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페이터(Roger Pater) 성 베데딕도 수도회 소속 성직자였다. 로저 페이터는 필명이고, 길버트 로저 허들스톤(Gilbert Roger Hudleston)이 본명이다. 1874년 잉글랜드 북부 컴벌랜드(지금의 컴브리아Cumbria 주)의 유서 깊은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났다. 웰링턴 칼리지, 옥스퍼드 키블 칼리지를 거쳐 1896년 교황 레오 13세로부터 첫 영성체를 받으면서 성직자의 길을 걸었다.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날 때까지 평생 성직자의 삶을 살면서 로저 페이터라는 필명으로 틈틈이 문학적 재능을 펼쳤다. 가톨릭 출판사 《번스 앤 오츠Burns and Oates》에서 한동안 편집을 맡았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종교적 신념과 물음을 투영한 단편들을 선보였다.
옮긴이 정진영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상상에서는 고딕 소설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잿빛의 종말론적 색채를 좋아하나 현실에서는 하루하루 장밋빛 꿈을 꾸면서 살고 있다. 고전 문학 특히 장르 문학에 관심이 많아서 기획과 번역을 통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려고 노력 중이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무명작가와 작품을 재조명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스티븐 킹의 『그것』, 『러브크래프트 전집』, 『세계 호러 걸작선』, 『뱀파이어 걸작선』, 『펜타메로네』, 『좀비 연대기』 등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