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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백 대신 배낭을 메고

: 소설가의 활력 갱생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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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9년 04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70g | 135*200*20mm
ISBN13 9788901230665
ISBN10 8901230666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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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구르지나 않으면 다행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에베레스트에
엉덩이가 무거운 소설가의 활력 갱생 에세이


이 책은 내일모레면 환갑인 저자가 에베레스트에 오르기 위해 네팔로 향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불과 5~6년 전까지만 해도 등산은커녕 운동과 담을 쌓고 지냈던 그녀가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인 에베레스트 정복에 나선 것이다. 물론 정상까지는 무리다. 그녀가 도전한 곳은 높이 5,545미터에 위치한 칼라파타르이다. 하지만 반려견과의 산책도 힘겨워할 정도로 평균 이하의 체력인 그녀가 어쩌다 산에 오르게 되었을까? 무엇이 그녀를 산으로 이끌었을까? 그리고 어떻게 감히 에베레스트 트레킹에 도전할 수 있었던 걸까?

이 대담한 저자는 영화로도 잘 알려진 소설 『어깨 너머의 연인』으로 제126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소설가 유이카와 케이다. 그녀는 본격적인 등산의 계기가 된 반려견 루이와의 갑작스러운 이별 이야기부터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이 산 저 산 오르다가 일본에서 가장 높은 후지산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에 오른 이야기까지 함께 산을 오르듯 생생하게 들려준다. 또한 이 책에는 젊음 하나만 믿고 아무런 준비 없이 올랐던 첫 등산의 고생담과 고소 공포증으로 피하고만 싶었던 암벽을 몇 번의 도전 끝에 등반한 성공담 등 그녀가 울고 웃으며 깨달은 산의 지혜가 담겨 있다.

등산은 허물어진 그녀의 체력과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후지산과 에베레스트처럼 높은 산을 올랐기 때문이 아니라 힘에 부쳐서, 날씨가 좋지 않아서 정상까지 오르지 못하더라도 몇 번이고 산을 만나러 떠난 그녀의 용기 덕분이었다. 그녀는 기꺼이 산과 친구가 되었고 또 다른 세계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계절마다, 날씨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산과 매번 새로운 마음으로 호흡을 맞춰나간다. 이 책은 자신만의 호흡과 방식으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애도의 기록이자, 느릿느릿 잘하지 않더라도 가장 나답게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는 용기의 여정이다. 어쩌면 아이고- 하며 괴로워하다가도 야호- 하고 우렁차게 외치는 위험한 등산의 매력에 빠질지도.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1 내가 등산을?
2 등산, 시작이 만만치 않다
3 산이 부른다
4 산이 이어준 것
5 산등성이에 반하다
6 등산은 놀이인가, 모험인가?
7 오르고 싶은 산, 오를 수 없는 산, 올라서는 안 되는 산
8 산과 파트너
9 무섭고도 기이한 산 이야기
10 후지산은 오르기 위한 산인가, 감상하기 위한 산인가?
11 겨울 산의 아름다움과 혹독함
12 장비를 다시 점검해보다
13 산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14 산도, 사람도 다양한 얼굴을 지니고 있다
15 다베이 준코의 존재
16 에베레스트에 가다

에필로그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하산한다는 마음에 한숨 돌렸다고 생각했는데 내리막도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는 말이 이런 거구나 체감했다. 작은 돌부리에도 걸리고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몇 번이나 찧으며 비틀비틀 간신히 등산로 입구까지 왔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씻자마자 곧바로 곯아떨어졌다.
다음 날, 영광의 근육통에 시달리며 굳게 결심했다.
‘두 번 다시 산에는 안 가!’ --- p.24

생활의 중심이었던 루이가 죽고 난 후 하루하루를 맥없이 멍하니 보냈다. 산책은 물론이고 더는 손수 사료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됐다. 산더미 같던 수건 세탁도 이제는 안녕이었다.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숱하게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런 상황에 부닥치자 뭐가 좋은 건지 모르겠다 싶었다. 일에도 집중이 안 되고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갔다. 각오는 했지만 상실감은 생각보다 깊었다. --- p.26

글을 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부끄럽지만 ‘아름답다’, ‘대단하다’, ‘크다’라는 단순한 단어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달리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다른 표현을 궁리할 동안 차라리 온 신경을 눈앞의 풍경에 두고 싶었다. 누구나 이런 광경을 본다면 일차원적인 표현밖에 생각나지 않을 것이다. --- p.66

대게 이런 순간에는 내려갈 일을 까맣게 잊고 만다. 하지만 돌투성이로 이루어진 너덜겅 급경사에서는 내려갈 때야말로 신중해야 한다. 오르막에서는 힘들어도 시선을 발끝에 집중할 수 있어서 무섭지 않지만, 내리막에서는 아래의 풍경이 발밑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힘듦은 물론이고 두려움까지 극복해야 한다. 롤러코스터의 가장 높은 지점에서 아래를 내려다본다고 상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 p.78

산에서 날씨를 예상할 때는 구름의 양상을 파악하고 바람의 방향과 온도의 변화를 감지해야 한다. 귀를 기울여 야생동물의 움직임도 알아차려야 한다. 사슴이나 여우라면 다행이지만 곰이라도 나타나면 어떻게 할 텐가! 대장의 말이 옳았다. 실제로 혼자 산에서 야영할 생각을 하니 좀처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내 무모한 야망은 곧바로 휴지통에 구겨 넣었다. --- p.99

산의 매력은 위험도에 비례한다. 산악인으로 불리는 사람은 그 매력에 빠져 오르지 않고서는 못 배긴다. 죽음을 감지할 때 비로소 살아 있음을 실감하는 것이다. 일반인은 이런 삶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동시에 부정할 수도 없다. 분명 죽어도 좋다는 산악인은 없을 테다. 마지막 순간까지 죽을 리 없다고 자신을 믿을 것이다. 하지만 죽음은 가차 없이 찾아온다. 바로 그 순간이 되면 어떤 생각이 들까? --- p.111

“기술보다는 체력이 중요해요. 체력이 쌓이면 오를 수 있어요.”
주위에서 격려해주지만, 멤버들이 목표로 삼은 산을 따라 갈 수 있을까?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공연히 무리할 필요 없이 지금까지와 같은 산행에 만족해도 괜찮지 않을까?
솔직히 말해서 지금도 망설이고 있다. --- p.120

출발지인 루클라는 높이 2,840미터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소형 비행기로 이동하면서 내려다보니 창밖으로 거대한 히말라야산맥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지구상에서 높이 7,000미터가 넘는 산이 있는 지역은 여기뿐이다. 그야말로 신의 작품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저게 에베레스트예요.”
--- p.227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산에 오르자 삶의 풍경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걷기의 마력


“이유는 모르겠지만 산행의 고통을 맛보고 싶었던 것 같다. 숨이 차오르고 심장이 터질 듯한 고통,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는 한계점까지 나를 몰아붙이고 싶었다. 그렇게 하면 루이를 잃은 상실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등산을?」 중에서

저자가 등산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반려견 루이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이었다. 그녀는 스위스 산악 지역 출신의 세인트버나드인 루이를 위해 매일 기온이 낮은 새벽과 밤 시간대에 산책을 시켰고 루이를 위해 두 번이나 이사를 할 정도로 지극정성이었다. 하지만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가루이자와에서도 루이는 여전히 힘겨워했고, 결국 시름시름 앓다가 가족의 품을 떠났다. 집필 활동으로 가장 바빴던 때에도 생활의 중심은 루이였다. 그런 그녀가 잠시나마 슬픔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등산으로 자신을 몰아붙이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산과의 만남은 자신과의 만남이라고 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힘든 날에도 산에 오른다는 건 지친 자신을 만나러 가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녀는 등산이 루이를 잃고 공허했던 나날을 보내던 자신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고 했지만, 결국 그녀를 일으킨 건 그녀의 용기 덕분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동네 뒷산도 오르지 못하는 체력에도 불구하고 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체력이 달려도 나의 페이스대로 가장 나답게 즐기는 것. 그것이 바로 그녀가 일상을 조화롭게 유지하는 비결일 것이다. 꼭 정상이 아니어도 삶의 풍경은 달라진다. 핸드백 대신 배낭을 멘다면.

너무 늦은 때란 없다
시작하라! 미처 몰랐던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즐거움


“‘다시 오를 거야.’
오기였는지 뭐였는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지금도 명쾌하게 설명할 수 없다. 그냥 궁금했던 것 같다. 피로와 근육통을 견디며 꼭대기까지 오르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어떤 바람이 불고 어떤 냄새가 날까? 과연 어떤 기분일까?
모든 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비록 지금은 안 되겠지만 노력하면 언젠가 정상에 설 수 있을 거야’라는 작은 소망도 싹텄다.
등산에 눈을 뜨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내가 등산을?」 중에서

저자는 자신이 산과 인연이 없다고 생각했다. 아예 산에 오른다는 발상 자체가 없었다고 한다. 한 여성 등산가의 삶을 소설로 써보겠다고 해놓고서도 산에 오르는 걸 피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녀의 주변에는 이상하리만치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녀의 남편(대장)은 등산 잡지 기자고, 그녀와 일을 함께하는 편집자들도 산은 물론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걸 운명적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는 산이 있었고, 등산과 운동 후일담 그 어디에도 끼지 못하던 그녀가 어느 날 욱 하는 심정으로 저지르고야 말았다. “나도 가고 싶어요!”
말을 내뱉은 이상 등산화라도 묶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해서 오른 산이 가루이자와의 아사마산이다. 이제는 그녀에게 홈그라운드 같은 곳이 되었다. 인근의 다른 산에도 오르고, 일본에서 가장 높은 후지산에도 올랐지만 그녀는 아사마산을 오르고 또 오른다. 지금까지 100번은 족히 넘게 올랐다고 한다. 모든 경험의 처음은 쉬워도 두 번째는 어렵다고들 하는데, 그녀는 어떻게 100번이나 넘게 오를 수 있었던 걸까. 그녀는 오랜만에 느끼는 자연의 선물에 호기심이 일었다고 한다. 어떤 풍경이, 어떤 바람이, 냄새가 기다릴지 궁금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녀는 산에서 자신도 미처 몰랐던 새로운 자신을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오늘은 아사마산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오늘은 어떤 감동을 느끼게 될까? 이 지독한 호기심이 오늘도 그녀를 산으로 이끌고 있다.

산도 사람처럼 다양한 표정이 있다
산에서 만난 기이하고, 재미있고 아찔한 순간들


이 책에는 등산 초보자였던 저자가 에베레스트에 도전할 정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은 유쾌하고도 아찔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새끼 곰을 강아지인 줄 착각하고 다가갈 뻔했던 일, 귀신에 홀린 듯 벗어나려고 해도 몇 번이고 같은 곳을 맴돌았던 일, 땅만 보고 걷다가 원숭이 무리에게 둘러싸였던 일까지. 발끝을 보고 걷는 것이 등산의 기본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걷다가는 자칫 눈 뜨고 코 베이는 상황을 맞닥뜨릴 수 있다. 그러니 산에서는 사방팔방 항상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또한 산이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듯 산에만 가면 미처 몰랐던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도 있다. 평상시에는 무채색의 정장 차림이던 사람이 등산복만큼은 알록달록한 원색의 차림으로 변신하는 경우도 있고, 함께 산에 오르면 맑은 하늘을 갑자기 비로 바꾸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비를 멈추게 하는 사람도 있다. 산에는 그림 같은 풍경과 정취가 기다리고 있지만 아찔하고 위험한 순간들이 존재한다. 동시에 자극으로 넘쳐나는 도시에서는 느끼지 못할 여유로움과 은은한 감동, 잊고 지냈던 감정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안겨준다. 이게 바로 괴로워 죽을 것 같으면서도 또 오르게 되는 위험한 산의 매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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