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란 무엇인가? 존재의 의미, 혹은 이유에 관한 이 짤막한 물음과 눈이 마주친 순간, 철학은 인간의 운명이 된다.
--- p.19 ‘Ⅰ. 자기경멸에 관하여’ 중에서
윤리적으로 완벽해지려 하면 할수록, 결코 소멸되지 않는 자기 안의 억압된 욕망과 그 욕망에 비례하는 엄격한 도덕법칙, 그리고 죄의식의 무게는 끝없이 가중된다. 그 거대한 압력으로 인해 촉발되는 고통은 고스란히 자기 자신과 타인에 대한 윤리적 경멸이나 우월의식, 나아가 불완전한 삶 자체에 대한 초인적 경멸로 귀결된다.
--- p.36~37 ‘Ⅰ. 자기경멸에 관하여’ 중에서
생각해보면 거의 모든 감정의 배후에 물리적 현상이 동반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기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사랑 때문에 심장이 두근대고, 슬픔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긴장 때문에 땀을 흘리고, 근심 때문에 가슴이 답답한 것은, 감정이 마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에 대한 명백한 증언인 셈이다.
--- p.88~89 ‘Ⅱ. 비극적 슬픔에 관하여’ 중에서
이념과 상상력 간의 근원적 단절, 이념은 지상의 그 어떤 아름다움보다도 매혹적인 그 무엇으로 다가오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그 이념에 도달할 수 없는 불가능성으로 인한 낙담과 상실은 저 비극에서처럼 슬픔을 부른다.
--- p.115 ‘Ⅱ. 비극적 슬픔에 관하여’ 중에서
인간은 모두 외롭다. 인간이 모두 외롭다는 것은, 인간이 모두 죽는다는 사실만큼이나 보편적 진실이다.
--- p.135 ‘Ⅲ. 외로움에 관하여’ 중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생활 속에서 더 많은 스트레스를 느끼게 되고, 급기야는 자기 조절 능력이나 자존감, 자기확신을 상실하게 됨으로써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에 직면한다.
--- p.144 ‘Ⅲ. 외로움에 관하여’ 중에서
바위는 외롭지 않고, 나무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먼저 타자를 향해 열려 있을 때, 외로움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 개방성을 매개하는 것이 마음이라면, 관계란 결국 마음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다.
--- p.147 ‘Ⅲ. 외로움에 관하여’ 중에서
우리 자신이 무의미하고 보잘것없는 경험을 하고 있을 때에도 우리를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존재로 머물러 있게 하는 힘은, 우리 곁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시선이다.
--- p.158 ‘Ⅲ. 외로움에 관하여’ 중에서
오히려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타인을 사랑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고, 또 세상의 처음에 있었던 그 원형적 관계를 되살려 존재하는 모든 것이 한데 어울려 다시 화목해질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 p.190 ‘Ⅲ. 외로움에 관하여’ 중에서
우리 시대의 관계를 규정하는 것은 대개 ‘사랑’이기보다는 ‘경쟁’이기 쉽다. 그것을 권력투쟁이라 부르든 생존경쟁이라 부르든, 살아남기 위해 끝없이 싸워야만 하는 저 야생의 동물들처럼, 지상의 모든 인간은 타인과의 비교와 경쟁 속에서 죽는 날까지 각축을 벌이지 않으면 안 된다.
--- p.199 ‘Ⅳ. 열등감에 관하여’ 중에서
개인의 삶이 지구라는 행성의 자연환경 속에서 타인과의 연대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적 삶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이유에서, 구체적 현실 속의 인간은 직업, 친구, 성이라는 세 가지 근본과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생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고 아들러는 주장한다.
--- p.209 ‘Ⅳ. 열등감에 관하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