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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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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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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0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500g | 145*204*30mm
ISBN13 9791160400175
ISBN10 1160400172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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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부 엄마의 따뜻한 손길 같은 것</br>식물성 밥상이 가르쳐주는 인생의 원리,품위 있는 호박찜과 호박국</br>일곱 달 차이 두 사내의 동행,아삭아삭 콩나물국밥</br>악양편지 1,별을 따서</br>후회는 더 사랑하지 못하는 데서 온다,누구와도 다른 가지선</br>아픈 날 엄마의 따뜻한 손길 같은 것,복통마저 잠재운 갈치조림</br>악양편지 2,무가 들어가는 ( )</br>너무나도 궁금한 은자씨,전주 ‘새벽강’의 굴전</br>허접한 것들 가득한 세상에서 건져 올린 푸르른 숭어,전주 ‘새벽강’의 소합탕</br>악양편지 3,꽃을 보고 힘을 내서</br></br>2부 지상의 슬픈 언어를 잊는 시간</br>지상의 슬픈 언어를 잊고 두 귀가 순해질 시간,거제도 J의 볼락 김장김치 보쌈</br>흰 눈은 오시고 임은 아니 오시고 고양이는 잠들러 간 밤에,두 그릇 뚝딱 굴밥</br>악양편지 4,만지면 시든다네</br>진정한 욕망과 충족은 어디서 오는가,소박한 신비로움 애호박고지나물밥</br>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사랑이 필요할까,담백하고 짭조름한 유곽</br>악양편지 5,반갑고 궁금하다</br>달의 뒷면은 몰라도 내 뒷면은 아는 친구들,심원마을 백 여사의 산나물 밥상</br>신이 어찌 어여삐 여기시지 않으랴,심원마을 백 여사의 능이석이밥</br>악양편지 6,홍매화 핀 날 녹두전</br></br>3부 벚꽃 흐드러진 계절에 삼킨 봄</br>벚꽃과 꽃게, 아카시아와 민어, 보름달과 간장게장, 지금과 여기,J와 버들치 시인의 도다리쑥국</br>벚꽃 흐드러진 계곡에서 봄을 삼키다,곱디고운 진달래화전</br>악양편지 7,찬란하다</br>버들치 시인 입에서 나온 버들치는 헤엄쳐갈 수 있을까,‘완전한 봄맛’ 냉이무침</br>‘도사’마저 감동시킨 엄마표 밥상,‘엄마의 밥상’ 보리굴비</br>악양편지 8,한창이다</br>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환성을 부르는 채소 겉절이</br>소유가 전부가 아닌 곳, 욕망이 다 다른 곳,절로 입이 벌어지는 토마토 장아찌</br>악양편지 9,녹차 만들기</br></br>4부 시린 가슴 데우는 별 같은 ‘사람 밥상’</br>흔들리며 가는 배, 울면서도 가는 삶,마음을 위로하는 거문도 항각구국</br>웃음의 진실 맛의 진심,바다가 와락 해초비빔밥</br>악양편지 10,나한테 도대체 왜 그러느냐</br>단식, 지극한 혼자의 시간,김장김치 고명 올린 냉소면</br>그건 사랑이었지,가죽나무 판이 만든 오방색 다식</br>악양편지 11,너 때문</br>우리는 언어를 얼마나 배반하는가,식물성 식감 무안 낙지</br>외로움을 잊게 한 별 같은 ‘사람 밥상’,버들치표 미역냉국과 생감자셰이크</br>악양편지 12,솔솔거리며 찾아오는 것</br></br>작가의 말</br>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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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도 그걸 만드는 사람의 성정을 닮아가는지 내 요리가 좀 진하고 단순하며 명쾌하다면(장점만 늘어놓자면 말이다), 시인의 요리는 부드럽고 미묘하고 순하다. 나이가 들면서 이제야 된장국에 김치 하나로 밥 먹는 즐거움을 알게 된 나는 시인의 된장국을 정말 좋아한다. 아마도 이것은 온유를 달라고 기도하는 나의 바람과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거의 된장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슴슴한(이 형용사 말고 다른 것은 생각을 못 해내겠다) 국물은 늘 하듯 멸치와 다시마 육수에 된장을 엷게 푼 것이고, 아욱은 서울의 슈퍼마켓에서 사던 것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어린 것이니, 같은 아욱국을 끓여도 시인의 것은 아주 다른 향기가 난다. 뭐랄까, 배 아픈 날 아침 엄마가 만져주는 따뜻하고 보드라운 손길 같은 것? --- pp.51~52

프라이팬 깊은 곳에서 섬진강 물결이 뒤집히듯 누런 누룽지들이 위로 올라왔다. 적당히 섞은 후 우리는 각자 자신의 공기에 그것을 떠서 남은 양념장에 취향껏 비벼 먹었다. 한입 넣은 순간 우리 모두의 입에서 “와우!”라고 할 수밖에 없는 탄성이 나왔다. 들기름을 머금은 누룽지는 바다의 굴 내음을 머금고 있었고 굴은 들기름으로 달구어진 구수한 누룽지를 머금고 있었다. --- p.114

“나는 다르게 욕망할 뿐이다.” 그렇다. 그들은 시간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흘려보내기를, 저 산과 강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욕망한다. 그들은 누구보다 여행을 많이 떠나고 누구보다 계절을 깊이 즐긴다. 봄이면 야생 달래와 냉이 그리고 산나물을 먹고 여름이면 천렵한 물고기로 매운탕을 끓인다. 가을이면 송이버섯 열 개로 친구들과 풍성한 파티를 벌인다. 나는 지리산에 갈 때마다 삶이 단순할수록 얼마나 풍요로운가를 절감한다. 그리고 똑같은 양으로 내가 얼마나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인가도 말이다. --- p.124

“시인님, 오늘 강연 잘 들었습니다. 우리 이제 2년 있으면 선거권 나와요. 오늘 시인님을 보고 많이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결코 지역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투표 잘할 테니 이제 울지 마세요.” 학생의 말은 진지했다고 한다. 듣고 있던 학생들도 고요했다. 그러자 그의 말을 다 듣던 버들치 시인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다시 울기 시작했다. 경상도 학생들이 너무 고맙고 예뻐서였다. 그렇게 두 번의 울음으로 그 강연은 끝났다고 했다. 이 슬픈 말을 들으며 우리는 배꼽을 잡고 웃었다. 세상에 그 학생들은 버들치를, 그가 두 번이나 엉엉 운 강연을 잊을 수 있을까? 아마 평생 못 잊을 것이다. 그건 아마도 진심의 힘이었을 것이다. 어떤 시보다 명징한 언어인 진심 말이다. --- p.130

그날 밤, 달이 떴다. 달 옆에 목성도 떴다. 우리는 백 여사가 숯불에 구워주는 닭구이를 먹으며 덜덜 떨며 달맞이를 했다. 달의 뒷면을 본 사람은 없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안다. 이곳에서 이 좋은 친구들은 내 뒷면을 안다는 것을. 보지는 못했겠지만 어여삐 여겨준다는 것을. 이것이 우정이라고 나는 그날 달을 보며 문득 생각했고, 찬 대기 속에서 그들과 소주잔을 부딪쳤다. 쉰이 넘으며 모든 것이 부질없음을 날마다 더 절감하는 나는 생각했다. 충분하다, 참으로 충분하다고. --- p.155

반찬이 마땅치 않을 때나 밤늦게 사랑하는 친구가 문득 나를 방문할 때 작은 바구니를 들고 정원으로 나간다. 그리고 한 접시 분량의 어린 머위나 민들레, 부추나 깻잎을 뜯어 간단히 세 가지 양념으로 요리를 한다. 그러면 나의 밥상도 풍성해지고 가끔은 친구와의 술자리가 가볍고 기뻐진다. 다른 생명을 죽이지 않고 그것이 무엇이든 뿌리째 뽑지 않고 덜어내 먹을 수 있다는 기쁨과 고마움, 그것은 분명 채식의 즐거움이다. --- p.231

나는 귀를 의심했다. ‘아름다운 관계’라는 제목부터 좀 의아했는데 여기서 몸을 뒤트는 것은 소나무가 아니라 바위인 것이다. 더운 내 등으로 찬 소름이 지나갔다. 태고부터 거기 있어온 바위가 잘못 내려앉은 그 어린 소나무를 위해…… 인 것이다. 어린 소나무가 불굴의 의지로 바위를 뚫은 것이 아니라 늙은 것이 어린 것을 위해 필사의 힘을 다해 생명을 키워내는 이야기로 시인은 이 관계를 읽었던 것이다. 아직도 무언가를 극복하고 뚫고 그런 것에 감탄하고 있던 나에 비해 그는 이미 내어주고 죽어주고 갈라짐을 견디는 바위에 주목했던 것이다. --- p.294

지난여름이 용광로처럼 뜨겁지 않았다면 오늘 부는 이 가을바람이 그리 고맙지 않았으리라. 우리들의 청춘이 불구덩이처럼 힘겹지 않았다면 우리들의 밥상은 한갓 놀이에 지나지 않았으리라. 시인은 밥상을 다 채우지 못하고 그 작은 밥상에서 시를 썼었다. 고픈 배를 찻잔으로 대신하면서 말이다. 결핍을 경험하지 못한 채움에는 기쁨이 없겠지. 마지막은 ‘작가의 밥상’이 될 것이다. 내가 그들을 내 시골집으로 초대했으니까.
--- p.30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b>우리에겐 소박한 밥상이 필요하다</b></br></br>첫 순을 따버려야 잘 자라는 호박처럼 우리에겐 고통, 역경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누누이 써왔다고 작가는 말한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우리를 성숙하게는 하겠지만, 행복하게도 사랑하게도 할 수 있을까? </br>고통과 역경을 지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소박한 밥상이 아닐는지. 배가 끊긴 거문도에서 먹었던 바다가 와락 밀려드는 거 같았던 해초비빔밥과 지리산에서 먹었던 식물성 그 자체였던 호박찜과 호박국, 깻잎을 넣은 밥과 늙은오이무침, 지리산 해발 750미터에 있는 심원마을에서 맛보았던 산나물 밥상과 능이석이밥, 그리고 밥상에 앉아 먹는 차게 만 소면은 작가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br>시인이 들려주는, 한 사람은 돈을 받으라고 하고 한 사람은 돈을 안 받겠다며 전주 시내에서 추격전을 벌이던 ‘장뻘’ 식당 주인아주머니와의 이야기와 2012년 선거에서 진 다음 날 경남의 한 고등학교로 강연을 가야만 했던 그리고 결국 어린 학생들 앞에서 두 번이나 엉엉 울었다는 시인의 이야기는 작가의 무엇을 건드렸을까? </br>그건 참선과 기도와 성토를 지나 찾아오는 행복과 같은 성질의 소박한 행복이었을 것이다. 사랑하지 못해서 오는 후회가 아니라 더 사랑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행복한 서글픔이었을 것이다. 평생 더는 없을, 누구보다 배부르게 보냈을 작가의 이 1년을 따라 걷다 지쳐 무심코 밥상 앞에 앉았을 때 우리는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br>좋은 것이 있으면 나눈다는 것, 이 거대한 도시에서 누군가를 눈물 나게 하는 건 결국 소박함이라는 것, 결핍을 경험하지 못한 채움에는 기쁨이 없다는 것, 자기 것을 자기 것이라고 하고 남의 것을 남의 것이라고 할 줄 아는 용기가 세상엔 별로 없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밥 먹는 게 참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무엇보다, 인생에서 가장 첫 번째에 꼽아야 하는 게 사람이라는 것도.</br></br><b>버려도 되고, 비워도 되고, 먹지 않아도 된다</b></br></br>“차비가 없어도 못 오고, 시간이 없어도 못 오지. 미워하는 사람이 있어서 못 오고, 버리지 못할 게 있어서 못 오지. 우린 그걸 다 넘어서서 여기 온 사람들이야.” _본문 중에서</br></br>“나는 지리산에 갈 때마다 삶이 단순할수록 얼마나 풍요로운가를 절감한다. 그리고 똑같은 양으로 내가 얼마나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인가도 말이다.” _본문 중에서</br></br>따뜻하게 잘 지어진 밥과 푸짐히 차린 음식들 밑에는 우리의 영혼이 진짜 보아야 하는 것들이 놓여 있다. 그건 바로 시인과 최도사의 삶, 즉 지리산에서의 삶이다. 딱 관값 200만 원만 남기고 다른 모든 걸 기부하는 시인과 계절별로 두어 벌의 옷만 소유한 채 식은 밥에 장아찌 하나로 며칠을 견디는 최도사를 보며 “서울에서의 내 삶은 배가 고프기도 전에 무언가를 먹는 삶이었다”고 “이 나이에 이르러 이제 나는 안다. </br>삶은 실은 많은 허접한 것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내 남은 생에 소망이 있다면 그중 무엇이 허접하지 않은지 식별할 눈을 얻는 것인데, 여기 새벽강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나는 그중 몇 개를 건져 올리는 기분이었다. 그것들은 살아 푸르른 숭어 같았다” 하고 말하는 작가의 고백 앞에서 우리는 깨닫게 된다. </br>지금껏 배가 고파서 먹은 게 아니라, 배가 고파지는 걸 두려워해서 먹고 있었다는 걸. 돈이 있고, 시간이 있더라도, 누군가를 미워하고, 가진 걸 버리지 못하면, 지리산이 차린 밥상 앞에는 도저히 앉을 수 없다는 걸. </br></br></br>“지난여름이 용광로처럼 뜨겁지 않았다면 오늘 부는 이 가을바람이 그리 고맙지 않았으리라. 우리들의 청춘이 불구덩이처럼 힘겹지 않았다면 우리들의 밥상은 한갓 놀이에 지나지 않았으리라.” _본문 중에서</br></br>힘든 시절, 고통으로 엉겨 붙어 뭉클거리는 시간을 보내며 우리가 해야 하는 건 두려워하는 것도, 불안해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걱정해야 할 건 자신의 미래나 떨어진 쌀이나 낡고 불편한 것들이 아니다. </br>고작해야 내일의 날씨다. 우리가 청춘이란 이름으로 해야 하는 건 코앞에서 아른거리는 봄을 느끼며 밥상을 붙잡고 앉아 흔들리더라도 나아가는 것이다. 채우지 못한 그 작은 밥상을 붙잡고 자신을 위한 무언가를 쓰는 것이다. 원한다면 더 많이 버려도 되고, 비워도 되고, 먹지 않아도 된다. 다르게 욕망하면 될 일이다. ‘시인’처럼이 아닌, ‘시인의 밥상’처럼.</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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