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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있으면 어디든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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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6년 04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388g | 127*188*30mm
ISBN13 9788972885757
ISBN10 8972885754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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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허한 마음과 심심한 혀를 달래주는 술과 사랑의 이야기

『술이 있으면 어디든 좋아』는 제141회 나오키상 수상 작가 기타무라 가오루의 장편소설이다. 허한 마음과 심심한 혀를 달래주는 술과 사랑의 이야기로, 풍류라면 빠지지 않는 문예잡지의 편집자 코사카이 미야코의 배꼽 잡는 음주 해프닝과 맨 정신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독한 연애사, 일과 결혼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하루하루를 그리고 있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묻어나는 미스터리 작품으로 일본에서 사랑받고 있는 기타무라 가오루는 2006년 『일본 동전의 수수께끼』로 본격미스터리 대상을, 2009년 『백로와 눈』으로 141회 나오키상을 수상했으며, ‘시간과 사람’ 3부작인 『스킵』, 『턴』, 『리셋』은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져 화제가 되었다.

“이 세상 괴로운 일, 슬픈 일이 어디 한둘입니까. 당신에게 당한 수모 정도는 깜도 안 되지요. 날이 갈수록 거세지는 세상풍파, 아아, 술이라도 있어 다행이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렇게 좋은 벗들과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것도 다 당신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고마워요, 고마워. 코사카이 씨.”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장 레드 와인의 전설 7
2장 4차원 끝말잇기 34
3장 시코타마 가면과 시타타카 아가씨 59
4장 반지 이야기 88
5장 가루이자와의 밤에 묻히다 116
6장 근성 제로 153
7장 『치에코쇼』 188
8장 칵테일과 감자 221
9장 왕비의 머리장식 248
10장 깨져도 결국 314
11장 코끼리 코 350
12장 위스키 캣 387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남겨서야 될 말인가, 내가 다 없애주지.’라는 결심은 아니었다. 다만 버리긴 아까우니 대충 위 속으로 옮겨 담아볼까 하는 생각이었다. 시작할 땐 분명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바닥에 주저앉아 저 혼자 부어라 마셔라…… 허나 때는 꽃 피기도 이른 시절, 찬 바닥에서부터 냉기가 스멀스멀 뼈 속으로 스몄다.
그러거나 말거나 술은 술술 잘도 넘어갔다. 물처럼 들이켠 것은 아니다. 물이었다면 이렇게는 마실 수 없다. 같은 액체인데 참 신기한 노릇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어느 틈에 술병은 공병이 되어 줄지어 섰다. --- p.17~18

“세상은 참 서글픈 거야. 자, 마셔, 마시라고. 세토구치, 그렇다고 울지는 마. 고쿠토 소주*(* 흑설탕 소주) 시킬까?”
하고 서언니가 부추겼다. 문언니는 규슈 출신으로 소주파다. 서언니는 계속해서 불을 지폈다.
“헌데 들어봐. 고쿠토 소주를 좋아하는 프랑스인이 있었대, 그런데 그 사람이 글을 좀 쓰는 문학가라나 뭐라나. 이름이 ‘장 콕토’라고……” --- p.94

“정직한 사람이군요.”
놀랄 일이다. (…) 술 취해 다쳐서 병원에 왔는데 어째 도덕적인 칭찬을 듣는 거지? 미야코는 절로 고개가 외틀렸다.
의사는 말을 이었다.
“여자들은 대개 이런 상황에서 ‘넘어졌다’고 씁니다.”
그러면서 문진표에 다치게 된 경위란을 톡톡 쳤다.
흰 종이에 꾹꾹 눌러쓴 글자. ‘술이 떡이 돼서.’ --- p.155~156

“네. 한번은 어느 작가 분과의 미팅에서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이었는데, 그분이 ‘자, 일도 다 끝났으니 마티니 한잔 시원하게 비웁시다.’ 하셨죠. 다들 이미 전작이 있는 상태에서 원샷하고 밖으로 나갔는데……”
“어떻게 됐어요?”
“비틀비틀…… 제 머리가 저쪽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것만 같더라고요. 머리가 제 몸을 떠나 저 멀리 있는 느낌이었어요.”
“와아아.”
“독한 마티니의 참맛을 알 수 있는 것은 첫 잔이라고들 하죠. 날이 새도록 마티니를 들이켜는 것은 술이 사람을 마시는 거지, 사람이 술을 마시는 게 아니죠.” --- p.239

‘난 매실이고, 오코조 씨는 킨미야 소주 같아.’
라는 엉뚱한 생각이 다 들었다.
기대 이상의 작품을 한꺼번에 받았지, 요리는 시키는 것마다 전부 싸면서도 맛있지, 술은 술술 잘 넘어가지…… 미야코는 천국에 온 기분이었다. --- p.275~276

“이봐 코사카이, 옛날 바람 부는 스코틀랜드 양조장에는 위스키 캣이라 불리는 고양이가 살았어.”
“고양이요?”
불쑥 희한한 단어가 나왔다.
“그 녀석이 수없이 몰려드는 적들로부터 보리를 지켰지. 목숨을 걸고 날카로운 부리로 쪼아대는 까마귀와 긴 이빨로 갈아대는 쥐놈들하고 싸웠다고. 상처 입고 쓰러져도 결코 굴하지 않았어. 음 그래, 몰트위스키라는 건, 그 녀석이 자존심을 걸고 지켜낸, 생명수다 그거야.”
미야코도 이케이도 자꾸만 구부러지는 등을 일으키느라 애썼다.
쓰야키는 계속 기분 좋아 떠들었다.
“어때 코사카이, 이케이. 우리 편집자들이 그렇잖아. 우린 책 만드는 공장에 사는 위스키 캣이잖아.”
--- p.402~40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술이 술술, 하지만 인생은 안 술술!

문제적 그녀의 이름은 의미심장하게도, 코사카이 미야코(小酒井都).

‘코사카이’는 ‘술이 마르지 않는 샘’이라는 뜻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인 코사카이는 아니나 다를까, 퇴근만 하면 술집이 즐비한 골목에 선배 언니들을 불러 모아 술을 들이켜는 것이 인생의 낙. 입사 환영회에서 대선배 편집장의 하얀 와이셔츠에 레드 와인을 부은 일을 시작으로, 팬티 실종 사건, 명품 가방 손괴 사건, 취중 노숙 사건, 노인 상해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연달아 일으키며 도쿄 회식계의 역사를 새로 쓴다.

술만 잘 마시는 그녀가 아니다. 코사카이는 매달 반복되는 잡지 원고 마감에도 끄떡없는 강철 체력에 작가와의 만남이나 삽화가 섭외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열정, 번뜩이는 아이디어까지 고루 갖춘 출판계의 수재로, 술이면 술, 일이면 일 못하는 게 없어 선배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그런 그녀에게 부족한 게 딱 한 가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연애.

코사카이에겐 대학 때부터 사귄 남자친구가 있다. 모처럼 남자친구가 값비싼 프랑스 식당에서 약속을 잡자, 코사카이는 드디어 프러포즈를 받는구나, 하고 쾌재를 부른다. 서른 즈음의 그녀는 한창 일에 재미가 붙은지라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할 생각이지만, 자리가 자리인 만큼 화려한 꽃무늬 원피스를 차려입고 약속 장소로 향한다. 헌데 남자친구는 딴소리만 지껄이더니 한다는 소리가…… 코사카이는 그날 밤 결국 술잔을 꺾게 된다.

“나는 매실이고, 오코조 씨는 킨미야 소주 같아.”

와인처럼 부드럽게 감돌고, 마티니처럼 알싸하게 파고드는
당신 그리고 로맨스의 맛!

복숭아 맛 맥주, 린데만스 페슈레제, 코리앤더 향이 은은하게 감도는 흰 맥주 호가든, 토탄 향과 바다 향이 코를 자극하는 아이라 위스키, 사랑을 기원하는 일본 술 구도키조주, 소박하고 청량한 맛이 느껴지는 킨미야 소주……

각종 알코올과 화려한 안주의 향연으로 점철되는 소설 속 술자리에선 그저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소박한 꿈과 꼿꼿한 자신감을 가진 여인들의 수다가 시종일관 펼쳐진다. 체격만큼이나 넉넉한 이해심을 지닌 왕언니 오타 미키, 넘치는 애교와 재치 있는 말발로 술자리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문고부의 문언니, 껌 좀 씹은 포스로 남자 후배들을 덜덜 떨게 만드는 오소네 편집장, 술만 들어가면 훌훌 벗고 한데 드러누워 잠이 드는 세토구치 마리에. 개성 강한 여성 캐릭터들이 일과 사랑, 결혼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풀어놓는 응큼한 속내가 공감을 일으키며 우리를 작품 속 술자리로 끌어들인다. 마치 ‘여기 앉아봐요. 당신 남자친구 이야기 좀 들려줘요’ 하고 말을 거는 듯.

하나둘 운명의 상대를 만나 알콩달콩 제2의 인생을 꾸려갈 때쯤, 코사카이 앞에도 입에 착 감기는 술처럼 딱 맞는 반쪽이 나타나는데……

허무맹랑한 농담과 장난과도 같은 언어유희,
예기치 않게 술자리에서 마주하게 되는 삶의 정수!

농담와 문장(文章) 사이,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를 오가며 전개되는 그녀들의 수다 속에서 우리는 예기치 않게 놀라운 진리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인생의 진정한 즐거움은 어쩌면, 하하 호호 깔깔대며 허무맹랑한 우스갯소리를 지껄이는 오늘의 술자리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이 소설에서 가벼운 농담과 장난과도 같은 언어유희로 독자에게 말을 건넨 작가 기타무라 가오루는 소설 속의 판화가, 오코조에게 자신을 투영한 것 같다. 소설 속에서 오코조는 이렇게 말한다.

“무거운 그림은 제 세계의 원점입니다. 무엇을 그리든 어둠이 늘 배후에 있죠. 하지만 이렇게 남들이 보고 즐거워하는 그림도,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니라고 그때 깨달았습니다. 작품의 표현은 만드는 사람의 마음먹기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이런 그림을 주저 없이 그릴 수 있는 겁니다.”

가벼움과 무거움. 예술에서 그것은 표현방식의 차이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타무라 가오루가 이 한 편의 농담과도 같은 소설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일까? 추측컨대 그 또한 아주 가벼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한잔해라. 그리고 웃어라.’
한순간이나마 누군가를 웃게 만든다는 건 얼마나 보람된 일일지. 작가의 개그 본능에 하염없는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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