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인간이여. 너는 너무도 왜소한 존재로구나. 그래서 1킬로그램의 녹색이 반 킬로그램의 녹색보다 더 짙은 것이 아니겠느냐!' 나는 깨달았다. 명암의 조화로는 어떤 빛도 그대로 빚어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등불, 달 태양, 그런 것은 빛을 낸다.
--- p.65
베르나르에게
빈센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네. 자네라도 그의 장례식에 참석했다니 다행이라 생각하네. 그의 죽음이 슬프기는 하지만, 나로서는 조금도 애석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네. 그의 죽음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고, 그 불쌍한 친구가 정신병에 시다렸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겠지. 어쩌면 죽음이 그에게는 가장 커다란 행복이었일지도 모르네. 고통스런 삶을 끝냈다는 뜻이지 않는가. 그가 불교의 교리에 따라 환생하게 된다면, 이 땅에서 베풀었던 선행의 열매를 틀림없이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네. 한순간도 포기하지 않았던 동생의 따뜻한 보살핌, 그리고 몇몇 예술가가 보여주었던 사려 깊은 이해심도 함께 가져갔기를 바랄 뿐이네. 이제 내 예술적 예지력도 휴식이 필요한 것 같네. 잠을 자야겠어. 아무런 생각도 하고 싶지 않네.
-1890년 8월, 르풀뒤에서
--- p.176
눈이 듣는다. 이런 상징성은 상상력을 자극시켜 주며, 우리의 꿈을 화려하게 장식해준다. 또한 신비로운 무한의 세계로 향하는 새로운 문을 열어준다. 그런 눈의 언어가 있듯이 색도 마찬가지다. 치마부에는 우리에게 그런 에덴 동산의 문을 열어주려 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에게 눈을 돌리지 않았다. 동양, 특히 페르시아는 듣는 눈의 언어에 대한 완벽한 사전을 만들어냈다. 그들은 양탄다에 경이로운 웅변을 담아냈다. 화가들이여, 색의 기법을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페르시아의 양탄다를 연구하라.
--- p.66
내 운명을 세상에 맞추지 않겠소. 화가들이 내 그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슈퍼네커에게 물어보시오. 그러나 무일푼이오. 무일푼의 사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소? 그저 몸을 사리고 도망치는 수밖에!
요즘은 도자기를 만들고 있소. 슈페네커는 완벽한 걸작이라 평가하지만, 그렇게 만들면 뭐하겠소. 내가 보기에도 너무나 예술적이어서 내다 팔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는데. 그래도 슈페네커가 희망적인 말을 해주었소. 언젠가 산업예술 전시회에 출품하면 대대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오. 악마여, 내 말을 들었는가! 그 동안 내 옷장은 몽땅 전당포로 옮겨질 것이고, 나는 외출조차 못할 신세로 전락해버릴 것이오.
나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지만,그 기간이 나에게는 한 세기나 되는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 두사람은 세상이 모르는 사이에,그곳에서 둘 모두에게 유익한 엄청난 작업을 해내고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도 유익한 작업이었을까? 어쨌든 그 열매를 맺었던 작업도 없지 않았다,
--- p.33
나는 예술가요. 당신 말이 옳소. 그래, 당신은 미치지 않았소. 그래도 나는 위대한 예술가라 자부할 수 있소. 내가 이처럼 끔찍한 고통을 견디는 이유가 무엇이겠소? 내가 위대한 예술가이기 때문이오. 또한 나만의 길을 걷기 위한 것이오. 그렇지 않다면 나는 그저 사기꾼에 불과할 거요. 물론 많은 사람들이 나를 사기꾼이라 매도하지만, 신경쓰고 싶지 않소. 나를 가장 슬프게 하는 것이 무엇인 줄 아시오? 가난이 아니오. 내 예술을 향한 정열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내 예술을 끌어갈 수가 없소. 내 손을 옭아매는 가난이 없다면, 내 예술을 언제라도 완성할 수 있을 것이오.
--- p.131,---pp.2-10
외젠 타르디외 타히티에 가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고갱 순수한 땅의 원시적이고 단순한 사람들에게 매료되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 땅을 다녀왔습니다. 그곳에 되돌아갈 생각입니다.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근원으로 돌아가려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려는 것입니다. 내가 그리는 여인들은 거의 동물과 다름없습니다. 비록 벌거벗고 있지만, 그렇기에 그들은 순결합니다. 그들과 비교할 때, 살롱에 전시된 비너스들은 외설입니다. 가증스러울 정도로 음란해 보입니다 ….
--- 고갱과의 인터뷰 중에서
외젠 타르디외 타히티에 가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고갱 순수한 땅의 원시적이고 단순한 사람들에게 매료되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 땅을 다녀왔습니다. 그곳에 되돌아갈 생각입니다.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근원으로 돌아가려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려는 것입니다. 내가 그리는 여인들은 거의 동물과 다름없습니다. 비록 벌거벗고 있지만, 그렇기에 그들은 순결합니다. 그들과 비교할 때, 살롱에 전시된 비너스들은 외설입니다. 가증스러울 정도로 음란해 보입니다 ….
--- 고갱과의 인터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