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 생활문화] 시리즈 소개
[1970 생활문화]는 급변하던 1960, 70년대 대한민국 생활사를 통해 오늘날을 재조명해 보는 어린이 책 시리즈입니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폐허를 딛고 농업국에서 산업국으로 탈바꿈하던 1960~70년대 대한민국은 경제 성장뿐 아니라 생활문화 각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지금 우리는 온갖 문명의 이기를 누리며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지요.
하지만 1960~70년대 생활사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점점 잊혀가고 있으며, 더구나 이 시기를 다룬 어린이 책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입니다. 이에 [1970 생활문화] 시리즈는 어린이의 시각으로 1970년대 우리나라 생활 모습을 다루고 있습니다. 물건을 사려면 시장에 가야 했던 일이며 마을에 전봇대가 세워지고 처음 전기가 들어오던 때의 놀람과 감동, 명절마다 온 가족이 이용했던 목욕탕 이야기, 온 동네 사람들이 한 집에 모여 함께 텔레비전을 보던 이야기, 동네에 하나밖에 없어 귀한 대접을 받던 전화기 등 오늘날 우리 삶의 토대가 되는 1970년대 생활 모습이 마치 한 편의 단편동화처럼 생생하게 그려져 있지요.
또한, 다채로운 정보로 그때 그 시절 그 물건, 그 장소, 그 문화가 어떻게 변화 발전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특히 요즘 아이들도 쉽게 공감 가는 이야기는 잘 알지 못하고 그저 ‘옛날이야기, 지나간 구시대 이야기’만 여겨지던 그 시대의 생활사를 즐겁고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할 것입니다.
우리 일상에 공기와 물처럼 쓰이고 있는 전기를 돌아보다!
“며칠 동안 전기가 들어오지 않자 도시는 마비됐다. 관공서와 은행은 문을 닫았고, 전철과 버스도 운행을 멈추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도 멈추었고, 집 안은 어질러진 채 너저분했다. 냉장고 안 음식은 흐물흐물 녹아 썩기 시작했다. 밥을 하거나 데워 먹기도 어려워 생라면을 부숴 먹었다. 컴퓨터는 먹통이고, 텔레비전도 안 나오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길이 없다. 해가 지면 세상은 암흑천지로 변한다. 난방도 안 되는 방 안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촛불에 의지한 채 우리는 오들오들 배고픔과 추위, 공포에 떨어야 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상상해 본 것입니다. 실제로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우리 생활은 이것보다 훨씬 더 무섭고, 어둡고, 답답하고, 느리고, 불편할 것입니다. 집 안만 해도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텔레비전, 오디오, 컴퓨터, 정수기, 전기밥솥 등등 다양하고 많은 전자제품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모두 전기가 있어야 제 기능을 하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우리 모두가 이렇게 자유롭게 전기를 사용하며 생활하게 된 것은 불과 40여 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1970년대 초만 해도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었지요. 그렇기에 이 책은 전기와 함께 생활하는 지금의 생활을 돌아보게 합니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이야기에 공감하다!
이 책은 ‘전기’를 소재로 하여 1970년대, 마을에 전봇대가 세워지고 이어서 전깃불이 들어오던 날의 놀람과 신기함, 감동을 주인공 장수의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사회 기반 시설이나 발전 시설이 충분하지 않아서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지역이 태반이었습니다. 장수네 마을 역시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등잔이나 촛불, 호야로 불을 밝혔지요. 그러던 어느 날, 동네 곳곳에 ‘전봇대’가 세워지기 시작합니다. 처음 보는 전봇대가 아이들은 너무도 신기하고 궁금하지요. 하지만 불 옮기는 나무라네요. 두려운 마음에 전봇대에서 물러납니다.
그런데 다음 날 장수는 허겁지겁 뛰어가다가 전봇대에 부딪힙니다. 전봇대를 건드리다니, 장수는 큰일 났다고 생각하여 꼼짝도 못하고 서 있었습니다. 그러나 불은커녕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장수와 친구들은 전봇대에 모여 돌멩이를 던지기도 하고 오줌도 누면서 전봇대와 가까워집니다. 낯선 것에 대한 경계심과 두려움이 새로운 놀이로 변하는 순간이지요. 이런 장수의 모습은 시대가 바뀌었지만 요즘 아이들의 모습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낯선 것에 대해서 두려워하다가 놀이와 함께 쉽게 친해져서 어른들보다 더 쉽게 낯선 것에 가까이 가는 모습 말입니다. 그래서 시대를 뛰어 넘어 이 이야기는 요즘 아이들에게도 감정 이입하여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전깃불이 처음 들어오던 날의 놀람과 신기함을 함께 하다!
장수네 마을의 전봇대는 이제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동네 최고 관심거리입니다. 전봇대가 다 세워지면 마을에 전깃불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은 모였다 하면 전깃불 얘기만 합니다. 장수도 전깃불이 어떻게 생겼나 너무 궁금합니다. 마침내 전기가 들어오던 날, 마을은 한껏 들떠 온통 잔치 분위기입니다. 장수도 일찌감치 백열전구 밑에 자리를 펴고 누웠습니다. 잠시 뒤. 번쩍! 하고 눈앞이 하얘지더니 전구에 불이 환하게 들어왔습니다!
요즘의 아이들 눈에는 장수의 행동이 우습고, 처음 전기가 들어오던 날의 모습이 신기하지 않을지 모릅니다. 뭔가 부족해 보이고 불편해 보이는 이 시대가 지금의 우리들을 있게 한 출발점이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시작한 전기가 변화를 거듭하여 지금에 이르렀으니까요.
장마다 펼쳐지는 학습 정보, [돌려보는 통통 뉴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지식 정보, ‘돌려보는 통통 뉴스’가 이야기 방향과 다르게 옆으로 돌려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가는 데 정보 글이 방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정보가 이야기와 같은 방향으로 적혀 있으면 쪽마다 정보 글을 읽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있고, 마지막에 모아두거나 별도로 모아두면 제대로 잘 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돌려보는 통통 뉴스’는 이런 점을 고려하여 이야기의 글 방향과 방향을 달리했습니다. 이야기 흐름은 방해하지 않으면서 정보에 대한 흥미를 계속 주어 아이들이 스스로 정보 글을 찾아 읽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다 읽고 정보 글을 세로로 모아서 보거나 책 앞에 있는 목차를 보고 필요한 정보만 찾아서 볼 수 있습니다. 정보 글이 초등학교 사회 교과와 연계되어 있어 학습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