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주목처럼 선택 주목 방식 역시 인류를 발전시켜왔다. 이 기제는 다른 종보다 오랜 기간 양육을 한다든가, 도시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것과 같이 인류에게 보다 어려운 목표를 추구할 것을 선택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주목이 발현되는 곳에서 이런 계획적인 과정은 개인의 일상적인 경험을 설계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이것이 우리가 무엇에 집중하고, 무엇을 배제할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특출난 업적을 이룩해내는 사람들 대부분은 주목 대상에 몰두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미네소타 대학교의 성격심리학자 데이비드 리켄David Lykken은 이런 사람들이 정신적 에너지를 광범위하게 가지고 있음을 관찰하고, 이를 ‘주목 대상에 집중하는 능력’ ‘가외적인 것들을 차단하는 능력’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추구하는 능력’이라고 규정했다. 지치지 않고 오랫동안 문제에 도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질들이다. 그의 사례 대상들 중에는 나폴레옹에게서 영국을 구해낸 외눈박이, 외팔의 허레이쇼 넬슨Horatio Nelson 제독도 포함되어 있다. 넬슨의 일기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5일 동안 잠을 자지 못했지만 힘든 점은 조금도 없다.”
천재 수학자 스리니바사 라마누잔Srinivasa Ramanujan과 관련된 일화 역시 특기할 만하다. 어느 날 병문안을 온 한 동료가 자신이 타고 온 택시 번호가 1729로 별 특징 없는 숫자라고 말하자 라마누잔은 즉각 이의를 제기했다.
“오, 그렇지 않네. 1729는 매우 흥미로운 숫자일세. 2개의 세제곱 수의 합으로 나타내는 방법이 두 가지인 수 중 가장 작은 수일세.(12³+1³=10³+9³=1729-옮긴이)”
동료는 라마누잔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학 능력은 그가 수를 친구로 여기고 모든 시간을 완전히 수에 몰입하는 데서 나온다고 말한다.
2008년 여름, 타이거 우즈는 무릎 부상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4번째 US 오픈 우승을 거머쥐었다. 우즈를 스포츠 세계의 신으로 만들어준 것은 그의 게임에 대한 냉정한 선택 주목 능력이었다. ---‘왜 몰입인가-인생은 내가 집중한 것들의 총합이다’ 중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선택을 하는 방법은 주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심리학자 데이비드 카너먼은 질적인 삶에 대해 계속 생각한다면, 그것이 경험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최선을 삶을 사는 방법에 대한 우리의 선택을 왜곡하는 잘못된 주목에 대해 두 가지를 알려준다.
먼저 실제의 인생과 우리가 그에 대해 말하는 이야기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우리는 실제가 아닌 ‘이야기(생각)’에 더욱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 여기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다루는 직접적인 경험자아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과 그에 대한 감정을 분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느낀다. 그러나 평가를 담당하는 기억자아는 경험을 되돌아보고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는 부분과 결과에 집중하여 그에 대한 정확하지 않은 생각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카너먼은 삶에 대한 환상을 설명할 때 이런 질문을 하곤 한다. “캘리포니아에 산다면 더욱 행복할 것 같습니까?” 캘리포니아는 기온이 온화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같은 이유에서 캘리포니아 사람들은 자신들이 다른 지역사람들보다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삶의 질 지수를 측정해보자 미시간이나 일부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과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는 같았다. 이는 어디에 살든, 어디에 있든, 살기 좋은 곳에 살든, 그렇지 않든 삶을 이루는 것(인간관계, 일, 집, 여가 활동 등)의 99퍼센트가 누구나 같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생각만큼 늘 온화한 기후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이런 질문을 하면 기후는 당장 삶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되는데 이는 단지 그것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환영은 A지역과 B지역사이의 차이를 두드러지게 보이게 하며, 실제로 별 볼일 없는 것을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여기게 한다. 이렇듯 삶의 질의 척도는 현재의 평가에 따라 달라진다. ---‘의사결정과 매몰환상-기억과 현실의 딜레마’ 중에서
창조성은 또한 두 종류의 주목과 연관된다. 목표 대상에 즉시적으로 주목하여 영감의 불꽃이 열정적인 작품으로 개화하게 한다. 브람스, 라벨, 바르톡 같은 위대한 작곡가들은 주요 오케스트라 작품의 악구를 작곡할 때 대중음악이나 민속 음악 등에서 영감을 찾아내곤 했다. 제임스의 점과 같이 멜로디가 모든 잠재성을 끌어내면 사고가 발전되고, 윤색된다. 긍정적인 감정 수준이 증폭하고, 이는 말 그대로 주목 범위를 확장시키고, 당신이 하고 있는 작품에 더 많은 영감을 준다. 창조적 행위가 행운의 순환 과정을 겪는 것이다. 이런 창조적인 정신은 ‘엄청나고 독창적인 연상’으로 가득하게 되며, 이는 ‘아이디어의 싹을 멋진 꽃으로 개화’시키게 된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발견했을 때,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대성당의 스케치를 구상했을 때를 상상해보자. 우리는 이런 위대한 창조자들이 어느 순간에 세상을 바꿀 만한 아이디어에 주목해 숨을 멈췄을 것이라고 상상할 것이다. ‘유레카’의 순간 말이다. 그러나 이런 순간에는 반드시 오랫동안 그 주제에 대해 집중하는 일이 선행된다. 이는 예술이든 과학이든, 비즈니스든 정치든 마찬가지다. 토머스 제퍼슨이 혁명적인 미국 독립선언서를 일필휘지로 쓴 것은 존 로크의 이론을 낱낱이 공부하고 인간의 권리에 대해 수년간 고뇌한 끝에 탄생한 것이다.
---‘창조성의 원천-디테일을 보는 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