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톤 행성에 남은 것’ 시리즈 작품들에 사용한 기본적인 재료는 우리 마을 그래피티 벽에 붙어 있던 두꺼운 색 시트이다. 벽에 붙어 있는 색 시트를 떼어내거나, 오래된 석고처럼 길에 떨어지면 주워온다. 이를 얇은 층으로 조심스럽게 분리하면, 감추어져 있었던 그래피티의 단편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벽은 언제나 다양한 날씨에 노출되어 있고 서로 단층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색 판들은 고대 벽화의 표면과 같은 양상을 띤다. 반대로, 암호 같은 글자와 만화 같은 그림의 형태를 통해 미래 언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p.37「카리나 시차즈-쇼슈타리」
작가는 다면체에서부터 원기둥, 단순한 직육면체, 굴곡과 변형체에 이르기까지 종류에 관계없이 여러 형태를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그녀는 우아하고 유기적인 외관을 사용하여, 세련미가 없고 기술적인 면모만을 강조한 형태에 대응한다. 역사에 대한 지식과 쥬얼리의 복합적이고 관념적인 장애물은 기억의 상징을 찾고자 하는 욕구와 함께 어우러진다. 쥬얼리를 착용하면 체인에 매달린 주머니가 달랑거린다. 성주, 혹은 여자 성주가 한때 착용한 장식, 비밀 이야기의 열쇠, 계속되는 종교 의식에 사용되는 미스터리한 도구와 같은 모습을 띤다. 그들은 우리로 하여금 이 작품을 수집하고 보존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p.60 「엘렌 마우러 질리올리 박사, 멜라니 이스베르딩」
작품은 끊임없는 대화의 과정이다. 나는 가공되지 않은 목재의 순수한 아름다움과 도구로 조각된 형태의 섬세한 구조를 좋아한다. 그래서 작품의 표면에 그 어떤 처리도 하지 않는다. 전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작업의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사포질도 거의 하지 않는다. 목재와 같이 특징적이고 살아 있는 재료로 작업을 할 때면, 재료와 디자인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도록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p.177 「크리스토프 핑켈」
리듬의 시각화와 유리라는 소재를 통한 변형은 이 작품의 중심 테마이다. 음악을 들을 때, 우리의 귀는 대화와 소리를 조합하여 진동의 패턴으로 변형시킨다. 이러한 진동은 시간-진폭 도표와 같은 수학적인 표현으로 시각화할 수 있다. 이것은 마치 음악의 역동적인 부분을 표현하는 것 같다. 나는 유리로 만들어진 작품의 제작을 위하여 다이어그램을 촉매 도구로 사용한다. 한 음악 작품의 총 8악구를 사용했으며, 25초간 인용하였다. 상대적인 위치로 음악의 진폭과 강도는 둥근 유리 접시를 변형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척도이다.--- p.233「알렉산더 자이츠」
바다의 조류 간에 시간의 멈춤은 존재하지 않으며, 항상 썰물이나 밀물의 형태로 진행된다. 이들의 평균치는 계산된 수치로 나타난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 높고 낮음을 - 큰 사건과 작은 사건들- 수치로 나타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를 행동하게 하고 때로는 초조하게 하는 것은 힘과 반대 작용의 이중성이다. 삶이라는 경주는 구부러진 곡선이다.--- p.255 「클라우디아 비네」
포스트모더니즘의 문맥 안에서 맥윌리엄의 작업을 종교적 오브제와 비교해 보면 그는 그와 흡사한 과정을 만들어낸다. 이는 그의 작품이 포스트모더니즘적 현실에 결합 및 적응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크기와 함께 공개적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의 해체주의에 대하여 표현하고 있지만, 작품의 본질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이 상호 결합하면서 확장된 인식은, 우리에게 인간 존재의 깊은 내면과의 접촉을 가능하게 해준다. 아주 생생한 경험들이 작품 속에 겸손한 형태로 녹아들어 표현되었다. 점토, 물, 불, 형태가 무형태로 이어진다. 공간은 공간을 해체한다.
--- p.283 「마르틴 맥윌리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