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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기대에 대하여 여행을 위한 장소들에 대하여 동기 이국적인 것에 대하여 호기심에 대하여 풍경 시골과 도시에 대하여 숭고함에 대하여 예술 눈을 열어주는 미술에 대하여 아름다움의 소유에 대하여 귀환 습관에 대하여 옮긴이의 글 부록 |
저알랭 드 보통
Alain de Botton
역정영목
여행의 위험은 우리가 적절하지 않은 시기에,
즉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물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정보는 꿸 사슬이 없는 목걸이 구슬처럼 쓸모없고 잃어버리기 쉬운 것이 된다. --- 본문중에서 |
그러나 불행하게도 삶 자체는 그런 이야기 양식을 따라, 반복과 엉뚱한 강조와 논리가 서지 않는 플롯으로 우리를 지치게 만들곤 한다. 삶은 우리에게 바르닥 전자, 차 안의 안전 손잡이, 길을 잃은 개, 성탄 카드, 꽉 찬 재떨이의 가장자리에 앉았다가 중앙으로 자리를 옮긴 파리만 보여주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귀중한 요소들은 현실보다는 예술과 기대 속에서 더 쉽게 경험하게 된다. 기대감에 찬 상상력과 예술의 상상력은 생략과 압축을 감행한다. 이런 상상력은 따분한 시간들을 잘라내고, 우리 관심을 곧바로 핵심적인 순간으로 이끌고 간다. 이렇게 해서 굳이 거짓말을 하거나 꾸미지 않고도 삶에 생동감과 일관성을 부여하는데, 이것은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보푸라기로 가득한 현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카리브 해에서 첫날 밤을 맞아 침대에 누워 눈을 말똥말똥 뜬 채로 여행을 돌이켜보자니[바깥 덤불에서는 귀뚜라미 소리와 누군가 발을 끌며 돌아다니는 소리가 들린다], 벌써 현재의 혼란은 뒤로 물러나고 어떤 사건들이 두드러진 지위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기억은 단순화와 선택을 능란하게 구사한다는 점에서 기대와 흡사하기 때문이다. --- p.27 |
도시의 "떠들썩한 세상"의 차량들 한가운데서 마음이 헛헛해지거나 수심에 잠기게 될 때, 우리 역시 자연을 여행할 때 만났던 이미지들, 냇가의 나무들이나 호숫가에 펼쳐진 수선화들에 의지하며, 그 덕분에 "노여움과 천박한 욕망"의 힘들을 약간은 무디게 할 수 있다.
--- p.178 |
만일 세상이 불공정하거나 우리의 이해를 넘어설 때, 숭고한 장소들은 일이 그렇게 풀리는 것이 놀랄 일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바다를 놓고 산을 깎은 힘들의 장난감이다. 숭고한 장소들은 부드럽게 우리를 다독여 한계를 인정하게 한다.
--- 본문 중에서 |
“보들레르, 플로베르, 워즈워스, 고흐, 호퍼, 버크, 러스킨, 위스망스 등의 예술가들을 안내자로 삼아 ‘왜 여행을 떠나는가?’부터
‘여행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인가?’에 이르기까지, ‘여행’을 테마로 던질 수 있는 모든 질문들에 대한 성찰을 유도하고 그 해답을 제시하는 책”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의 작가 알랭 드 보통의 여행 에세이《여행의 기술》이 도서출판 이레에서 출간되었다. 일상적인 주제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으로 철학의 대중화를 시도해온 작가 알랭 드 보통이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독특한 여행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여행을 떠나서 돌아오기까지의 단계별 여정-<출발> <동기> <풍경> <예술> <귀환>-을 보들레르, 플로베르, 워즈워스, 반 고흐, 러스킨과 같은 유명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통해 짚어보면서 여행에 숨겨진 다양한 욕망의 실체를 밝힌다.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경과 이국정취를 느끼게 하는 에드워드 호퍼, 반 고흐, 들라크루아, 루테르부르, 윌리엄 호지스 등의 그림 40여 점도 함께 실려 있다. 영국의 세네카 프로덕션에서는 《여행의 기술》을 바탕으로 1시간짜리 여행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이며 2005년 여름에 방영할 예정이다. 알랭 드 보통의 저서들은 현재 20여 개 언어로 번역?출간되었고 지난 11년간 세계 각국에서 수십만 부씩 팔리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번에 도서출판 이레에서 출간된《여행의 기술》역시 뉴욕 타임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워싱턴 포스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2003년 2월에 드 보통은 프랑스 문화부 장관으로부터 <슈발리에 드 로드르 데자르 에 레트르>라는 기사 작위를 받았다. 같은 해 11월에는 츠베탕 토도로프, 로베르토 칼라소, 티모시 가튼 애쉬, 장 스타로뱅스키 등과 같이 유럽 전역의 뛰어난 문장가에게 수여되는 <샤를르 베이옹 유럽 에세이 상>을 수상했다. 알랭 드 보통의 근황과 저서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가 그의 웹사이트 www.alaindebotton.com에 소개되어 있다. 보들레르, 플로베르, 워즈워스, 고흐, 호퍼, 버크, 러스킨, 위스망스 등의 예술가들을 안내자로 삼은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은 ‘왜 여행을 떠나는가?’부터 ‘여행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인가?’에 이르기까지, ‘여행’을 테마로 던질 수 있는 모든 질문들에 대한 성찰을 유도하고 그 해답을 제시하는 책이다. 예술가들이 남긴 글과 그림이라는 발자국을 따라 런던, 바베이도스, 마드리드, 이집트, 시나이 사막, 암스테르담, 레이크디스트릭트, 프로방스 등으로 차근차근 걸음을 옮기며 ‘여행의 기술’을 탐구하는 드 보통의 여정 속에는 그들의 고독, 방랑, 고집, 반항, 초월, 깨달음, 예술가로서의 선택과 희망이 함께 녹아 있다. 그리하여 드 보통의 여행은 어느새 몸과 마음의 여행뿐 아니라 지적인 여행의 즐거움도 가져다준다. ‘출발’ 여행의 시작은 어디인가? 장 소 | 런던 해머스미스 바베이도스 휴게소 공항 비행기 기차 안내자 | J. K. 위스망스 샤를 보들레르 에드워드 호퍼 테 마 | 여행에 끌리는 이유 ? 여행지에서 지나치는 장소들이 주는 매력 나를 멀리, 멀리 데려가다오. 이곳의 진흙은 우리 눈물로 만들어졌구나! -보들레르 _보들레르의 공항, 항구, 역, 모텔 <출발>에서는 여행에 대한 기대와 실제 여행 사이의 관계를 위스망스의 작품 《거꾸로》의 주인공 데제생트를 통해 살펴본다. 평생 자신의 집을 떠난 적이 없는 데제생트가 어느 날 런던을 여행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에 런던으로 향하다가 곧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드 보통 자신도 ‘일과 생존 투쟁의 제약을 받지 않는 삶’을 꿈꾸며 ‘원시적인 순수와 낙관’을 찾아 바베이도스로 여행을 떠나지만 결국 여행지의 실제 모습에서 실망을 느낀다. 드 보통은 둘의 여행을 비교해가면서 결국 여행은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임을 강조하고 여행의 기대에 실려 있는 욕망을 분석한다. “어디로라도! 어디로라도! 이 세상 바깥이기만 하다면!”을 외치며 배에 올랐던 보들레르와 휴게소, 모텔 등을 주로 그렸던 에드워드 호퍼는 여행을 위한 장소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들은 여행에 끌리게 되는 심리와 여행 도중 지나치는 장소들이 주는 매력, 즉 자유로운 상상을 가능하게 하고, 고독을 즐길 수 있게 하며, 달콤한 백일몽을 꿈꾸게 하고 진정한 자아를 만나게 해주는 매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동기’ 왜 여행을 떠나는가? 장 소 | 암스테르담 마드리드 안내자 | 귀스타브 플로베르 알렉산더 폰 훔볼트 테 마 | ‘이국정취’와 ‘호기심’의 실체 태양 만세, 오렌지나무, 야자나무, 연꽃 만세, 바닥에는 대리석이 깔리고 나무로 벽을 친 방에서는 사랑의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서늘한 천막 만세! -플로베르 _플로베르의 카이로와 암스테르담 드 보통은 고만고만한 여행지에 심드렁한 여행자들의 내면에 꼭꼭 묻힌 호기심과 열정을 되살릴 수 있는 처방을 플로베르와 훔볼트의 여행에서 찾는다. ‘루앙을 떠나 이집트로 가서 낙타를 모는 사람이 되어, 하렘에서 코밑에 솜털 자국이 있는 올리브빛 피부의 여자에게 동정童貞을 잃는 것’이 꿈이었던 플로베르는 카이로의 혼돈과 똥 누는 당나귀, 낙타의 이국정서에 흠뻑 취한다. 드 보통은 암스테르담과 카이로를 비교해가면서 이들 장소가 품어내는 독특한 이국정취의 근원을 살펴본다. 플로베르의 이국정서에 대한 동경은 보다 심원적인 이유에서 기인하는데, 그것은 고향의 권태로부터의 탈출이자, 부르주아지의 신념과 행동(내숭, 속물근성, 거드름, 인종차별, 오만)에 대한 분노, 서양 문명에 대한 경멸이다. 드 보통은 다른 나라에서 느끼는 사소한 것들의 유혹, 이국적인 요소들이 일으키는 강렬한 반응이 우리의 정체성과 삶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마드리드에서는 한 인간의 위대한 모험을 떠올린다. 호기심 하나로 신대륙을 탐험하고 20년간 《신대륙의 적도 지역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30권의 여행기를 출간한 훔볼트. 드 보통은 훔볼트의 호기심으로 재무장한 뒤 마드리드를 탐험하면서 호기심을 어떻게 활성화시켜 즐거운 여행을 만끽하며, 나아가 삶을 고양시킬 수 있는지 일러준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러한 여행이 우리 사회와 정체성이 과거로부터 형성되어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과정에서 연속성과 소속감을 확인하게 되는 여행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풍경’ 여행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장 소 | 레이크디스트릭트 시나이 사막 안내자 | 윌리엄 워즈워스 에드먼드 버크 욥 테 마 | 자연의 위대함과 숭고함 오, 숲이 우거진 와이 강이여! 그대 숲 속의 방랑자여,/ 내 영혼은 얼마나 자주 그대를 향했던고! -워즈워스 _워즈워스의 레이크디스트릭트 드 보통은 워즈워스가 평생 2만8천 킬로미터를 걸어 다녔던 레이크디스트릭트에서 워즈워스의 삶과 시를 통해 자연과 교감을 나눈다. 지위에 대한 불안과 타인의 성공에 대한 질투, 성공에 대한 욕망 등 여러 저열한 감정들이 자연 속에서 순화되는 순간들을 워즈워스의 시에서 포착해낸다. 시나이 사막에서는 버크와 욥을 떠올리며 자연의 광대한 공간이 인간 정신을 숭고하게 고양시키는 힘을 이야기한다. 수천 년의 세월 속에서 형성된 거대한 자연 앞에서 느끼는 경외와 존경심의 실체와 이를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위안이 무엇인지 밝혀진다. ‘예술’ 여행에서 발견한 아름다움은 어떻게 간직할 수 있는가? 장 소 | 프로방스 안내자 | 빈센트 반 고흐 존 러스킨 테 마 | 아름다움을 소유하는 방법 나는 한낮에, 햇빛을 잔뜩 받으면서도 일을 해. 나는 매미처럼 즐거워. 정말이지, 서른다섯이나 먹어서 이곳에 오는 것이 아니라 스물다섯에 이 땅을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반 고흐 _반 고흐의 프로방스 자연은 예술 작품의 중요한 소재가 되고, 예술 작품은 자연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아름다움을 보다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는, 여행과 예술 작품 사이의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숨겨진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나아가 이를 통해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방법들을 들려준다. 반 고흐가 프로방스의 풍경 속에 묻혀 있던 사이프러스와 밀밭과 올리브 숲을 강렬한 원색과 동적인 터치로 그려내면서 프로방스의 자연을 새롭게 보여준 것처럼 드 보통은 프로방스의 자연과 고흐의 작품들을 통해 평범한 자연을 특별하게 만들고 우리의 좁은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러스킨은 미처 눈치 채지 못했던 주변 자연의 아름다움을 인식하고, 소유하는 방법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데생’을 하면서 사물을 좀 더 오래 바라보고 눈앞에 놓인 것을 재창조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하여 판단을 내리는 능력을 얻게 되며, 자신의 취향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아름다운 광경을 말로써 표현하는 ‘말 그림’은 보다 세밀한 관찰과 분석을 요구하기 때문에 우리는 대상을 의식적으로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된다. ‘귀환’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는 어디인가? 장 소 | 런던 해머스미스 안내자 | 사비에르 드 메스트르 테 마 | 365일 즐기는 여행 인간의 불행의 유일한 원인은 자신의 방에 고요히 머무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파스칼 _드 메스트르의 해머스미스 ‘귀환’에서 드 보통은 색다른 여행을 제시한다. 그것은 사비에르 드 메스트르가 《나의 침실 여행》에서 ‘용감하지도 않고 부유하지도 않은 사람들을 위한 훨씬 더 실제적인 여행 방법’으로 제시한 침실 여행이다. 유명 유적지, 관광지만이 여행지가 아니다. 호기심을 갖고 시선을 돌리면 우리가 지금 있는 장소 또한 멋진 여행지가 될 수 있다. 드 보통은 여행의 즐거움을 목적지가 아닌 여행을 하는 마음가짐에 있음을 강조하며 습관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주변에 대한 무관심을 깨고 일상의 사물들이 새롭게 경험하라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