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이미 몸속에 스며들어 있는 것은 신경 쓰지 않은 채 겉만 보고 사대주의 라고 배척한다. 한때 외국 것이면 무조건 좋다고 받아들이던 진짜 사대주의 시절을 지나온 반작용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와 같은 이중성은 곳곳에 숨어서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 p.110 ,13번째줄
한때 '임꺽정병'이라는 말이 크게 유행한 적이 있었다. 제 앞가림하기에도 바쁜 처지에 밤낮으로 나라 걱정하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은 모두 이 병에 걸린 것이라 했다. 나 역시 임꺽정병 환자였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 병을 앓고 있다. 나는 매년 국가 예산이 발표될 때마다 분통이 터져 견딜 수가 없다. 특히 분단 문제로 인해 낭비되는 어마어마한 돈을 생각하면 심장이 다 벌렁거린다. 우리 나라는 해마다 국방비로만 국가 예산의 18%에 달하는 18조 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붓고 있다.
--- p. 114-115
지금이야말로 강인한 교육이 필요할 때이다. 이제 젊은이들이 가정의 울타리를 깨고 나가 혼자 힘으로 강인하게 일어설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사자가 새끼를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뜨려 스스로 기어 올라오는 놈만 기르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의 가정은 자녀들을 정신적인 면에서는 가부장주의적으로 억압하는 반면 일상생활 속에서는 너무도 감싸고돈다. 낡은 교육 제도와 함께 젊은 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부딪쳤을 때 혼자 힘으로 강인하게 헤쳐나갈 수 없다.
--- p.230
우선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과 속마음이 다르다 보니 개인 간에나 사회적으로나 신뢰가 사라져 버렸다. 또한 스스로에게나 남에게나 솔직하지 못하다 보니 자신감이 결여되고 결국은 심한 열등감에 휩싸이게 되었다 '개인적 자질이나 능력은 뛰어나지만 솔직하지 못하고 열등감이 심하다'는 것이 우리 민족에 대한 외국인들의 일반적인 평가이다. 이는 우리가 글로벌 무대에서 생존하고 번영하는데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다.
둘째로는 문제에 대한 접근방식이 너무나 '수동적'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우리는 언제나 사고가 터진 다음에 대비책을 생각한다. 이를테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다. 외양간을 고치는 것 까지도 좋은데, 꼭 소가 넘어나간 부분만 고친다. 그러니 일이 제대로 수습될 리 없다 이런 접근방식을 '연역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 p.221
오늘날의 20대에게는 전 세계를 하나로 엮는 인터넷이 있다. 인터넷은 세계를 향해 열린 창이다. 그들은 그 창을 통해 마음껏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러한 생각은 곧바로 전 세계에 파급될 수 잇는 여건이 갖추어졌다. 정보의 도구를 능숙하게 다룰 수만 있다면, 이미 세계어가 되어 버린 영어에 능통하다면, 그리고 모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참신한 생각만 있다면 전세계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 새로운 채널 속에서 새로운 여론이 형성될 것이고, 그것이 새로운 힘이 되어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다. 20대는 그러한 바탕위에서 전혀 새로운 형태의 기업과 조직을 만들어 스스로 이끌어 나가게 될 것이다. 이것은 먼 미래에 일어날 일이 아니라 지금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일들이다.
--- p. 208
어느 대학에서 학생 500명을 모아 놓고 우리가 어떤 자세로 글로벌시대를 맞이할 것인가에 관해 특강을 한 적이 있다. 학생들은 시종 진지한 얼굴로 들어주었다. 강의가 끝나자 모두들 생각에 잠긴 채 앉아 있었다. 그때 한 남학생이 정적을 깨고 손을 번쩍 들었다. 그 학생은 일어서서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김 사장님 뭐가 잘났다고 그렇게 떠드십니까? 보아하니 구찌니 막스엔스펜서니 MCM이니 하나같이 외국 유명 사치성 브랜드나 들여와서 팔아먹고 있는 것 아닙니까?'
'학생, 속시원하게 질문 참 잘했습니다.' 나는 일단 웃으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금부터 제 얘기 잘 들으세요. 나는 구찌를 들여와서 잘났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선 것도 아니구요. 하지만 나는 구찌라는 상품을 면세점을 통해서 외국인들에게 더 많이 팔아 10배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였습니다. 외화 획득이라는 면에서 나라에 공헌했고 그 부분에 있어서는 떳떳합니다. 구찌 판매권을 2천만 달러를 받고 본사에 되팔기도 했지요. 덕분에 구조 조정도 무리 없이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 p.108-109
세계는 지금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다가올 시대는 디지탈 교육을 받은 젊은층이 이끄는 세상이 될게 틀림없다. 초고속으로 지구촌 곳곳을 연결하는 인터넷 네트워크의 시대에는 능력있는 개인개인이 주인이 될수 있다. 반면 급속하게 변하는 세상을 제 때 읽어내지 못하면 도태될수 밖에 없는 냉혹한 시대이기도 하다. (p.18)
지금 밖에서 불어오는 개방의 요구속에 침략의 의지가 숨어 있다는 것을 부인 할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이 침략로로 쓰기위해 잘 닦고 있는 고속도로는 잘 활용하면 우리가 세계를 향해 날아오를수 있는 활주로로 바뀔수 있다. 진정으로 낡은 사고방식과 시스템을 인식하고 그것을 과감히 깨뜨릴수만 있다면,진정으로 올바른 주인의식을 갖고 개방에 임할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p.83)
--- p.
새로운 시스템을 가동시키는 데 피용한 정신적 소프트 웨어로서 마인드웨어라고 부른다. 시스템의 핵심을 이루는 것은 바로 마인드웨어이다. 서둘러 이 마인드웨어를 다시 짜야 한다. 해법은 마인드 웨어을 다시 짜는 일이다. 물론 마인드웨어를 한 개인이 하룻밥에 뚝딱뚝딱 짜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일인 것이다. 그런데 서글프게도 현 시스템에 매몰되어 있는 우리로서는 솔직히 역부족인 듯 하다.
우리의 역량만으로 마인드웨어를 다시 찔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남의 지혜라도 빌려 와야 한다. 적극적인 벤치마킹을 통해 다른 나라의 방법론을 배워오는 것도 좋겠다. 그것만으로 부족하다면 그런 지혜를 가진 사람을 데려와 우리의 조직 속에 넣고 함께 움직여 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아니면 세계 최고의 컨설팅 연구소들을 동원하는 방법도 있다. 세계 굴지의 경영 전락 자문업체와 함께 작업을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말로만 재2위 건국이니 새 천년의 준비를 외친다고 해결될 일이 하나도 없다. 새로운 마인드웨어를 짜는일 21세기 글로벌 환경속에서 한국 공동체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에 대해 청사진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 pp. 220-224
사실, 정부를 비롯한 우리의 공공 조직은 가부장적 경직성이 가장 큰 곳이다. 그래서 우수한 브레인들은 공직에 나서지 않으려는 경향부터 보인다. 가 봐야 마음껏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나마 자유로운 일반 기업체를 선택한다.
하지만 기업이라고 해서 완전히 딴 세상일 수 있겠는가? 그들은 다시 날개를 펴기 위해 국내에 들어와 있는 다국적 기업으로 향하거나, 아예 외국으로 떠나 버린다. 이렇게 유실되는 인재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통계를 뽑지 않는다. 그 사이 외국은 우리의 훌륭한 인재들을 거저 주워 담기에 바쁠 지경이 되었다. 미국의 경우, 대사관 차원에서 직접 이런 인재들의 '헌팅'에 나서고 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 p.74
'미래의 달러는 지식이다.'
세계 은행 스티글리츠 부총재의 말이다. '지식'이라는 단어가 세계인의 화두로 떠오른 지는 이미 오래이다. 지식가치설, 지식사회, 지식기반경제, 지식노동자, 지식공유, 지식경영이란 신생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업에도 최고지식경영자 라는 새로운 직책을 가지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 사람들은 이런 단어들을 단순한 유행어 이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 그것은 지금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엄청난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면서 너무도 자주 입에 올리다 보니 오히려 이런 단어들이 지닌 중요한 의미만 급속도로 감가상각 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다.
--- p.157
가진자의 의무를 알고 있는 그들은 사회의 척추가 되어 사회를 똑바로 서 있게 한다. 사회의 정의는 가진 자들이 성실하게 의무를 수행했을 때 바로 선다. 진정한 권위는 특권츠의 타이틀이나 배경이 아니라 바로 그곳에서 나온다.
--- p.
20대라도 낡은 정신의 소유자라면 경쟁에서 밀려날 것이며, 80대라도 청년 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새로운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다. 물리적인 나이만 가지고 그에게 닥칠 위기나 기회를 말할 수는 없다.선각자들은 지구상의 모든 개인에게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뜻에서 '글로벌 데모크라시'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 p.209
『신화적 존재인 루치아노 베네통 회장이 직접 나와 맞아주었다. '회장님, 당신이 성공했다면 나를 확신시키기 위해서 당신의 성공을 좀 보여 주십시오.' 나는 악수를 나누자마자 이렇게 요구했다.』
--- pp.163-164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공짜로 살고 싶은 사회’ 에서 '왕따’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다. 글로벌 시대를 이끌어 갈 차세대 리더는 바른 전략을 가진 ‘왕따’들이다.
--- p.252
『신화적 존재인 루치아노 베네통 회장이 직접 나와 맞아주었다. '회장님, 당신이 성공했다면 나를 확신시키기 위해서 당신의 성공을 좀 보여 주십시오.' 나는 악수를 나누자마자 이렇게 요구했다.』
--- pp.163-164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공짜로 살고 싶은 사회’ 에서 '왕따’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다. 글로벌 시대를 이끌어 갈 차세대 리더는 바른 전략을 가진 ‘왕따’들이다.
--- p.252
- 가진 자에게는 더 큰 의무가 있다. 포틀랜드 전쟁이 일어났을 때 영국의 앤드류 왕자는 앞장서 전투기를 몰고 출격했다. 독일 타르제 연방 하원 의장은 20년째 30만원 짜리 월세 아파트에 살고 있다. 스위스의 대통령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한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권력과 지위와 부가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자신의 의무를 알고 있는 그들은 사회의 척추가 되어 사회를 똑바로 서 있게 한다. 사회의 정의는 가진 자들이 성실하게 의무를 수행했을 때 바로 선다. 진정한 권위는 특권층의 타이틀이나 배경이 아니라 바로 그 곳에서 나온다. (p.28)
- 내가 서구 교육을 경험하면서 가장 감탄한 점은 무엇보다도 교육의 초점이 논리적인 사고방식을 기르는데 맞춰져 있다는 것이었다. 논리적인 사고방식은 논리학이 아니다. 어떤 상황에 부딪치더라도 스스로 결론을 찾아내는 능력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라면 일단 배척부터 하고 볼 도전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도 논리적이기만 하다면 존중을 받는다. 그들은 어려서부터 자신의 생각을 말할 것을 요구받고 치열한 논쟁 속에서 사고를 단련 시키며 자라난다. 그래서인지 그들과 토론을 해 보면 논쟁의 초점을 찾아내고 생각을 전개해 나가는 생각의 틀과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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