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의 기술경영경제정책 연구과정에 객원교수로 2012년 3월부터 초빙되어 대학원생과 박사과정 학생들에게 한국의 경제정책사례연구 강의를 한지 3년이 지나고 나니, 주변에서 그 동안 강의한 내용을 종합해서 책으로 출간해 보는 것이 어떠냐는 제의를 받게 되었다.
급격한 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한국사회에서 노년까지 일하면서 건강하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새로운 인생목표가 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전공이 자연과학이든, 사회과학이든 어느 한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고 평생을 살아간다는 것이 불가능해졌고, 학문연구 분야에도 통합·융합 과정이 새로운 과정으로 자리매김을 한지 오래되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스마트폰을 처음 세상에 발표할 때에 Time지 표지에 liberal art와 ICT가 융합되어 스마트폰이 만들어졌다는 내용이 실린 것을 보면서 이미 통합의 시대로 들어섰음을 실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학업을 마치고 연구를 계속하든, 민간 기업에 취직을 하든, 공공기관에 종사하든, 아니면 창업을 하든 간에 한국경제의 압축성장과정을 이해하고, 선진국의 문턱에서 추락위기에 있는 한국경제의 제반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은 꼭 필요한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한국경제의 현실에 대한 이해 없이는 어느 누구도 이 시대를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우리는 통합·융합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이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그 동안 한국경제를 성공으로 이끈 많은 경제정책과제에 대하여 어떤 이론적인 분석의 틀로 제공하기보다는, 우리의 경제정책을 보다 더 쉽게 이해하고, 편히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그 동안 한국경제에 문제시되었던 다양한 주제에 대하여 그러한 정책의 추진배경, 성과, 의사결정과정, 그리고 문제점과 향후 우리의 대응방안 등을 분석하고자 노력하였다. 가능하면 인용되는 자료를 최신으로 업데이트하려는 노력을 했고, 정책과제별로 찬?반 의견이 있는 부분은 중립적인 입장에서 모두 그 주장을 담아보려는 노력을 하였다. 그리고 강의를 하는 지난 3년간 우리 학생들이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좀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하려고 노력했다. 정책토론과제 시간에 학생들과의 토론을 거치면서 우리 젊은 세대가 느끼는 여러 가지 문제점, 평가, 희망사항 등을 가미하려고 노력했다. 기업현장 방문을 통해서 좀 더 실감나는 기업의 소리를 들음으로써 현장에서의 애로, 기업가 입장에서 본 경제정책의 방향 등도 본 책자에 가미시키려는 노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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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된 이후 일본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지위가 많이 하락하기는 하였으나, 일본은 여전히 세계 3대 경제대국이며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국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향후 아베노믹스의 성공 여부는 우리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타산지석의 차원에서도 최근 저성장 국면에 들어선 우리나라에 그 동안 일본경제의 모습이 함의하는 바는 크다. 우리나라 성장률이 아직 일본에 비해서 높다는 점과 여러 가지 경제여건의 차이를 고려할 때 우리나라가 일본과 유한 경로를 밝을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잃어버린 10년” 초반에 지체되었던 금융부문 부실문제가 결국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경기침체가 장기화된 사례나, 비제조업 부문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결국 장기 저성장의 중요한 원인이었다는 논의에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만일 우리가 이러 저러한 부작용들을 핑계로 해야 할 과제들을 미룬다면 우리도 일본과 유사한 경로를 걷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노동시장 개혁 문제나 규제개혁 문제에 있어서 우리의 접근법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부작용을 줄이는 방식에 국한되어 있지는 않은지 항상 생각해야 한다. 경기 침체기에 과감한 개혁에 나서지 않고 대신 시간이 지나 경기가 좋아질 때 부작용 없이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생각이 일본의 저성장을 장기화시키는 원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