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나의 인생이지만 그녀는 나의 삶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순간을 꼽으라면 대학야구 우승의 순간, 세계야구선수권대회와 올림픽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을 때,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에서 첫 승을 거두었을 때, 어쩌면 단 한 번뿐일지도 모를 WBC우승의 순간. 그중의 하나일 수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 했었고 행운도 나와 함께 해 주었다는 것이다.
야구를 시작하고 더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해 나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자가 되어야 했기에 동료들이 떠난 그라운드에서 혼자 남아 이를 악물며 연습하면 다음날, 또 그 다음날 전날보다 나아진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더 지독하게 연습했고 그것이 오늘의 나를 있게 해 주었다.
하지만 사랑은 내가 노력한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가지고 싶다고 해서 내 것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서로를 향해 바라보는 시선도, 마주한 시선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깊이 또한 같아야 했다.
돌이켜 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순간들은 그녀와 함께 했던 그 시간들이었다.
창을 통해 들어오던 시원한 바람에서 그녀의 향기가 느껴졌고, 열린 문틈 사이로 보이던 그녀의 모습은 내 마음을 설레게 했다. 그것은 세월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녀는 여전히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단 한 사람이다.
(꿈을 향한 끝없는 도전-장우현의 자서전 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