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 이크종이 책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연애를 다섯 번은 했다.
대학 선배이자 건축가 오기사
인터넷 대중화 초기 "인터넷 생존 실험"이라는 것이 유행했다. 방에 갇힌 사람이인터넷만으로 생존이 가능한지를 보는 것이었다. 실험 참가자의 일상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었는데 그때만 해도 너무 일찍 도착한 SF를 보는 기분이었다. 그로부터 10여 년 후, 이크종이 나타났다. 그는 그 짧은 기간 동안 인터넷이 우리 사회에 완전히 뿌리를 내렸으며 삶 역시 철저히 개인화되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캐릭터다. '방 안 생활자'에 젊은 '독거노인'인 그는 하루 종일 자기 삶을 관찰하여 그것을 세상으로 중계한다. 그의 유머는 자조적이며 그림 역시소박하지만 기획만은 남몰래 대담하다.그는 이 시대의 하멜이다. 조정이 남해안으로 표류해 온 하멜을 잡아다 조사한 것은 시간이 남아서가 아니었다. 더 많은 하멜이 몰려올 것을 염려한 것이었다. 같은 이유로 나는 이크종을 주시한다. 웃음을 참으며, 그러나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김영하 (소설가)
인터넷의 수많은 창들을 스쳐지나가다 이크종의 캐릭터를 만났다. 헝클어진 머리에 ‘빤스’만 입고 있는, 왠지 조금 창피해 보이는 그의 캐릭터. 하지만 스크롤해 찬찬히 그림을 읽어 내려가다보면, 금세 이크종의 섬세한 그림 솜씨에 반하게 된다. 얇디얇은 가녀린 선으로 매일매일의 일상을 빠짐없이 묘사하는 그. 내용을 읽으며 서서히 깨닫게 된다. 섬세한 것은 그의 펜선뿐만이 아니라 그의 심장임을.
이우일 (만화가)
이크종은 옴팡지게 재미난 친구다. 흑산도 홍어처럼 입을 삭혔는지 그가 풀어놓는 얘기들은 맛깔스러우면서도 톡 쏘는 느낌이다. 참다못해 그에게 '익살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이크종은 술과 커피와 홍대, 그리고 매혹녀를 사랑한다. 가끔 이크종과 술을 마시다 보면 굳이 내가 얘기를 하지 않아도 귓구멍이 즐겁고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크종의 껍데기는 남자지만 얘기를 나누면 여자보다도 더 여자스러울 때가 있다. 이러다 보니 함께 술을 마실 때 그의 입담에 어느새 우리 주위에는 매혹녀들이 드글드글~ 그래서 가끔 ‘홍대 앞 마성의 이크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형 버리지 마, 이크종!). 그런데 뭐니뭐니 해도 가장 재미있는 사실은 이크종의 만화는 이크종 그 자체라는 것이다. 작가 자신을 주인공으로 삼은 생활만화들을 보면 보통 자신이 미화되거나 퇴화되거나 둘 중 하나인데 이크종은 그냥 만화 캐릭터 그 자체다. 그래서 난 행복하다. 이크종의 만화를 보고 나서 이크종과 술을 마시니까…. 이건 완전 입체만화 아닌가! 부럽지? ㅋㅋㅋ
메가쑈킹 (만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