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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로 만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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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로 만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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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3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88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7090985
ISBN10 8957090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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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리
스마일리는 토성을 알고 있었다. 그는 토성의 진짜 이름, 시트 색깔, 늘 얼굴을 바닥에 묻고 손으로 매트리스 끝을 꽉 잡고 자는 자세를 알고 있었다.
그러나 스마일리는 한 마디도 발설하지 않았다. 그는 바지만 입고 페디리코 데 라 페의 집에 도미노 게임을 하러왔다. 그의 벗은 등과 가슴에 햇살이 떨어졌다. 페데리코 데 라 페의 집 안에서는 형광등 불빛이 그의 몸을 비추었다. 그가 도미노 게임을 하며 서 있을 때였다. 도미노 게임은 패배로 끝나는 데 최고의 가치를 두는 불합리한 게임이었다. 스마일리는 그 게임을 자기 조상들이 개척한 수학적 원칙의 노골적인 패러디로 보았다. 그는 게임 테이블을 앞에 두고 상아 패를 섞던 중, 전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난 더 이상 이런 짓 못 하겠어. 토성이 나를 보건 말건 상관 안 해."
--- p.213
꼬마 메르세드
나는 아기 노스트라다무스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본 다음, 버스 앞쪽으로 가서 종이로 만들어진 여자 옆에 앉았다. 그녀는 자기와 자기의 창조주 말고는 자기네 일족은 아무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을 종이에 무수히 베인 창조주를 오래된 공장에 기절한 채로 남겨두고 왔다고 했다.
그녀는 슬퍼 보였다. 나는 그녀의 신문지 팔과 발목을 감싼 초록색 공작용 색판지를 보다가 만져봐도 되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녀의 팔에 손을 얹고 구겨질 거라 예상하면서 살짝 눌러보았다. 그 팔은 따스했다. 피가 혈관을 타고 손가락까지 퍼져 나갔다가 다시 심장으로 흘러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름을 묻는 내 질문에 그녀는 이름이 없다고 대답했다.
"하도 혼란스러운 와중에 급박하게 만들어지느라고 세례도 받지 못했어. 무슨 이름이 어울릴지 모르겠구나."
나는 그녀에게 내 이름을 따서 '메르세드 데 파펠(종이로 만든 메르세드라는 뜻)'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내 이름은 또 엄마 이름을 딴 것이었다. 메르세드 데 파펠은 나에게 아빠와 함께 어디로 가는 길이냐고 물었다. 로스앤젤레스에 가서 아빠는 드레스 공장에서 일하고 나는 학교에 다니면서 시멘트 위에 세워진 세계에 대해 배울 계획이라고 대답해주었다. 메르세드 데 파펠도 로스앤젤레스에 가는 길이었지만, 이유는 달랐다. 그녀는 로스앤젤레스가 자신들의 문명을 잃고 비를 두려워하는 자들을 위한 최후의 피난처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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