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는 자리를 내놓는 일이다. 그 자리가 주던 수입과 지위, 자부심과 영향력을 내려놓는 일이다. 기존의 이익이 크든 작든 은퇴는 싫은 것이다. 그래서 두렵다. 나는 이 분명한 사실을 부정하지 않겠다. 나도 그 고통과 절망을 뼈저리게 느껴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퇴에는 다른 면이 있다. 이 또한 내가 실제로 체험한 것이기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은퇴에는 회복과 변화가 있다. 새로운 꿈과 비전, 사명이 존재한다. 어떤 길로 가는가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 p.12

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은퇴자들은 꼭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다. 무엇이 핵심인지,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지, 그러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누구를 만나고 움직여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추진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들을 참여시키는 방법을 모르고 그런 문화가 형성되지 않아 그 능력이 사장되고 있을 뿐이다. 혁신과 젊음을 동의어로 간주하는 것은 낡은 생각이다. 혁신은 아이디어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통찰력이 있어야 하고 지식이 필요하며 추진의 지혜와 끈기도 요구된다. 이것은 나이 든 사람의 특징이기도 하다. --- p.39

비재무자산은 우리 인생을 더욱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어준다. 다른 이가 아닌 오직 나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산 관리를 할 때는 재무자산과 비재무자산을 균형 있게 다루어야 한다. 특히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풍요로울수록 인생 자산이 건강해진다. 당신 인생의 대차대조표를 그릴 수 있는가? 왼쪽 자산 항목에는 무엇이 들어갈까? 재무자산은 쉽게 적어 넣을 수 있을 것이다. 그외에 비재무자산으로 무엇을 써넣을 것인가? 이것들의 가치는 얼마인가? 당신의 비재무자산의 실체를 확인하고 돈을 관리하는 것 이상으로 그것들을 잘 관리해나가는 일을 은퇴설계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p.85~86

나는 성공한 영업사원이었다. 최연소 타이틀을 달고 다녔다. 고속승진을 해서 38세에 웅진코웨이 사장이 되었다. 정수기 렌털, 코디 제도 등 신개념을 도입하며 승승장구했다. 업계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각종 인터뷰에 강의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나는 교만해졌다. 위험을 자각하지 못하게 되었고 점점 변화의 동력을 잃었다. 반면 탐욕은 더 커갔다. 그러던 중에 사업을 시작했다. 어쩌면 성공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나에게 실패는 필연적이었는지도 모른다. --- p.168

이미 나는 이런 공간을 실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몇 사람의 은퇴자들이 모여 사무실을 열고는 프로젝트별로 사업을 공유하는 중이다. 이 공간은 여느 사무실과는 다르다. 각자 자기 책상이 있긴 하지만 사무실 한가운데 여유를 두고 여기서 쉬고 대화하며 정보를 나누게 했다. 이 사무실에서 펼치는 사업은 한정되어 있지 않다. 추모공원, 미네랄 생수, 토네이도형 공기정화기 등 다양한 기획과 판매, 마케팅이 이루어진다. 투자와 제휴, 참여를 통한 네트워크도 활발하게 구축되는 과정이다.

<b>은퇴혁명은 비재무자산 중심의 은퇴설계!</b><br/><br/>이 책이 말하는 은퇴혁명은 돈, 즉 재무자산을 형성하는 데 쏠려있던 은퇴설계의 방향을 비재무자산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재무자산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 내면에 쌓인 소중한 덕목이다. 영성, 인품, 경험, 습관, 연륜, 리더십, 지식, 상상력, 건강, 가족, 평판, 친구, 인간관계 등은 직접 드러나지 않고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지만, 인생을 사는 데 꼭 필요한 바탕이 된다. 그리고 이런 자산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으며 그것이 든든한 밑천이 되어 재무자산도 늘릴 수 있다.<br/>자신이 가진 비재무자산을 발견하고 그 가치를 깨닫고 그것을 기르고 활용하는 방향이 은퇴설계의 핵심 과정이 되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진정으로 행복하고 의미 있고 풍요로운 나이 듦을 경험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연이어 재무자산을 불리는 선순환을 가져오게 된다.<br/><br/>이렇게 비재무자산의 축적을 통해 새롭고 희망찬 은퇴생활을 하면서 균형 잡힌 풍요로움을 일구어나가는 과정이 은퇴설계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제시된다. 은퇴혁명은 감사하는 삶 속에 건강한 습관을 기르며 일하고 공부하고 봉사하는 차원 높은 나이 듦의 길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은퇴 걱정이 가득한 한국 베이비붐 세대에게 희망을 불어넣는다.<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