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을 얻어 먹기 위해 노래를 부른 소년
콜럼버스가 거절을 당한 채 슬픈 기색으로 알함브라 궁전을 떠나던 그날, 독일의 어느 마을에는 슬픔에 잠긴 유년시절을 보내야했던 어린 소년이 살고 있었다. 그는 1483년 성 마틴의 날에 태어났으며, 그의 부모는 그의 세례명을 마틴이라고 하였다. 그들은 매우 가난했다. 아버지는 광부였으며, 구리를 캐내고 제련하는 고된 노동을 하였다. 가족들에게 먹을 것이라고는 호밀 빵과 청어밖에 없었다.
마틴의 아버지는 기질이 사나웠으며, 그의 어머니는 엄격하였다. 그의 학교 선생은 강퍅하고 잔인하였다. 그 세 사람 사이에서 그 소년은 수없이 매를 맞았다. 그가 배우는 공부는 흙먼지처럼 건조하였다. 교리문답, 십계명, 사도신경, 성서 노래, 시편, 그리고 라틴어 연습이었다. 어느 날 잔인한 선생은 벌로 그를 열다섯대나 때렸다. 마틴의 삶에 기쁨이라고는 없었다. 그는 교리문답과 사도신경을 혐오했으나, 라틴어에는 매우 뛰어났다. 광부인 아버지는 그런 학교에서는 마틴이 배울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정도의 지각은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아들을 커런드라고 부르는, 수도승들이 가르치는 학교로 보냈다. 그 학교의 소년들은 일요일이 되면 교회에서 노래를 불렀고, 매일 아침 마을을 돌아다니며 빵을 얻기 위하여 유지들의 집 앞에서 노래하였다. 그들은 뚜껑에 구멍을 낸 작은 양철통을 가지고 다녔고, 동네 유지들은 때때로 동전을 넣어주었다. 어떤 날은 마틴이 돈도, 빵도 얻지 못하는 날이 있었다. 크리스마스 아침 소년들은 일찍 나갔고, 마틴이 독창을 부르고 나머지 소년들이 합창으로 합세했다. 독창 소리가 달콤하고 선명하게 겨울바람을 타고 올라갔다.
온 세상이여 찬양하라!
이날은 예수가 나신날……
그러나 날마다 크리스마스도 아니요, 소년들에게 먹을 것이 없는 날도 많았다. 마틴은 보통 작은 빵 한 조각밖에 얻지 못했다. 그는 점점 마르고 창백하고 쇠약해져갔다. 어떻게 해야 하나? 그의 아버지는 너무 가난해서 도와줄 수가 없었다. 수도승들은 그에게 줄 것이 없었고, 만일 마을의 유지들이 그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는다면 그는 굶어야 한다.
그날 아침은 매섭게 추웠다. 마틴은 밖으로 나가 거리를 돌아다니며 노래를 불렀다. 그러나 유지들은 그렇게 일찍 잠에서 일어나는 것을 싫어했고, 하인들은 물론 더욱더 싫어했다. 그는 어느 집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꺼져 버려!”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다른 집으로 옮겨갔다. 그러나 그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마자, 문이 열리더니, 남자의 머리가 불쑥 나왔다.
“여기서 썩 물러가! 주인어른을 이렇게 일찍 괴롭히면 안된다는 것도 모르느냐?”
그는 그곳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였고, 세 번째 집으로 가서 노래를 불렀다. 그러나 노래가 끝나기 전에 하인이 채찍을 들고 나왔다.
“꺼져, 이 부랑아 같으니!”
겨울 아침에 자선금은 얼어붙었다. 쇠약하고 힘없고 굶주리고 실망에 빠진 그는 돌아갔다. 이제 그는 어떻게 해야 하나? 무엇때문에 노래를 불러야하지? 아무도 빵 한조각도 주지 않는데.
“차라리 수도원으로 돌아가서 죽는게 낫지.” 그는 혼잣말을 하였다.
그는 콘라드 코타의 집 앞에 서 있었다. 그 집 주인은 부유한 유지였다. 그가 보기에 그 집에는 아직 아무도 일어나서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 동쪽에서 아침 햇살이 비추기 시작하고, 마을의 유지들은 곧 아침식사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일하러 갈 것이다. 오, 일생에 한번만이라도 마음껏 먹어보았으면!
노래를 불러야 할까?
헤르 코타는 마을에서 유력한 사람 중의 한 명이었다. 그가 쫓아나와서 매질을 하지 않겠는가? 그 집앞에서 어찌할 줄 모르고 서성대는 소년의 뺨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이야, 노래해라! 노래해! 온 세상이 너를 기다리고 있어. 노래해! 노래해! 온 세상이 네 목소리를 들을 거야.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하나님은 아시지.
달콤하고 낭랑한 그의 목소리가 아침 공기를 타고 올라갔다. 문이 열리고, 우르술라 코타가 문지방에 서서 그를 쳐다보았다.
우르술라 코타는 그녀가 손을 내미는 사건으로 인하여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했다. 그녀는 이웃집에서 쫓겨난 가난한 소년을 보았고, 그 소년에게 퍼부은 가혹한 말에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일요일 미사에서 그 아이를 보았고, 성가대의 모든 다른 목소리보다 더 달콤한 목소리를 가진 소년임을 알아보았다. 그녀는 그 소년에게 먹을 것을 넉넉히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고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는 따뜻한 아침식사가 있는, 따뜻한 가정으로 들어갔다……
성 바르돌로뮤
이날은 성 바르돌로뮤의 날이었다. 동이 트면 교회 종이 울리고 위그노 전멸이 시작될 것이다. 기즈 공작은 초조했고 캐서린도 마찬가지였다. 이 음모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고 위그노가 그것을 알아챘을까봐 염려가 되었다.
캐서린은 서둘러 찰스를 다시 한번 찾아갔다. 그는 시무룩하고 화난 채 조용히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는 이제까지 그 계획에 마지못해 따라주었다. 그러나 결단을 내릴 시간이 되자 그는 우유부단하였다. 그 늙은 제독, 그리고 그의 말을 믿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암살한다는 것은 너무나 비열한 행동이었다. 마음 약한 저 불쌍한 찰스에게는 선량한 본능이 아직 조금이나마 남아 있었다. 그가 어머니에게서 받은 교육-목적은 항상 수단을 정당화시킨다는- 그가 배운 그 거짓 학파도 무엇이 옳고 명예로운지에 관한 그의 모든 감각을 완전히 없애버리지는 못했던 것이다.
“네가 위그노 지도자를 해치지 못하겠다면 또다시 전쟁을 치르겠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나와 네 동생이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도록 허락해라.”
그는 항상 그녀에게 순종했다. 그는 스스로 생각할 줄 모르는 소년이었다. 그는 벌떡 일어났다.
“하세요! 하세요! 그를 죽이라고요! 파리의 위그노를 전부 죽여서, 아무도 살아남아서 나를 비난하지 못하게 말입니다! 즉시 명령을 내리세요!” 그는 방을 뛰쳐나가 침실로 들어갔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