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초에 우리 집에는 룰이 있었다. 남편이나 나나 성격이 못돼서 어렸을 적부터 책 읽는데 엄마가 들어와 방청소한다고 부산떨면 신경질 내는 몹쓸 자식이었다. 때문에 우리들은 룰을 이렇게 정했다.
"가사 노동을 표 짜서 반씩 나누는 것은 기계적이다. 청소나 설거지나 하고 싶을 때 하자. 지저분해진다고 누가 죽냐? 우리 편할 때 일하기로 하고, 치우고 싶은 사람이 치우기로 하자. 서로 편하게 살자."
이 소리를 누가 했는가? 후훗. 내가 안 했다! 남편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올 때 내 표정은 온화했으나 머리 속에는 독립기념일 폭죽이 터지고 있었다. ^__^
1단계 상황 : 설거지가 쌓이고 있다. -> 아무도 신경 안 쓴다.
2단계 상황 : 계속 쌓이고 있다. -> 역시 신경 안 쓴다.
3단계 상황 : 설거지 탑의 높이가 일 척에 육박한다. 피사의 사탑이 되어 간다. -> 남편이 다소 불안해 하는 눈치다. 나는 신경 안 쓴다.
4단계 상황 : 선풍기 바람에 설거지 탑이 쓰러진다. -> 누군가 한숨을 내쉬며 일어난다. 그 누군가는 내가 아니다. ^_^V
인내가 필요하다! 결국 승리는 좀더 지저분한 것을 잘 참는 쪽에 돌아온다 .성격이 깔끔해서 게으른 남편이 치우기를 기다릴 수 없는 당신은 포기해야만 한다. 게으른 남자보다 세 배쯤은 더 게을러야 승리할 수 있다. 설거지가 일 척이 쌓이더라도, 방바닥 먼지에 발자국이 찍힐 지경이라도 초연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아는 '마님이 되고 싶은 여자분'들 중 두 분이 이 대목에서 포기했다. 어떻게 남자보다 더 게으를 수 있느냐고? -_-;; 하루는 참아도 일주일은 못 참는다고? 물론 쉽지 않은 길임을 안다. 그러나 인내가 쓰면 쓸수록 열매는 달다!
--- p.89-90
삼돌 : 여보, 여보, 이걸 보구려. 내가 장안의 화제인 ○○○라는 책을 여기 사왔소!
마님 : (찌릿) 책? 얼마 주고 샀어!
삼돌 : (흠칫) 어… (귀엽게) 만 원!
마님 : (증거는 없지만 일단 으르렁거려 본다) 만 원? 딱 폼을 보아하니 만 원짜리 책은 아닌데! 표지에 금박도 있고 베개로 써도 될 만큼 두꺼운 데다가 안에는 색깔이 난무하잖앗!
삼돌 : (찔끔) 어…. 이만 원!
마님 : 빨리 불엇!
삼돌 : 불면 안 때릴 거지? ^^;;
마님 : 맞고 불거야, 불고 맞을 거야? -_-;;(둘 중 뭐가 낫다는 건지는 말하는 마님도 모른다.)
삼돌 : T_T 삼만 원.
진정한 삼돌이는 철학적이고 본질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거짓말은 절대 안 한다. 주로 초등학생 수준의 거짓말을 한다. 잡아내기도 편하다. 사실 저렇게 티나는 거짓말은 거짓말이라기보다 '나는 지금 내가 뭘 잘못한 건지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찔끔하고 있어요.'라는 애교 섞인 신호 정도로 봐주는 게 좋다. 신혼 때는 저렇게 일찌감치 불면 크게 야단 안 쳤다. 신혼이라고 예뻐서 그랬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다 작전이다. 몇 번 그런 식으로 격려 고무를 해 줘야 한다. 숨기는 것보다 털어놓는 쪽이 백번 낫다는 생각을 심어 줘야 한다. 훈련이 궤도에 오르면 알아서 부는 버릇이 생긴다. 그때부터 신나게 착취하는 거다. 어째 사기 치는 것 같다고? 마님은 원래 좀 그래도 된다. ^_^;; 통 큰 거짓말은 마님이 하고, 통 작은 거짓말은 삼돌이가 하게 하라.
사람이 살면서 100퍼센트 진실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거짓말이 수단의 수준이 넘어 본성이 되어 버린 사람은 절대로 삼돌이씨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명심하라.
--- p.26-28
당신이 구해야 할 삼돌이는 언제나 꽃단장하고 눈을 즐겁게 해 줄 장식품도 아니고, 영화를 같이 보러 갈 친구도 아니고,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함께 그윽한 눈길을 마주치며 이야기 나눌 파트너도 아니다. 기념일에 반지 케이스를 들고 찾아와 줄 선물 배달원도 아니고 밍크코트를 사 줄 인간 크레디트 카드도 아니다.
매일 같이 밥 먹고, 자고, 함께 방바닥을 긁고, 가족이나 일 문제로 머리 쥐어뜯으며 같이 고민하고, 상대편 8대 조상까지 들먹여가면서 피터지게 싸울 상대다. 늙어 꼬부라질 때까지 지겨워서 입에 단내가 나도록 함께 바라보고 살아야 할 인간이다. 물론, 좀더 안정적인 결혼 생활을 위해 약간의 물질적인 계산을 하는 것을 가지고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마님 후보생들이여, 항상 잊지 마시라. 좋은 조건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라붙는다. 외모가 좋은 삼돌이를 거느리면 이웃집 삼월이나 향단이들의 질시에 시달려야 한다든가, 배경이 좋은 삼돌이를 거느리면 시댁의 그늘 아래서 다소 호흡곤란을 겪게 된다든가 하는 대가 말이다.
--- p.30-31
삼돌이의 재료 :
싱싱한 삼돌이 원료
준비된 마님의 조련
어째 삼돌이 요리 레서피가 된 듯한 느낌이다.
아무튼 우선은 재료가 중요하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다지만 좋은 삼돌이의 씨는 반드시 있다. 인류 보완 계획을 아무리 해 봐도 삼돌이 안 될 인간은 삼돌이가 되지 못한다. 요리 만화 『맛의 달인』에 보면, 재료가 얼마나 중요한가가 거듭 설명되고 있다.
마님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좋은 삼돌이를 골라내는 안목부터 길러야 한다.
과연 어떤 삼돌이가 좋은 삼돌인가? 검은 삼돌이든 흰 삼돌이든 쥐를 잘 잡는 삼돌이가 좋은 것인가?
재료를 선택하는 순간 이미 일의 성패가 결정된다. 계약을 맺기 이전의 재료들(남자)은 대부분 좋은 삼돌이가 될 수 있는 재료인척 가증스럽게 사기를 치기 마련이다.
잘 골라 보아야 한다. 반드시 일등 감자라야 한다. 좋은 삼돌이는 우선 눈이 초롱초롱하고 이빨이 튼튼하고 비늘이 반짝거리고…가 아니라… 하여간, 좋은 삼돌이 구하는 법을 알아보자(어흠어흠).
--- pp.18~19
삼돌이의 재료 :
싱싱한 삼돌이 원료
준비된 마님의 조련
어째 삼돌이 요리 레서피가 된 듯한 느낌이다.
아무튼 우선은 재료가 중요하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다지만 좋은 삼돌이의 씨는 반드시 있다. 인류 보완 계획을 아무리 해 봐도 삼돌이 안 될 인간은 삼돌이가 되지 못한다. 요리 만화 『맛의 달인』에 보면, 재료가 얼마나 중요한가가 거듭 설명되고 있다.
마님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좋은 삼돌이를 골라내는 안목부터 길러야 한다.
과연 어떤 삼돌이가 좋은 삼돌인가? 검은 삼돌이든 흰 삼돌이든 쥐를 잘 잡는 삼돌이가 좋은 것인가?
재료를 선택하는 순간 이미 일의 성패가 결정된다. 계약을 맺기 이전의 재료들(남자)은 대부분 좋은 삼돌이가 될 수 있는 재료인척 가증스럽게 사기를 치기 마련이다.
잘 골라 보아야 한다. 반드시 일등 감자라야 한다. 좋은 삼돌이는 우선 눈이 초롱초롱하고 이빨이 튼튼하고 비늘이 반짝거리고…가 아니라… 하여간, 좋은 삼돌이 구하는 법을 알아보자(어흠어흠).
--- pp.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