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이 흔들리고 헛되게 살고 있는 것 같으면,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들을 하나하나 점검해 봐. 생각을 바꿔보면 인생이 오히려 진솔하게 보일 수도 있지 않겠어?'
--------- p 185
북소리가 나고 장타령이 구성지자, 구경꾼들은 물 묻은 손바닥에 깨 엉키듯 꾀어들어 발길을 돌릴 줄 몰랐다. 이미 잠자리를 잡았던 외지인들까지 다시 옷을 꿰입고 난전 마당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 p 288
'그것들이 없는 대신 구룡덕봉 산자락의 절경이며 안개와 짐승들과 새소리까지 모두 내 것이 되었고, 철마다 다투어 피는 꽃이며 열매를 모두 가지게 되었지 않습니까. 그 뿐입니까. 나는 구룡덕봉 산채 두령이 되었어요. 전화며 텔레비전을 가지려면 이것들을 모두 포기해야 되겠는데, 장사꾼 속내로 따져봐도 어느것을 가지는 게 이익이겠어요?'
------------ p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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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품나게 놀고 있네 정말."
그렇게 비아냥거리며 같잖다는 듯 입귀를 비쭉한 것은 차 마담이었다. 흉기를 뽑아들었을 때, 두 사람 중에 어느 한 사람만이라도 새파랗게 질려 살려달라는 외마디소리를 내질렀거나, 흉기 자체에 대한 두 사람의 반응이 어떤 식으로든 심각했다면, 변씨가 자제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두 가지 모두가 빗나가고 만 것이 칼부림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한 셈이었다. 변씨도 건설현장의 청부 폭력배로서 키워온 배짱과 완력의 관록이 깡그리 퇴색된 것은 아니었다. 하품나게 놀고 있다는 마지막 한마디가 변씨의 자제력을 내동댕이치게 만든 셈이었다.
변씨는 그때까지 잡고 있던 이불잇 한쪽을 비장한 결의를 보이며 낚아챘다. 차 마담의 고깃덩이 같은 나체가 전등불 아래로 드러났다. 그 육덕이 시선에 들어오는 순간, 벌떡 몸을 일으킨 변씨는 그녀의 등줄기를 겨냥하고 몸을 날렸다. 그 순간, 외마디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위협으로만 끝낼 줄 알았던 변씨가 실제로 폭력을 행사하는 순간, 비로소 사내는 자신의 방만에 아뿔싸 한 것이었다.
--- p.124
"아품나게 놀고 있네 정말."
그렇게 비아냥거리며 같잖다는 듯 입귀를 비쭉한 것은 차 마담이었다. 흉기를 뽑아들었을 때, 두 사람 중에 어느 한 사람만이라도 새파랗게 질려 살려달라는 외마디소리를 내질렀거나, 흉기 자체에 대한 두 사람의 반응이 어떤 식으로든 심각했다면, 변씨가 자제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두 가지 모두가 빗나가고 만 것이 칼부림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한 셈이었다. 변씨도 건설현장의 청부 폭력배로서 키워온 배짱과 완력의 관록이 깡그리 퇴색된 것은 아니었다. 하품나게 놀고 있다는 마지막 한마디가 변씨의 자제력을 내동댕이치게 만든 셈이었다.
변씨는 그때까지 잡고 있던 이불잇 한쪽을 비장한 결의를 보이며 낚아챘다. 차 마담의 고깃덩이 같은 나체가 전등불 아래로 드러났다. 그 육덕이 시선에 들어오는 순간, 벌떡 몸을 일으킨 변씨는 그녀의 등줄기를 겨냥하고 몸을 날렸다. 그 순간, 외마디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위협으로만 끝낼 줄 알았던 변씨가 실제로 폭력을 행사하는 순간, 비로소 사내는 자신의 방만에 아뿔싸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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