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방] 각본연출 : 고태정 / 출연 : 정유미, 예수정, 박혁권, 백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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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주는 고시원의 밤이 끔찍하다. 철들면서부터 모아온 적금을 털어 이제 겨우 제 방을 마련할 참이라, 학습지 교사로 일하는 평일에는 매일 수십 개의 초인종을 누르며 실적관리를 해야 할 형편이다. 어느 날 그녀는, 골목 끄트머리에서 대문 열린 빈 집을 발견한다. 석희는 오늘도 현관이며 대문까지 열어둔 채 출근한다. 언젠가 빈 집에 쓰러졌던 그녀를 구한 건 배가 고파 담을 넘은 부랑자였다. 오래 전 가족을 잃고 혼자된 그녀는, 그때부터 거르지 않고 음식을 준비해 그가 발길을 끊지 않도록 했다. 그녀에게 남겨진 일이란, 목전에 닥친 죽음에 대비해 스스로 장례를 준비하는 것뿐. 그러던 어느 겨울날, 귀가한 석희는 예전 딸아이 방에서 곤히 잠든 언주를 만난다.
[어떤 개인 날] 각본연출 : 이숙경 / 출연 : 김보영, 지정남, 권예림, 이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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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1년 차 보영은 일상의 소소한 갈등도 참아내지 못할 만큼 지쳐 있다. 이제 곧 마흔 살이 되는 자신의 곁에서 아이답지 않은 덤덤한 얼굴로 일상을 보내는 딸아이가 걱정스럽지만 되려 짜증만 더 낸다. 전 남편은 한 통의 문자메시지로 재혼을 통보하고, 늘 위안이 되어 주었던 친구도, 옛 남자친구도 보영에게 외로움만 확인시켜줄 뿐이다. 보영은 딸아이를 시각장애인인 아버지에게 맡기고 한 연수원에 특강을 하러 간다. 연수원 숙소에서 민요강사인 정남과 함께 방을 쓰게 된 보영. 밀린 원고를 쓰려 애쓰는 보영에게 정남은 넉살 좋게 맥주를 권하며 말을 걸고, 똑같이 이혼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두 여자는 파티를 하듯 서로의 가슴 속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장례식의 멤버] 각본연출 : 백승빈 / 출연 : 이주승, 김별, 유하복, 박명신, 김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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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 소년 희준의 장례식에 가족으로 짐작되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인다. 이들은 각자의 일상에서 누구보다 가깝게 희준을 공유했던 ‘장례식의 멤버들’이지만, 정작 서로가 왜 장례식에 오게 되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아버지인 준기는 평범해 보이는 중년의 대학농구단 재활치료사이지만, 사실 어두운 비밀을 간직한 남자이고, 한때 추리소설 작가를 꿈꿨던 어머니 정희는, 고등학교 문학교사로 일하고 있는 아마추어 작가이며, 이들의 딸 아미는 학교수업과 시체염습을 수년째 병행해오고 있는 조금 특별한 여고생이다. 어느덧 희준은 그들의 일상에서 서로의 가족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완성한 <장례식의 멤버>라는 소설을 하나씩 선물로 준 뒤, 자살한다.
[제불찰씨 이야기] (애니메이션) 각본연출 : 곽인근, 김일현, 류지나, 이은미, 이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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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TV에선 국회의원 최고봉을 미치게 한 혐의로 잡혀온 한 거미의 공개사형 여부를 시청자참여로 결정하는 생방송TV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사연인 즉, 이구소제사 제불찰에게 귀청소를 받던 최고봉 의원이 난데없이 정신발작을 일으켰는데, 그 사건현장에선 제불찰 대신 이 거미 한 마리가 발견된 것. 제불찰을 묘하게 닮은 이 거미와 사라진 제불찰은 어떤 관계인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