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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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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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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1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25g | 125*181*20mm
ISBN13 9788993285567
ISBN10 89932855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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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야? 할 말이라는 건 또 뭐고?"
밝은 전등불 밑으로 보이는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다.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나는 냉정한 어조로 그녀에게 재촉했다.
"저와 이혼해주십시오."
히사코는 꿀꺽 침을 한 번 삼킨 다음 조금 쉰 듯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 앞에 앉아 있는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혼해주십시오."
이번에는 확실한 어조로 히사코가 다시 한 번 말한다. --- pp.42~43

'그와 나는 그만큼 깊은 관계를 맺어왔으니까.'
사토미가 남긴 이 말을 되새기며 나는 복잡한 생각에 빠져들었다.
역시 사토미 고이치로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요 며칠 동안 혹시 그가 몰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모두 잘못된 생각이라는 확신이 들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는 언제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걸까? --- p.56

"이제 이것으로 우리는 끝이야. 이건 당신을 위한 결정이야."
카렌은 담담한 목소리로 이별을 입에 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한마디 덧붙였다.
"아-아. 그런 전화는 당신에게 하는 게 아니었는데." --- p.77

"사랑하는 사람과는 어떤 일을 해도 즐겁지. 여행이나 영화, 쇼핑을 함께하는 것도 좋지만,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는 어디에도 가지 않고 둘이서 방 안에 있는 게 최고야." --- p.116

"우리 어머니는 몸이 약했던 여동생만 예뻐했고 아버지는 너무 일찍 돌아가셨어. 그래서 난 부모님의 사랑을 거의 못 받고 자란 것 같아.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렇게 어른스럽게 보여도 난 정말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이야. 그런데 최근 2년간 츠토무를 만나면서 내 외로움을 메워줄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 그래서 헤어지고 싶어."
치카가 이렇게 말하자 츠토무가 말했다.
"외로웠으면 그렇다고 말해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언제나 냉정한 표정이더니 이제 와서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이라고 하면 그건 반칙 아냐?"
"상대가 외로운지 아닌지 말로 해야만 알 수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이 문제가 있는 거야." --- p.138

그런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자 일주일이 지난 순간부터 만나고 싶고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열흘이 지나자 거꾸로 아무 연락도 하지 않는 히데이치가 미워졌고 반달이 지난 지금은 그의 안부가 걱정되었다. --- p.163

치카는 자신의 선택에 조금의 잘못도 없기를 열망했다.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는 자기만 아는 일이다. 누군가와 경쟁심을 갖고 미래를 결정한다거나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르게 살고 싶다는 기준으로 미래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 정말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에는 결코 경쟁이나 모험심이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에는 자기 영혼의 목소리가 지시하는 바대로 스스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 --- p.174

"어쨌든 집에 돌아오면 텔레비전을 켜. 딱히 텔레비전을 볼 필요는 없어. 그냥 어른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전혀 느낌이 다를 테니까."
역시 마이코는 독신생활의 베테랑이었다. 그녀의 충고는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이후 미사키는 방에 들어서자마자 텔레비전을 켜는 게 습관이 되었다. 전화를 걸 때에도 볼륨을 조정하면서 자기 전까지 화면을 계속 켜놓았다. --- p.200

'이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 게 아니야. 단지 아내가 될 만한 대상을 찾고 있는 거야.'
이 두 가지가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 아내 될 사람을 찾는 게 왜 잘못인지 그건 잘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미사키로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지점이었다. --- p.239

하지만 실제로 20년이 지난 지금, 미사키는 아직도 자신이 어른이 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놀랍고도 한심할 정도로. 아니 그보다는 인간이란 본래 어린아이의 상태에서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서른아홉이 된 지금도 그녀는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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