도 늦었다. 이미 모두 벌어진 일이다.

“그럼 내가 조인석이랑 사귀면 그 새끼 배 아파 쓰러지겠지?”
“배 아파 쓰러지는지 어떤지는 몰라도 기분은 아마 거지같을걸? 자기랑 헤어진 여자친구가 자기보다 더 멋진 남자랑 함께 가는 걸 본다고 생각 해봐. 기절하지. 거기다가 자기가 평상시 콤플렉스 가지고 있던 남자면 기분 더 이상할걸?”
지현이의 말에 가슴 안쪽에서부터 전율이 일었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크게 울리는 소리.
찾았다! 목표물을!

“근데 너 조인석 꼬시게?”
환희에 완전히 젖기도 전에 말을 꺼낸 지현이의 표정이 묘해졌다.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지현이는 환하게 웃다 마는 내 표정을 보며 한심하다는 듯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그 놈이 어떤 놈인 줄은 알고 덤비겠다는 거야?”
처음엔 지현이의 무시하는 듯한 말투에 발끈해서 ‘난 뭐든 할 수 있어!’라고 소리쳐 카페 안 사람들의 이목을 다시 한 번 집중시켰다. 난 전생에 웅변가였나 보다. 지현이는 잠시 부끄러워하다 한참 후에야 말문을 텄다.
길을 지나다니면 매니저들이 자신의 명함을 던져줄 정도로 화려한 페이스를 가진 데다 상경대에서 그 사람을 모르면 타학교 학생이냐고 물을 만큼 상당히 이름 난 남자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인석이 그토록 유명한 건 단순히 얼굴만이 아니라고 했다. 훤칠한 키에 단단한 몸매가 몹시 수려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의 능력이라고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순간부터 부모님께 손 하나 안 벌리고 제 힘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거였다.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주제에 단 한 번의 지각이 없을 만큼 깔끔한 성적관리와 올 A+이라는 믿기 힘든 기록을 달성한 남자라는 거다.
결국 얼굴, 키, 이제는 완벽한 학벌을 위하여 한 걸음 걸어가고 있다는 거다.
지현이에게 이 말을 듣고 나서 미친 게 아니냐고 물었다. 어디 한 군데 결함이 있거나 뇌를 다친 게 아니냐고 물었다. 아니면 우뇌나 좌뇌에 로봇을 심은 게 아니냐고 따지기까지 했다. 성적이 어떻게 올 A+이 나올 수 있을까. 정말 인간미 없는 성적이다. 그에 비해 나의 성적표는 너무 인간미가 넘쳐 저렴하기까지 하다.
지현이는 아이스티를 한 번에 다 비우고 연달아 물 컵에 있는 물까지 싹 비우는 날 보며 그래도 한 가지 결함은 있으니 진정하라고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모든 걸 다 갖춘 완벽체에게 한 가지 빠진 게 있다면 성격이었다. 학과의 모든 행사에 불참하고, 다섯 번은 물어야 한 번 대답할 정도로 무척 냉담한 성격이라는 거다. 화려한 외모에 싸늘한 성격을 갖춘 탓에 사람들이 감히 범접을 못하고 맴돈다는 거다.
여자는 대체 어떻게 사귀는 거며, 대체 그런 남자랑 사귀는 여자들은 뭔가 싶었다. 알고 보니 조인석 그 남자가 직접 고백한 여자는 한 명도 없다고 했다. 무조건 고백하는 여자들 중 마음에 드는 여자를 사귀는데, 도저히 취향을 모르겠다는 거다.
모델처럼 늘씬한 여자, 섹시한 여자, 귀여운 여자, 착한 여자, 청순한 여자, 뚱뚱한 여자, 예쁜 여자, 못생긴 여자, 키 작은 여자, 키 큰 여자 등등 편식 없이 종류별로 섭취한다는 거다.
올해 들어 가장 갑갑한 순간이었다. 지현이의 말을 듣고 나서 온몸에 기가 빠지는 기분이었다. 감히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완벽체인데다 여자 취향은 종잡을 수 없고 거기다 사귀는 여자에게 굉장히 나쁜 남자라는 거다. 거기다 더 재수 없는 건 여자한테 먼저 고백 받는 주제에 자기가 걷어찬다는 거다.

“진짜 미친 놈 아냐?”
수첩을 펴놓고 지현이에게 들은 조인석의 정보를 적다가 기막혀 웃었다. 내가 유일하게 신호 그 녀석 배알을 꼬아놓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조인석인데 너무 이상하다. 내가 감당할 수 있을지 덜컥 겁부터 났다.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는 한숨을 내쉬며 거울 속 나를 보았다. 며칠 사이에 많이 지쳐 보이는 낯익은 얼굴을 보며 표정을 다부지게 지어 보였다.

“아니야. 할 수 있어. 난 할 수 있어. 예쁜 여자만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잖아. 괜찮아. 신호 그 녀석 염장에 불을 질러놓고, 조인석 넌 여자의 이름으로 내가 먼저 걷어찬다! 딱 봐! 내가 해내고야 만다! 아자!”
--- 본문 중에서 1
“나 다녀올게.”
“정말로 하게?”
주아가 걱정스런 표정 반, 미친 게 아니냐는 표정 반으로 날 올려다봤다. 난 주먹을 다부지게 쥐어 보이고 말했다.

“어. 정말로 하게.”
“진짜 그 자식이 널 제대로 미치게 만들었구나.”
난 주아의 중얼거림을 뒤로 하고 상경대 쪽으로 걸었다. 차가운 공기가 내 몸에 달려와 부딪혔다. 싸늘한 바람에 입술 끝이 가늘게 떨렸다. 예쁘게 꾸미고 온 보람 없이 앞머리가 겨울 칼바람에 사방으로 날리고 있었다.
내가 여러 곳에 수소문해본 결과 학과 행사에 머리털 하나 내비추지 않는 조인석이 유일하게 출입하는 곳이 있다는 걸 알았는데 다름 아닌 여행 동아리였다. 학기 중엔 별 다른 활동 없다가 방학 때 활발한 활동을 띤다고 했다. 그런데 이 동아리도 조인석을 닮아 조금 이상했다.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음에도 불구하고 ‘Travel’이라는 정직한 이름을 달고 있는 이 동아리는 회원 모집을 하려 애쓰지 않는다는 거였다. 오히려 오는 사람들을 이상한 면접 방식으로 신입 회원도 튕기는 것으로 유명했다. 베일에 감춰진 동아리 방에 들어갔다가 울고 나오는 여학생이 한두 명이 아니라고 했다.
혹시나 하는 불안함에 운동화와 싸우기 편한 옷으로 차려 입었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가파른 길을 따라 내려가다 문득 내가 뭐하는 짓인가 싶었다. 하지만 이내 머리를 탈탈 털었다. 이왕 시작한 거 무라도 썰어야한다는 생각이었다. 조금 있으면 기말고사다. 그 말인즉 곧 겨울방학이라는 소리다. 그러면 내가 조인석을 만날 가능성은 정말 0퍼센트가 되어버린다. 얼굴도 모르는 그 사람을 학교가 아닌 어디서 찾는단 말인가.

“싫어 못 헤어져!”
상경대 쪽문으로 들어서려는 찰나 앙칼진 목소리가 귀를 할퀴었다. 돌아보니 웬 여자가 울며불며 남자를 붙들고 서 있었다.

“싫어! 싫다고!”
‘저 차이고 있습니다’라는 걸 광고라도 할 참인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여자가 화장이 번지도록 울고 있었다. 멀리서 봐도 엘프녀라고 칭송받아 마땅할 예쁜 얼굴을 가진 여자였다.

“귀찮아. 헤어져.”
여러 가지 뒤섞인 감정 때문에 제대로 말로 못하고 몸이 떨리도록 우는 여자 앞에서 남자는 더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냉담했다. 내려가던 걸음이 뚝하고 멈췄다. 가슴 안에서 울컥하는 감정이 솟았다. 저 모습은 얼마 전 내 모습이 아닌가. 그리고 냉담하게 말하는 저 뒤통수는 신호 그 새끼의 뒤통수로 오버랩 되어 보였다.
이제 겨우 딱지 앉을 만한 내 상처가 다시 덧났다.
사랑했던 사람에게 헤어지자는 말만큼이나 잔인한 건, 귀찮다는 말이다. 이제 어떤 감정도 느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곤하다는 투로 말하는 저 말은 절대로 사랑했던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된다. 그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에게 남겨진 추억마저 빼앗아 버리는 모진 말이다.

“뭐가 잘못된 건지 말을 해줘야 알 거 아냐? 응?”
“저리가.”
어떻게 생겨먹은 자식인지 얼굴이나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남자 뒤통수를 쏘아보고 있는데, 느낌이 온 건지 남자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왜 몰랐을까. 뒤통수에 빛나는 머리 색깔의 짙은 고동색이라는걸.
눈이 마주쳤다. 마을버스 차창에 비치던 또렷한 얼굴이 전처럼 날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심장이 덜컹하고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벨을 눌러달라는 내 부탁에 머리 위에 있던 벨이나 누르라는 듯 검지로 천장을 가리킬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싸가지 없는 바람둥이 녀석의 샛노란 새싹을 말이다. 얼굴 값 정말 제대로 하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화가 나는 건 둘째 치고, 지금 저 상황은 내가 껴서 간섭할 상황이 아니었다. 무표정을 하고 있는 남자의 시선을 따라 얼굴이 눈물로 흠뻑 젖은 여자의 시선이 날 향했다. 나와 눈이 마주치기가 무섭게 얼른 눈물을 훔치는 폼이 자존심 상한 모양이었다. 더 이상 있어봐야 여자를 도울 일이 없다는 걸 알고 먼저 돌아섰다.
돌아서서 내 갈길 오긴 했지만 마음이 쓰렸다. 저 여자도 남은 시간 참 아프겠지. 이별 후 남겨진 추억이 부질없는 종잇조각이 된 걸 보며 벼랑 끝에 선 처절한 심정을 겪게 되지 않을까. 여자의 마음을 헤아리려다 잊고 있던 아픔이 떠올리는 실수를 했다. 어금니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후, 진정하자.”
나의 목적은 그 녀석으로 인해 상처 입은 내 마음을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 녀석의 마음에 똑같은 상처를 만들어주는 것이니 말이다. 가능하다면 더럽게 이별하는 저 자식도 상처 입었으면 좋겠다. 어디 가서 저런 짓 못하게 말이다.
‘Travel’
정말 정직한 이름이다. 여행 동아리 아니라는 생각을 못하겠다. 깊게 심호흡했다. 그리고 주먹을 들어 청색 문을 쿵쿵 두들겼다. 지나치는 사람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동아리 방문을 두들기는 나를 쳐다봤다. 마치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될 금기의 문을 두들기는 것처럼 말이다.
‘쿵. 쿵. 쿵.’
여러 번 두들겼음에도 문 너머는 잠잠했다. 문이 잠겼나 싶어 문고리를 돌려보니 스윽 하고 자연스레 열렸다. 문을 조금 열고 고개를 삐쭉 밀어 넣어 둘러보니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텅 빈 동아리 방이었다.

“뭐야.”
“악!”
발소리도 못 들었는데 머리 위에서 들리는 사람 목소리에 비명을 냅다 지르며 동아리 방문을 열고 뛰어 들어갔다. 남자는 한쪽 손으로 귀를 덮고서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또 이 남자다. 마을버스에서 한 번, 상경대 쪽문 앞에서 한 번, 그리고 여기서 다시 한 번. 세 번째다. 내 목소리에 심기 불편해진 남자의 표정은 날카로워졌다.

“뭐야? 남의 동아리에서.”
조용한 목소리였지만 날이 바짝 선 말투를 느낄 수 있었다. 남의 동아리라고 했다. 그럼 저 남자의 동아리란 말인가?
남자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가방을 동아리 소파 위로 던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동아리가 맞음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눈앞이 캄캄해졌다. 저 놈이랑 조인석이랑 같이 있는 동아리라니. 이 동아리, 어쩌면 얼굴 보고 뽑는 걸지도 모른다. 그래서 여자애들이 울면서 뛰쳐나간 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화장의 기술과 헤어스타일의 기술을 살려 한껏 차려입고 와도 부족할 판에 난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운동화에 후드티 걸쳐 입고 왔다. 그나마 정리한 건 머리스타일이다. 근데 이마저도 보이지 않는 가위손을 초빙하신 겨울바람 덕분에 작살났다.
진짜 다시 한 번 미치겠다.

“할 말 없어? 그럼 나가.”
겨울바람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을 차가운 목소리였다. 온몸에 소름이 돋을 만큼 살벌했다. 날 매섭게 쳐다보던 남자는 더 이상 볼 가치도 없다는 듯 시선을 내리깔았다.

“아뇨. 저기, 저는 이 동아리에 들고 싶어서 찾아왔…….”
“여어!”
나의 말은 온전히 끝마쳐지지 못했다. 등 뒤에서 반가운 목소리로 소리 지른 남자가 고동색 머리를 한 남자를 뒤에서 와락 껴안으며 동아리 방이 떠나가라 외쳤다.

“인석아! 네가 이 시간에 웬일이야!”
인석? 조인석?
아, 갑자기 하늘이 까맣게 변하는구나.
--- 본문 중에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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