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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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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4년 0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507쪽 | 512g | 128*188*35mm
ISBN13 9788970126197
ISBN10 8970126198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많이 있으나, 손상 없는 상품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멀리서 들려오는 북소리에 이끌려
나는 긴 여행을 떠났다.
낡은 외투를 입고
모든 것을 뒤로한 채...

1986년, 하루키는 지쳐 있었다. 거미줄처럼 짜여진 강연과 원고 청탁도 문제지만, 자신이 이 생활을 끊을 수 없으며 이렇게 성큼 마흔줄에 들어설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더 컸다. 나이를 먹는 것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라지만, 어느 한 시기에 달성해야 할 무엇인가를 하지 않은 채 그 나이에 도달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강박관념. 이것이 어느 날 아침 그가 서둘러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이유다.

3년간 그리스의 외딴 섬과 로마의 겨울을 지내며 기록한 이 여행 에세이는 사실 '여행'의 기록이라기 보다 '생활'의 기록에 가깝다. 여행 에세이니 필시 낯선 곳의 풍광을 담고 있을 터이지만 뜨내기 여행자의 기록과는 달리 시장과 거리 언저리에서 작가가 직접 만나고 겪은 유럽과 유럽인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는 이 시간 동안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글쓰기'를 유지해 나갔다는데, 그 휴식과 이완의 시간을 통해 하루키의 명작『상실의 시대』가 탄생했으니 그의 휴식은 진정 달콤했노라. 절판된 지 9년만에 다시 출간된 반가운 작품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차례

머리말 / 즐거운 여행 스케치
로마
스펫체스 섬
미코노스
시실리에서 로마로
로마
봄의 그리스로
1987년, 여름에서 가을
로마의 겨울
1988년, 공백의 해
1989년, 회복의 해
이탈리아의 몇 가지 얼굴
오스트리아 기행
마지막에-여행의 끝

역자의 말 / 읽는 기쁨, 번역하는 즐거움

저자 소개 (2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 99/9/14 이상구(flypaper@yes24.com)
'먼 북소리'....하면 아주 인상깊게 떠오르는 구절이 하나 있다. 알리바이를 확보하기 위해 인용하면,

'.....왜 우리는 성공하기 위해 그토록 서두르며, 무모한 계획을 세우는가? 어떤이가 그의 동료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아마 그는 다른 곳에서 들려 오는 북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기 때문일게다. 그 음율이 어떻든, 또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든, 그가 듣고 있는 그 소리에 맞춰 걸어가도록 가만히 놔둬라. 사과 나무나 떡갈 나무만큼이나 그가 빨리 여물어 가야한다는 건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다. 그의 계절은 아직 봄인데도, 그를 여름으로 넘겨야만 한다는 것인가? .....'

소로우의 초월주의적 명상록인 월든(Walden)의 결말 부분인데, 어떤 이유로 번역본을 가지고 있지 않아, 적확한 번역을 옮기지 못하고 대충 원문에서 의미만을 따 보았다.

미국적 실용주의와 자수성가형 인간을 양성키 위한 모범답안 정도로, 현대에도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또한 그에 걸맞게 항상 새롭게 읽히고 있는 이 텍스트의 종결부에 이르러, 소로우는 누구든지 자기 북소리에 맞춰 스스럼없이 걸어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한 때 시위대열의 선두에서 일사불란한 대오를 유지시켜 주던 농악대의 북소리에 비유되어 자뭇 심각하게 왜곡된 채 해석되기도 했던 이 북소리 메타포는, 그 순순한 뜻에서는 '자신의 나아갈 바를 자기 페이스대로 성실하고 진지하게 견인해야 한다'는 의미 정도로 바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기 북소리에 맞춰 걷는다'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집단적 제의로서 들려 오던 그 시위대열의 북소리...그 북소리를 무심코 외면할 수 만은 없었던 아픈 기억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걷든지 뛰든지 그 모든 행동 이전에, 자기 자신의 방향성을 지시해 줄 북소리는 찾기조차 힘든 것일지도 모른다. 도무지 들리지 않아서 놓치는 경우도 있고, 또한 너무 먼 곳에서 단지 미명처럼 존재함으로 인해 다가 서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심하면, 듣고도 뭐가 뭔지 몰라서 지나쳐 버리거나 혹은 박제된 동물마냥 멍하니 듣다가 그냥 놓쳐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그 북소리란 개인이라는 한계상황 내에서 존재할 수 밖에 없고, 그 북소리를 듣는다는 자체가 인생의 전환점이라는 비유적인 의미상, 지극히 머나먼 곳에 위치할 수 밖에 없다. 말할 필요도 없지만, 우리 모두는 그 북소리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찾고 있으며, 지금도 어느 한 곳에선 그 아득한 미명의 북소리를 쫓아 머나먼 고행길을 마다하지 않는 숱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하루키는 그 먼 북소리를 1986년 가을에 듣는다. 재수가 좋았다면 좋았다고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1989년 가을까지 꼬박 3년 동안 지속되어진 '먼 북소리'에 이끌린 이 유럽 체류 기간 동안, 하루키는 <노르웨이의 숲>과 <댄스 댄스 댄스>라는 2권의 장편 소설을 쓰고, 몇권의 번역서 및 단편집 , 그리고 유럽의 스케치를 모았다는 여행기이자 에세이인 이 책 <먼 북소리>를 탈고하게 된다.

하루키 자신도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듯이, 그는 나이 40이 되기 전에 '정말 알알하게 내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생의 시간을 자신의 손으로 쥐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이라는 한계상황 하에선, '일상에 얽매여 있는 사이에 긴장감도 없이 질질 나이를 먹어버릴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무엇인가를 잃지 않고 또한 그 어떤 것을 찾기 위해 머나먼 여행길을 스스로 자처했다고 한다. 그러한 이유로 이 책에는 뭔가 절실하고 팽팽한 긴장감 같은 것이 감돈다. 숙명적인 운명의 그림자 같은 것도 엿비친다. 자칫 무거워질 수도 있는 포맷이다. 하지만, 그 상황하에서도 생생한 표현력 자체는 살아 숨쉰다. 귀염성 있는 표현도 잊지 않고 삽입되어 있다. 칼라 사진도 곁들여 있다. 장기인 동물 메타포도 아주 많다. 게다가 두껍다. 그러면서도 지루하지 않다. 한마디로 수작이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95년 말 군대 말년에 읽었던 느낌과는 판이하게 다를 수 밖에 없다. 고로 이번 독서를 계기로 난 무라카미 하루키 비소설 부분 순위 차트를 새롭게 조정한다.

'이번 주 무라카미 라디오...비소설 부분 1위는...' 둥둥둥둥둥둥....'네...북소리만 듣고도 벌써부터 환호하시는 팬들이 계시는군요!'. '1위는....둥둥둥둥둥둥....1위는 군에서 제대하자마자 그 기세를 몰아 5계단 초고속 상승한....<먼 북소리>입니다!!!!' 칼라시트 조각이 날리고 팡파레가 울려 퍼진다. '아사히도 트리오'의 진심어린 축하의 꽃다발, 웃고 있지만 분을 참을 수 없다는듯 표정이 어중간한 '밤의 거미 원숭이', 아랫입술을 닥다무며 반짝 스타의 꿈을 접는 '슬픈 외국어', 무슨 영문인지 몰라 하는 'A to Z',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하는 '변경/근경', 하염없이 부러운 듯 쳐다보는 '언더그라운드'....사뭇 감동적인 광경입니다. 그럼...이번 주 순서는 <먼 북소리>의 1위곡 '터키의 옛노래'를 들으면서 이만 마치겠습니다. '....먼 북소리에 이끌려 나는 긴 여행을 떠났다. 낡은 코트를 몸에 걸치고, 모든 것을 뒤에 남기고'....그리고 페이드 아웃.....

(썰렁해서 죄송합니다) 다시 세상 속으로.

이 책은 여행기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무라카미 하루키 읽기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 북'으로서의 미덕 또한 충실히 수행한다. 오랫동안 아슬아슬하게 옆에서 지켜 보았던 절친한 친구 한쌍이 어느날... '우리 결혼하기로 했어'라며 입가에 미소를 살폿 얹고 웃는다. 그리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하기 시작한다. 난...그저 한 손으로 턱을 괸채 고개를 5도 가량 왼쪽으로 젓히구 푸근하게 듣기만 하면 된다. '으음....그랬었구나...', '정말 그런 일이 있었단 말이지?', '힘들었겠구나..하지만 참 잘 극복했어...' 등등...난 그냥 땅콩이나 만지작 거리면서 가만히 듣고 있으면 된다. 그러면 하나씩 하나씩 궁금증이 풀리기 시작한다. 입가의 미소는 눈으로 옮아 간다.

<노르웨이의 숲>에서 장면마다 왜 그렇게 비가 많이 내렸던가 하는 이유를 알게 된다. <댄스 댄스 댄스>에서 '나'는 왜 하와이를 찾아 떠났는지를 알게 되고, '나'가 호텔 로비에서 유미요시를 기다리며 읽던 잭런던의 자서전은 역시 <마틴에덴> 이였구나를 확인하게 된다.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 <깃털>에 나오는 반은 야생화된 공작 'Joey'는 그리스 로도스 섬의 야생공작이 무대가 되었음을 알게 되고, 움베르토 에코의 에세이 <연어와 여행하는 방법>에서 소개되었던 엉터리 이탈리아 만물상에 대한 디테일을 다시 한번, 더욱 더 생생한 울림으로 확인하게 된다. 이 역시 당연한 생각이겠지만,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는 책읽는 잔재미를 한층 더 산뜻하게 만들어 준다. 더욱 더 강력하게 매료시킨다. 이제서야 깨닫는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옆집 여고생이 HOT의 라이브 사진집을 왜 그렇게 소중하게 안고 있었는지, 집 근처에 살던 사촌 동생이 왜 그렇게 컴퓨터 하드웨어의 업그레이드에 집착하게 되었는지,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세워진 파이어 버드 디스플레이 패널 상단부에 왜 똑같은 모양의 미니카가 접착제로 붙어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어렴풋이 깨닫는다. 그렇구나..하고 깨닫는다. 문화란...중.독.성.이 있는 것이였구나...하고 새삼스레 깨닫는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소설을 쓰면서 나는 죽고 싶지 않다. 죽고 싶지 않다. 죽고 싶지 않다라고 계속 생각한다. 적어도 그 소설을 무사히 끝마칠 때까지는 절대로 죽고 싶지 않다. 이 소설을 완성하지 않은 채 도중에 죽게 되는 것을 생각하면 나는 눈물이 나올 정도로 분하다. 어쩌면 이것은 문학사에 남을 훌륭한 작품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이것은 나 자신이다.
--- 이탈리아 ‘로마’에서 자신의 심정 피력
이탈리아에도 많지는 않지만 조깅을 하는 사람은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조깅족은 미국이나 독일의 조깅족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일본의 조깅족과도 물론 다르다. 나는 여러 나라의 여러 동네를 달려보았지만 이탈리아의 조깅족은 선진국치고는 꽤 특수한 부류에 속하는 것 같다. 첫째 멋을 많이 부린다. (…) 이탈리아 조깅족의 두 번째 특징은 혼자서 달리는 사람이 거의 드물다는 것이다.
--- ‘남유럽 조깅 사정’ 중에서
매일 계속해서 소설을 쓰는 일은 고통스러웠다. 때때로 자신의 뼈를 깎고 근육을 씹어 먹는 것 같은 기분조차 들었다. 그렇지만 쓰지 않는 것은 더 고통스러웠다. 글을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글은 써지기를 원하고 있다.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집중력이다. 그 세계에 자신을 몰입시키는 집중력, 그리고 그 집중력을 가능한 한 길게 지속시키는 힘이다. 그렇게 하면 어느 시점에서 그 고통은 극복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을 믿는 것. 나는 이것을 완성시킬 능력을 갖고 있다고 믿는 것이 중요하다.
--- 이탈리아의 ‘시실리’에서
돌담은 블록 담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큰 비만 오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정말 멋진 담이다.
“몇 년 뒤에 다시 큰 비가 오면 또 무너지겠지.”
“무너지면, 또 다시 쌓겠지” 하고 아내가 말한다.
그렇다, 그들은 벌써 몇 천 년이나 그 일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역시 그리스인은 될 수 없을 것 같다.
--- 그리스의‘스펫체스 섬’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하루키 특유의 언어가 그린 유럽 여행 스케치

《먼 북소리》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3년간(1986년 가을에서 1989년 가을까지) 유럽을 여행하는 동안 문학은 물론 자신의 인생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한 삶의 기록이다. 하루키는 이 여행 중에 두 편의 장편, 《상실의 시대》와 《댄스 댄스 댄스》를 발표했고 이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를 넘어 세계적인 인기 작가가 되어 있었다. 이 사실은 여행 기간 동안 얼마나 치열하게 자신의 삶과 문학을 직시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책은 여행기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 북’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한다. 마치 가슴 훈훈한 옛날이야기를 듣듯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상실의 시대》에서 장면마다 왜 그렇게 비가 많이 내렸는지, 또 《댄스 댄스 댄스》에서 ‘나’는 왜 하와이를 찾아 떠났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고,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 〈깃털〉에 나오는 반은 야생화된 공작은 그리스의 로도스 섬에 있는 야생공작이 그 근원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바로 하루키만의 위트 넘치는 문체이다. 하루키 문학의 진수를 맛보려면 소설보다는 에세이를 읽어야 한다는 속설(?)을 그대로 반증이라도 하는 듯하다. 1995년 출간되었다 절판된 지 9년. 옛날 《먼 북소리》를 읽고 감동받은 독자는 물론 그 명성만으로 《먼 북소리》를 기다렸던 독자, 그리고 하루키의 팬과 유럽을 여행하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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