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남성의 유전적 차이에 따른 흥미로운 사실 몇 가지
인간은 보통 100만 가지의 색상을 본다. 그러나 여성의 5~15퍼센트, 혹은 그 이상은 1억 가지의 색상을 본다. 1억 가지 색상을 볼 수 있는 남성은 단 한 명도 없다.
X염색체에는 1,000개의 유전자가 존재한다. 반면 Y염색체에는 70개의 유전자만이 존재하는데 그중 한 개의 역할은 남성의 귀에 털이 자라게 하는 것이다.
여아 100명당 남아 105명이 태어난다. 남성이 더 강한 존재여서가 아니라 여성의 발생과정이 유전학적으로 훨씬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에 적게 태어나는 것이다.
40세가 되는 시점에서 여성과 남성의 인구는 거의 동일해진다. 그러나 100세가 되면 생존자의 약 80퍼센트가 여성이다. 110세를 넘어가면 여성이 95퍼센트를 차지한다.
신체적 고난으로 생존이 걸린 상황에서는 언제나 여성이 더 잘 버틴다. 서부 개척에 나선 도너 일행을 6개월간 고립시킨 눈보라에서도, 우크라이나 대기근에서도 여성이 더 많이 살아남았다.
여성은 예방접종 후 통증과 부작용이 더 심한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탁월한 면역계가 백신과 더욱 활발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여성은 항체 생성과 유지에 있어 남성보다 우월하다.
여성은 졸피뎀을 비롯한 여러 약물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우리는 최근까지도 남녀에게 동일한 양을 처방했다. 남성 세포와 수컷 동물만이 임상에 사용되는 관례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전 세계 어디에서도 노년층은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상기해 보자. 여성의 생존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우리는 남성이 오로지 행동적인 특징 때문에 일찍 죽는다고 치부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여성의 생존력이 남성보다 유리하다는 사실은 교육 수준, 경제적 요인, 그리고 알코올, 약물, 담배 등의 소비량과 상관없이 유효하다. ... 물론 성별에 따라 행동적인 차이가 존재하며, 남성의 행동이 위험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19세기 및 20세기 초에 유타에 거주한 모르몬교도 관련 자료에 따르면, 술과 담배를 멀리하는 그들의 경우도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살았다. 당시 이들 여성의 평균 출산율은 일반 인구 집단보다 훨씬 높았는데, 매 임신 때마다 사망의 위험성이 증가하는데도 그러한 결과가 나왔다. --p.115-116 중에서
폴의 경우는 남성과 달리 여성에게는 행동 조절 능력이 이미 유전적으로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유전학적 남성은 뇌를 이루는 세포가 모두 동일한 X염색체를 이용하므로 X염색체 연관 지적장애의 발병률이 훨씬 더 높다. 반면 유전학적 여성의 뇌는 2개의 X염색체가 제공하는 유전적 정보를 이용한다. 다시 말해서 남성이 물려받은 X염색체상의 유전자가 브뤼너르증후군을 일으키는 유전자처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유형이라면 무조건 그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여성이 브뤼너르증후군을 앓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여성의 뇌는 복수의 X염색체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X염색체 한쪽에 돌연변이가 발생해도 병적인 영향을 약화시킬 수 있다. ---p.105 중에서
여성의 유전학적 우월성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여성은 각각의 세포에서 선택 가능한 유전학적 선택지를 더 많이 보유할 뿐만 아니라, 세포들 간에 그러한 다양한 유전학적 지식을 공유하고 협력하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이러한 협력은 조 단위의 세포들 사이에 그리고 전체에 걸쳐 일제히 이루어지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집단의 유전학적 지혜를 모으는 공동작업이다. ---p.48 중에서
‘침묵하는’ X염색체에 존재하는 1천 개의 유전자 가운데 23퍼센트가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여성의 세포 하나하나에 비축되어 있는 상당한 유전학적 예비 전력이다. 여기에는 수백 개의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으며, 여성의 모든 세포가 필요할 때마다 쓸 수 있다. 하이브리드카에 비유하자면, 휘발유로 작동하는 내연 기관보다 전기로 작동하는 모터를 이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때가 있다. 생존이 목표라면, 여성처럼 유전학적 선택지를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점에서 남성의 세포와 여성의 세포 간의 차이는 결정적이다. 여성의 세포는 유사시에 중요한 유전자 수백 개의 비축분을 요청할 수 있다. 남성은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다. p.118
우리들 대부분은 스스로 항체를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태어나지만, 여성이라면 그 능력이 훨씬 더 뛰어나다. 앞서 개략적으로 살펴봤듯이, B세포는 돌연변이를 반복적으로 일으켜 스스로 성능을 향상시키는데, 여성은 이러한 체세포 과돌연변이 과정에 더 능하므로 더욱 적합한 항체를 생산할 수 있다. 여성의 면역학적 우월성을 나타내는 또 한 가지는 (특이적 항체를 만드는) 기억 B세포가 체내에 훨씬 더 오래 남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은 백신 접종에 훨씬 더 잘 반응한다. 여성의 면역 세포는 말 그대로 망각을 모른다. ---p.165 중에서
연구를 위해 수컷과 암컷 생쥐를 동일하게 확보하려면 암컷을 특별 주문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 대부분의 실험동물 사육 시설에서 암컷 생쥐를 비축해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암컷 생쥐를 주문하는 것이 그토록 드문 일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고, 내 동료들도 거의 수컷 생쥐만을 이용하여 전임상 연구를 수행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암컷 생쥐를 주문하면 실험 시작이 몇 개월이나 지연되어 프로젝트 전체 스케줄이 틀어질 것이 뻔했다. 하지만 기다렸어야 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마침내 암컷과 수컷을 모두 준비하여 전임상 연구를 진행한 결과는 수컷만 이용하여 얻은 결과와 달랐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이후의 약물 설계 전략 일부를 재고하고 재작업해야 했다. ---p.192 중에서
병원체가 들끓는 지구에서 살아남는 것은 우리 인류가 직면한 최대의 난관 중 하나다. 극심한 세균성 감염증을 이겨내는 것이든 인플루엔자 A의 최신 변종을 물리치는 것이든 혹은 범위를 넓혀 기근과 유행병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이든 여성에게 더 유리하다. 그 이유는 전적으로 XX 염색체와 관련이 있다. 유전학자로서, 항생제 연구자로서 말하건대 여성은 진정으로 면역학적 특권을 누린다. 이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금도 앞으로도 인류의 생존은 여성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