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편지가 아니라 공식적인 업무로 보내는 우편물의 경우에도 수신자란을 작성하는 일정한 방식이 있다. 회사로 보내는 경우에는 ‘서울 주식회사 귀중’이라고 쓰고, 개인에게 보내는 경우에는 ‘세종 주식회사 홍길동 사장님’, ‘세종 주식회사 홍길동 귀하’와 같이 쓴다. 직책으로 존대하였으면 ‘세종 주식회사 홍길동 사장님 귀하(좌하)’와 같이 ‘귀하(좌하)’를 덧붙이지 않는다. 한 통의 편지에도 보내는 사람의 인품과 교양이 담겨 있기 마련이다. 이는 편지의 내용에서뿐만 아니라 편지의 격식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편지를 쓸 때에는 합의된 격식에 따라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기면 상대를 언짢게 만들 수 있고, 또 스스로는 교양 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
--- p.21 「‘편지’는 아직 살아 있다」 중에서
본인이 자신을 남에게 소개하는 경우보다 더 어려운 것이 중간에 서서 다른 사람을 소개하는 경우이다. 여기에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는 친소 관계를 따져 자기와 가까운 사람을 먼저 소개한다. 예를 들어, “김철수 씨, 이 사람은 제 친구인 이동철이라고 합니다”와 같이 친구를 먼저 소개하고, 그 다음에 자기와 덜 가까운 ‘김철수’ 씨를 소개한다. 둘째는 아랫사람을 윗사람에게 먼저 소개한다. 예를 들어, “사장님, 신입 사원 김민철입니다”와 같이 윗사람인 사장님에게 아랫사람인 신입 사원을 먼저 소개하고, 윗사람인 사장님을 나중에 소개한다. 셋째는 남성을 여성에게 먼저 소개한다. 예를 들어, “김민정 씨, 이 사람은 학교 동창인 김철수입니다”와 같이 남성인 동창을 먼저 소개하고, 나중에 여성인 ‘김민정’ 씨를 소개한다.
--- pp.42~43 「‘나’를 소개하는 데에도 격식이 있다」 중에서
‘장본인’이라는 말의 오용 사례는 비단 글에서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 방송 기자의 말이나, 유명 인사의 연설 등에서도 자주 목격된다. ‘주인공’이 올 자리에 ‘장본인’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 왜 ‘주인공’을 ‘장본인’으로 잘못 쓰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장본인’과 ‘주인공’이 같은 의미의 단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두 단어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기는 있다. 둘 다 ‘주목을 받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장본인’이 나쁜 일, 비난받을 일을 해서 주목받는 사람이라면, ‘주인공’은 좋은 일, 주도적인 일 등을 해서 주목받는 사람이다. “그가 남대문에 불을 지른 장본인이다”, “그 할머니가 미담의 주인공이다”와 같이 쓸 수 있다. 이로 보면 두 단어가 정반대의 의미를 보인다고 할 수도 있다.
--- pp.100~101 「‘주인공(主人公)’은 절대로 ‘장본인(張本人)’이 될 수 없다 」 중에서
‘결재’와 ‘결제’라. 비슷한 단어 때문에 수난이 보통이 아니다. ‘결재’는 ‘決裁’이고, ‘결제’는 ‘決濟’여서 엄밀히 다른 단어이다. ‘결재’는 ‘무엇을 정할 권한이 있는 상관이 부하가 제출한 안건을 검토하여 허가하거나 승인하는 것’을 뜻하고, ‘결제’는 ‘대금을 주고받은 당사자들 사이에 거래 관계를 끝맺는 일’을 뜻한다. 전자는 “결재를 받다”, “결재를 올리다” 등과 같이 쓰고, 후자는 “밀린 대금 결제”, “어음 결제” 등과 같이 쓴다. 두 단어는 발음이 비슷하여 간혹 혼동된다. 모음 [에]와 [애]를 구별하지 못하여 생기는 현상이다. 두 단어의 뜻을 정확히 알고 쓰는 것은 물론이고 발음도 정확하게 해야 혼란이 없을 것이다.
--- p.188 「‘결재(決裁)’는 받아야 하고, ‘결제(決濟)’는 해야 한다」 중에서
자신을 지키는 ‘위기관리 능력’으로 ‘재치’와 ‘유머’만한 것이 없다. ‘재치’와 ‘유머’는 어렵고 복잡한 상황을 일거에 해소하며, 사태를 반전시키기까지 하는 힘을 발휘한다. 예화 하나를 들어보기로 하자.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예정 시간보다 삼십 분이나 늦게 의회에 참석했다. 정적(政敵)들이 ‘게으른 사람’이라 야유하며 비난했다. 처칠은 머리를 긁적이며 “예쁜 부인을 데리고 살면 일찍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다음부터는 회의가 있는 전날은 각방을 쓰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일순간 의회가 웃음바다로 변했다. 재치 넘치고 익살스런 몇 마디 말이 ‘게으른 사람’이라는 비난을 한순간에 날려 보낸 것이다. 만약 처칠이 허둥대며 변명으로 일관했다면 ‘게으른 사람’에 ‘거짓말쟁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쓰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 pp.203~204 「재치 있는 말로 위기를 벗어나라 」 중에서
직장 상사가 쓰는 “까칠한 말투”는 부하 직원을 주눅 들게 만든다. 애써 작성한 보고서를 들고 부장에게 보고를 하는데, 부장이 “그래서 요점이 뭐야?”, “구체적으로 말해 봐”, “다시 말해 봐”와 같이 신경질적으로 응대하면, 캺하 직원은 주눅이 들어 다음 말을 이어갈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윗사람이라 어렵게 느껴지는데, 거기다 말투까지 무뚝뚝하고 신경질적이면 더 어렵게 느껴진다. 이런 상사에게 가까이 다가갈 부하 직원은 한 사람도 없다. 사람을 주눅 들게 만드는 상사와는 생산적인 의견 교환을 할 수 없다. 무슨 말을 했다가는 면박을 당할 것이 뻔한데 쉽게 입이 떨어지겠는가. 회사 퇴출 1호는 터무니없이 권위 부리며 아랫사람 힘들게 만드는 상사이다. 이런 사람들 중에는 젊은 시절 자신도 윗사람으로부터 심하게 구박받은 사람들이 많다. 못된 것을 그대로 닮아 분풀이를 하는 것이다. --- p.229 「상냥한 말투가 품위를 높인다」 중에서
직장에서 상사의 말 한마디는 위력적이다. 상사의 말 한마디에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것이 말단 직원의 운명이다. 윗사람이 칭찬이라도 해주면 신바람이 나고, 윗사람이 신경질이라도 내면 공연히 눈치가 보인다. 그럼 직장인들이 상사에게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은 무엇일까. 어떤 회사에서 “내가 상사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 □ 이다”라는 질문을 던지고 네모 안을 채워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자네가 올린 결재라 보지도 않고 사인했어”, “그 아이디어 참 좋았어”, “너한테는 무슨 일을 맡겨도 든든해”, “우리 파트에 자네가 있어서 기쁘네”, “자넨 할 수 있지, 분명히 해낼 거야”, “당신 정말 최고야”, “너는 우리 팀의 보배야” 등의 답이 주류를 이뤘다고 한다. 이들은 모두 상대를 인정하고 칭찬하는 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곧 직장인들이 상사로부터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바로 ‘나를 인정해 주는 말’이라는 것이다. 경쟁하는 조직 생활에서 제 능력을 인정받는 것만큼 뿌듯한 일은 없다.
--- pp.252~253 「부하 직원은 인정받고 싶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