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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 김수환 이야기
중고도서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

: 김수환 추기경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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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2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478쪽 | 68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5927055
ISBN10 8985927051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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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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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가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1등 국가가 되려면
우리나라는 많은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자랑한다. IT 강국으로 부상한 것이 한 예다. 조선ㆍ반도체ㆍ철강ㆍ자동차 등 산업 여러 부문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스포츠 무대에서도 신체적 약점을 극복하고 ‘작은 고추’의 매운 맛을 통쾌하게 보여준다. 지리적으로 아시아 변방의 작은 나라에 살지만 강인하고 뛰어난 민족이다. 하느님은 이 민족에게 척박한 땅을 주신 대신 뛰어난 머리를 허락하셨다. 머리가 좋은 민족이다. 그러나 참으로 뛰어난 민족이 되려면 도덕 및 윤리지수가 1위라야 한다. 세계인들 앞에서 고개를 들기 힘든 부끄러운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 사람은 믿을 수 있다’ ‘거짓말을 안 한다’ ‘법을 잘 지킨다’ ‘외국인 근로자를 차별하지 않는다’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서 산다’는 인정을 받아야 진정한 1등 국가다.--- pp.449∼450

-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신뢰와 정직이다. 우리나라 제품 품질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일제(日製, Made in Japan)라면 신뢰하고, 국산(國産)이라면 믿지를 못했다. 일제 품질은 기술력 이전에 그 나라 국민들의 우직하고 정직한 심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고로 우직한 사람은 빠르지는 못해도 정직하다.
난 일본과 독일에서 공부한 덕분에 그 나라 국민성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독일인들은 질서의식이 투철하고 매사 철두철미하다. 하다못해 한밤 중에도 교통신호를 철저하게 지킨다.
독일에서 한국인 신부가 운전하는 승용차 뒷좌석에 타고 어딜 간 적이 있다. 그 신부가 한밤 중 텅 빈 사거리에서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건넜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신호등 앞에 서자 뒤따라오던 차 운전자가 우리 앞으로 오더니 “당신들은 왜 빨간 신호등을 무시하느냐”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어보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다.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독일 제품이 인정받고, 두 나라가 전후 잿더미 속에서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비결은 다른 데에 있지 않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정직한 자세다. 인간 관계건 국가 관계건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머리 좋은 우리 국민들이 좀 더 정직하면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다.--- pp.453∼454

- 이 시대의 고난에 너무 많이 울어서 눈물이 마른 줄 알았는데….
(2005년 12월 성탄절을 앞두고 평화신문 대담 중 눈물을 흘린 이유)
그때 흘린 눈물은 자괴(自愧)의 눈물이었다.
내가 진정으로 가슴 아파 한 것은 우리 사회의 진실성 결여다. 그 사건은 한 과학자의 윤리문제로 국한해서는 안 되고 총체적 사회구조의 문제로 봐야 한다. 우리 사회는 지난 수십년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동안 ‘정직’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잃어 버렸다.
무엇이든 빨리빨리 결과만 내놓으면 탈법과 눈가림은 오히려 무용담이 되는 게 사회 풍조다. 그래서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거짓말도 서슴지 않고 심지어 고귀한 생명까지 짓밟는다. 어쩌다 위법사실이 들통나면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말을 바꾸고 책임을 떠넘기기 일쑤다.
우리나라가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빨리빨리 성과를 내는 덕분에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직이 사라진 사회, 인간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사회에서 경제성장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마태 16, 26-27)고 물으셨다.--- pp.452∼453

- 종교인들이 먼저 사랑과 화합의 모범이 되라
종교인들은 우리 사회에 사랑과 화합의 모범이 돼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남북 분단도 서러운데 국민들까지 지역ㆍ계층ㆍ세대로 갈려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이라 그런 책무가 더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종교인들이 서로 만나 대화해야 하는데, 문제는 너무 사소한 것들에 얽매여 대화나 일치에 큰 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때론 너무 옹졸한 처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다. 대화는 고사하고 타 종교를 비방하고, 심지어 특정 교단 내부에서 심각한 다툼이 벌어져 거꾸로 사회에서 종교를 염려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으니….--- p.446

- 남북 화해와 통일의 돌파구를 어떻게 열어야 하나
예나 지금이나 조건 없이 북녘 동포를 도와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다. 이념의 장벽이 가로막혀 있다 하더라도 자동차로 한 두 시간이면 닿는 지척에서 한 핏줄이 굶주림과 질병에 쓰러져가는 상황을 방치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다. 식량지원 문제는 정치, 군사적 문제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북한에 쌀을 보내주는 것을 ‘퍼주기’라고 비난해서도 안 된다. 우리가 그들의 굶주림을 외면해 대량 아사(餓死)사태가 또 발생하고, 그로 인해 지금의 불안한 평화마저 깨진다면 후손들은 우리에게도 책임을 물을 것이다. 평화(平和)라는 글자는 벼[禾], 즉 밥이 모든 입[口]에 골고루[平] 들어간다는 뜻을 담고 있지 않은가.
북녘 형제들에게 보내주는 쌀은 아까워하면서 한 해 8조원에 달하는 음식물 낭비로 인한 손실액과 그에 따른 처리비용을 아까워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다. 아울러 이웃 형제를 위해 자신을 내어놓는 사랑은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에 병들어가는 우리를 치유해주는 약이 된다.(중략)
이런 저간의 사정 때문에 (북한 주민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 없었다. 주교는 미사 마침예식에서 오른손으로 세 번 십자표시를 하면서 신자들에게 강복한다. 그동안 마지막 세 번째 십자표시는 마음에 품고 있는 북녘 형제들을 생각하면서 그었다. 내 마음 속 기도는 눈을 감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p.435

- 우리 사회의 디지털 문화와 인터넷 세대에게
요즘 젊은이들이 휴대전화로 문자를 주고받던데,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글자를 입력하는 것을 보면 신기(神技)에 가깝다.(그들을 ‘엄지족’이라고 하던가?)
컴퓨터와 인터넷이 편리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댓글이나 패러디 동영상으로 특정인의 인격을 모독하고, 그것이 자살로까지 이어지는 사건을 접할 때마다 안타깝다. 인터넷의 익명성에 기대 한 인간의 인격을 짓밟는 행위는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중략)
인터넷윤리 또는 정보윤리 없는 IT 강국은 허상이다. 사이버공간에서도 예의와 윤리는 지켜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질서의 바다, 범죄의 바다가 될 수밖에 없다.
가정과 학교에서 청소년들에게 디지털 시대의 윤리를 가르쳐야 한다. 어른들이 혀만 끌끌 차고 있어서는 안 되고 앞에 나서서 가르쳐야 한다.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은 청소년들에게 최고성능 자동차를 사서 운전기술만 가르쳐 거리로 내보내는 것과 같다. 운전을 할 때 교통법규를 숙지하고 있어야 인명사고가 발생하지 않는가.--- p.449

- 삶을 돌아볼 때 가장 후회스러운 것은
내 삶을 돌아볼 때마다 가장 후회스러운 것은 더 가난하게 살지 못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 부분이다.
내 전부인 예수 그리스도는 가난한 모습으로 오셔서 가난한 이들, 소외된 이들, 고통받는 이들에게 하느님 사랑을 보여주시다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셨다. 그분은 갈대가 부러졌다 하여 꺾지 않으시고, 심지의 불이 하늘거린다 하여 끄지 않으셨다.
심지어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며 굶주리고 헐벗은 이들과 자신을 동일시하셨다. 예수님이 이 시대에 다시 태어나신다면 달동네건 피폐한 농가건 ‘낮은 자리’의 ‘작은 이들’ 가운데서 태어나시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아무 것도 안 한 것은 아니다. 서울대교구장으로 재직할 때 해마다 성탄 전야에는 ‘낮은 자리’에 찾아가 ‘작은 이들’과 미사를 봉헌했다.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더 바싹 귀를 기울이려고 나름대로 노력했고, 기회 있을 때마다 그들에 대한 사랑을 호소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의무감에서 나온 ‘땜질식 사랑’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p.432

나처럼 감정이 둔한 사람이 세상 천지에 또 있을까 싶다. 가슴 벅차게 기쁜 일이 생겨도, 억장이 무너지는 것처럼 슬픈 일이 닥쳐도 도통 눈물이 나질 않는다. 오죽했으면 성령기도회에 참석해 작심하고 눈물의 은사를 청했겠는가.
난 오래 전부터 사도 베드로처럼 통한의 눈물을 쏟고 싶다는 원의(願意)를 갖고 있었는데 여태껏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중략)
어떨 때는 내 마음이 사막같다는 생각이 든다. 은수자들이 절대 고독과 침묵 속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은혜로운 사막이 아니라 그저 모래바람만 불어대는 황량한 사막 같기만 하다. 내 뉘우침과 성찰이 부족함을 탓할 수밖에 없다.--- pp.423∼434

- 인간 김수환은?(1문 1답, pp.455~461)
인생을 돌이켜보면 사람들 앞에 내세울 만한 게 별로 없다. 그런데도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행여나 내 자랑이나 늘어놓은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다.
내 구술을 받아 정리하는 김원철 기자가 “오늘은 아주 쉬운 질문만 할테니 지체없이 즉답을 해달라”면서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의 어떤 면을 찾아내려고 하는 건지 질문 내용이 하나 같이 쉬운 듯 하면서도 까다롭다.

-늙으면 섭섭한 게 많다고 하는데?
“노인네가 노여움 탄다는 말이 있다. 자식들 뜻은 그런 게 아닌데 그들 언행에 섭섭함을 느끼는 일종의 소외감이다. 나는 청력이 떨어져 보청기를 껴도 말이 잘 안 들릴 때가 있다. 이를테면 나를 찾아온 손님들이 자기들끼리 뭔가 얘기를 주고받으면서 웃는데 난 영문을 몰라 소외감(?)을 느끼곤 한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연세 많은 분들이 자주 ‘내가 어서 죽어야지’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그게 거짓말이라고 한다. 그런 거짓말한 적 있나?
“매일 한다.(웃음) 나이가 85살이다. 내일 죽는다고 해서 빨리 죽었다고 얘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요즘은 사람들이 ‘건강하게’라는 말은 빼고 ‘오래 사십시오’라고 인사하는데, 장수(長壽)가 육체적으로 얼마나 고달픈지 모르고 하는 인사 같다. 요즘은 대학입시를 앞둔 수험생 심정이다.”
-살아오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은?
“신부가 된 것이다. 어머니에게 등 떠밀려 신학교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신부 외에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은?
“결혼해서 처자식과 오순도순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굴뚝에서 저녁밥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시골 오두막집, 얼마나 정겨운 풍경인가.”
-사제직 외에 동경한 것은?
“코흘리개 시절 꿈은 읍내에 점포를 차려 돈을 버는 것이었다. 그런데 장사를 하지 않길 잘했다. 나 같은 사람은 허구한 날 사기를 당해 알거지 되기 십상이다. 오케스트라 지휘자도 동경했다. 유학시절, 오스트리아 빈에서 잠시 서정길 대주교님 병 수발을 들 때 값싼 입석표를 끊어 음악회에 자주 갔다. 열정적으로 지휘봉을 휘두르는 지휘자의 손 끝에서 선율이 흘러나오는 것 같아 넋을 잃고 쳐다보았다. 많은 어휘를 함축해 아름답게 표현하는 시인도 부럽다.”
-좋아하는 시는?
“윤동주의 ‘별 헤는 밤’, 특히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대목을 좋아한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로 시작되는 서시(序詩)도 참 좋은 시지만 감히 읊어볼 생각을 못했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운 게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애송시 한 편 읊어달라.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고은 ‘가을편지’)
-애창곡은?
“온 국민의 애창곡 ‘사랑해 당신을’. 예전엔 ‘저 별은 나의 별’을 자주 불렀는데 앙코르 요청을 받으면 ‘등대’를 이어 부르곤 했다.”
-별과 등대, 어둠 속 길잡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잡기(雜技)는?
“신부님들 실력에는 못미쳤지만 신학생 시절에 장기를 제법 잘 뒀다. 신부님들이 차포(車包) 떼주면 이길 때가 많았다. 덕분에 오징어를 자주 얻어먹었다. 화투는 고스톱보다 6백(600점 먼저 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을 좀 쳤다. 저녁식사 후 명동성당 구내를 산책하다 가톨릭회관에 붙어있던 성모병원 간호수녀님들 방에 들러 가끔 쳤다. 할머니 수녀님 한 분이 그걸 꽤 좋아하셨다.”
-십자가와 성경을 제외한 애장품은?
“성 김대건 신부님 성해 일부분, 성모상, 칫솔, 면도기, 그리고 20년 넘게 차고 있는 손목시계.”
-운전을 잘 한다면 지금 차를 몰고 가보고 싶은 곳은?
“특별히 가보고 싶은 곳은 없다. 젊었을 때 그런 질문을 받았으면 대답할 게 많았을 텐데….”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다면 어느 나라를?
“뉴질랜드. 공기가 맑고 경치가 좋다. 언젠가 한 번 갔을 때 다음에 또 오겠다고 했는데 여태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도 한번 다녀가라는 재촉을 받았다.”
-하느님께서 단 하루만 허락하신다면?
“ ‘하루는 너무 짧습니다’라고 하소연을 해야 하나? 아니다. ‘하느님 제가 당신을 배반하지 않게 해주십시오. 당신 사랑을 믿으며 당신 품에 들게 해주십시오’라고 기도하겠다.”
-새내기 직장인이라면 연봉을 얼마나 기대하겠나?
“1000만 원 정도.”
-그 돈으로 어떻게 가족 부양하고 집 장만할 건가?
“한달에 80만 원 정도면 밥 먹고 전철 타고 다니고, 물도 사 마시고…. 그래도 20만 원 정도 남을 것 같은데.”
-3만원으로 여자 친구와 하루 데이트를 한다면?
“점심 먹고 영화보고 분위기 좋은 데 가서 저녁식사 하겠다.”
-요즘 2명이 영화보려고 해도 1만 5000원은 가져야 하는데?
“영화표값이 언제 그렇게 올랐냐? 밥값보다 더 들겠네. 그럼 빵이나 햄버거 사갖고 북한산에 올라가면 어떨까?”
-하늘나라에서 어머니를 만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은?
“고맙습니다. 어머니가 저를 사제의 길로 인도해주셔서 한 생을 잘 살다가 왔습니다. 속상하고 힘들었던 일도 털어놓고 싶은 게 좀 있기는 하지만.”
-가장 가깝게 지내는 사람은?
“30년 가까이 내 발이 돼준 운전기사 김형태(요한) 형제. 성실하고 운전 잘하고 마음씨가 곱다.”
-추기경 김수환은 □□다.
“추기경 김수환은 바보다. 하느님은 위대하시고 사랑과 진실 그 자체인 것을 잘 알면서도 마음 깊이 깨닫지 못하고 사니까.”
-하늘나라에 갔을 때 하느님이 잘못을 지적하며 꾸짖으신다면?
“ ‘그래도 좀 억울합니다’하고 항변을 해야 하나. 하느님은 인자하신 분이니까 모든 허물을 덮어 주실 것이라 믿는다.”
-22세기 사람들이 추기경 김수환을 어떻게 기억해주길 바라나?
“글쎄…. 참 못난 사람이라고 기억하지 않을까? 훌륭하지는 않아도 조금 괜찮은 구석이 있는 성직자로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기는 한데.”
-묘비에 남기고 싶은 말은?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시편 23, 1).


- 내 인생을 돌아보며(2007년 여름, 추기경께서 직접 쓴 글)

내 나이 85살.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자연히 과거를 되돌아보게 된다.

1941년 일본 상지대학에 갔을 때 학생 기숙사 사감이셨던 피스터 신부님은 나를 보고 기린아(麒麟兒)라고 하셨다. 행운아라는 말씀이었다.

처음에는 그 뜻을 알아듣지 못했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 말씀 그대로 나는 정말 많은 시련과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들에 비해 여러 가지 의미로 행복한 인생을 살아왔다.

예수님이 나를 따르기 위해 부모와 집 모든 것을 떠난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백배의 축복을 받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고 하셨다(마르 10, 28-30).

이 말씀 그대로, 본래는 다른 길을 가려다 주님께서 어머니를 비롯해 이런 저런 분들을 통해 일러주신 사제의 길을 살아온 나는 현세적으로도 백배 아니 그 이상의 상을 받았다.

그리고 이제 미구(未久)에 맞이할 죽음을 거치면 -부족하고 자격도 없지만- 모든 것을 용서하시는 자비 지극하신 하느님은 당신의 그 영원한 생명으로 나를 받아주실 것이다.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이 누리시는 생명, "죽음이 없고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없는"(묵시 21,4) 그 생명으로 인도해 주실 것이다.

아, 이 얼마나 큰 은총인가?

까를로 까레또 수사는 하느님은 당신을 믿는 사람은 짓이겨서라도 기어이 당신 것으로 만드신다고 했다. 내 경우도 어느 정도 그러했다. 신부되는 것, 스스로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될 수밖에 없도록 인도하셨고 주교와 추기경의 삶은 명령으로 떨어졌고, 여기에 따르는 긴 세월의 삶이 단순하지 않았다. 몇 번이고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었다. 십자가를 벗어 던지고 싶었다. 그러나 결단의 용기를 내지 못하였다. 결국 "뜻대로 하소서"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죄인이다. 허물이 많은 사람이다. 하느님 앞에서는 고개도 들 수 없는 대죄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은 오히려 이런 죄와 허물을 통해서-사도 바오로가 죄 많은 곳에 은총도 충만히 내리셨다(로마 5,20)고 하신대로- 당신의 사랑, 당신의 자비, 당신의 그 풍성한 용서의 은총을 깨닫게 하여 주셨다.

달리 말하면 나는 죄로 말미암아 자비 지극하신 하느님 사랑을 더 깊이 깨닫고 믿게 되었다. 아니, 하느님은 죄까지도 당신 은총의 기회로 삼으셨다. 나의 하느님은 참으로 돌아온 탕자를 껴안아 주시는 어진 아버지이시다.

오, 펠릭스 꿀빠!(Oh, Felix Culpa! 오, 복된 탓이여!)

이제 나는 나를 이렇게까지 큰 은총으로 축복하여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 또 감사를 드리고 또 드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생이 얼마일지 알 수 없으나 이제는 진실로 하느님 영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나의 주교표어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대로 성체성사의 주님처럼 생명의 빵이 되는 삶, 모든 이의 '밥'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 하느님이 뜻하시는 대로, 살아계신 그리스도의 이콘(ICON)이 돼야 할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온 마음을 다해, 정성을 다하고 힘을 다해, 나의 모든 걸 바쳐서 주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주님께 영광 있으소서. 아멘.
--- pp.462-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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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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